자율관리어업 선택이 아닌 필수
자율관리어업 선택이 아닌 필수
  • 현대해양
  • 승인 2010.06.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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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율관리어업전국지도자협의회 최동희 회장



“국내 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율관리어업 정착이 필수조건입니다. 이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업이 아니라, 안하면 수산업이 공멸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위기감을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 최동희 회장

 제13회 바다의 날 기념 은탑훈장을 받은 (사)자율관리어업전국지도자협의회 최동희(59)회장은 자율관리어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중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자율관리어업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국산 수산물을 맛 볼 수 있는 기회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제철 생선이라는 단어는 고전 속에서나 나오는 말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국내 수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자율관리어업 정착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이에 대한 어업인의 인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자율관리어업 상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일본은 1983년부터 자율관리 어업을 시작해 현재 28년째에 접어든 반면, 자율관리어업 정착 단계에 들어선 우리는 2001년에 63개 공동체로 출발하여 2003년 1회 자율관리어업전국대회를 개최, 현재 8년 정도 지난 걸음마 단계”라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 어업인들의 자율관리어업에 대한 의식수준은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꾀하려는 의지와 자율관리어업활동 참여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소개한다.

 한편 일부에서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면 공동체가 와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과 관련, 최 회장은 “이러한 우려는 ‘기우(杞憂)’로 간주하고 앞으로도 정부와의 더욱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공동체가 더 많아지도록 할 것”이며 “정부의 지원을 밑바탕으로 내실을 키워나간다면 틀림없이 우리 수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자율관리 일본은 28년 역사 우리는 8년
 최 회장은 일본의 사례에서 자율관리 어업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자신의 고향인 소연평 어촌계부터 자율관리어업을 시작했다. 우선 359명의 어촌계원을 설득해 연평자율관리어업공동체(복합어업)를 구성하고 자율관리어업 규약에서 정한 어획시기, 경영개선, 어업질서 유지 등을 준수하는데 온힘을 쏟았다.

 처음에는 ‘나만 지킨다고 무슨 소용이 있느냐’, 또 ‘내가 안 잡는다고 다른 사람이 잡으면 나만 손해 보는 것 아니냐’며 반대하는 어업인이 대다수여서 자율관리어업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설득과 탁월한 지도력으로 공동체 회원을 결집시킨 결과 지난 2002~2004 정부의 공동체 활동실적 평가에서 우수공동체로 선정, 인센티브로 육성사업비 3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지원금으로 굴 양식장(10ha)을 개발한 결과 자율관리어업 참여이전 가구당 2,600만원 이었던 소득이 지난 2009년에는 5,500만원으로 크게 향상되어 어촌계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일어났다고 한다.

 특히 2006~2007년도에는 굴양식에 어장휴식년제를 실시해 2005년 455톤(6억8,200만원)이던 굴 생산량이 2008년에는 518톤(9억2,500만원)으로 11% 증가하는 등 소득증대로 연계되는 상황을 직접 체험한 어업인들은 이젠 스스로 휴식년제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인다.

 최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연평어장 수산자원 증강을 위해 꽃게 575만 마리, 넙치 90만 마리를 방류했다. 또 연평어장의 꽃게자원은 감소하고 있는데 어구는 너무 많아 자원감소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판단해 닻자망 조업 어업인을 설득하여 1인당 어구수를 20틀에서 15틀로 조정하자고 제의했다. 아울러 서해특정해역에서 조업하고 있는 꽃게잡이 어선들의 ‘꽃게 TAC 제도’ 도입을 위해 어업인들을 설득하여 빠른 시간에 제도를 정착시켰나갔다.

 그는 “자율관리어업은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니라 어촌계 속에서 할 수 있는 조그만 생활실천 운동”이라고 밝힌다. 이는 바다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율관리어업 정착의 첫 번째 단계라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바다쓰레기수거를 통한 해양오염 방지 그리고 수산업법 준수 등 아주 사소한 것부터 자연스럽게 지켜질 때 자율관리어업은 비로서 빛을 발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그의 정열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반신반의 하던 어촌계원들의 의식을 바뀌었고 이젠 그가 말하지 않아도 이들이 먼저 법을 준수하고 자원을 회복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연평어장 자원회복 소득으로 연계
 연평도는 예로부터 그물을 사용한 어업이 성행해 왔으나, 육지와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어업인들이 폐그물 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었다. 이런 이유로 바다에 몰래 폐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고, 이는 자원 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 회장은 우선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2005년 정부에 건의하여 18억원을 지원받아 폐어구 소각장 시설을 유치, 어장에 버려진 폐그물뿐만 아니라 해안가 쓰레기 등을 적극적으로 수거토록 어업인을 지도하여 관광객에게 연평도 바다가 깨끗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다시 찾아오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편 연평지역은 접적지역의 특수성으로 어업활동에 많은 제한과 통제를 받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군부대에 어업인의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어업인에게는 군부대의 입장을 설명하여 갈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 왔다.

 또 연평어장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의 안전조업을 위해 출항 전 안전점검을 몸소 실천하고 어업인들과 서로 협력하여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해 왔으며, 지역 수산업계간 화합과 단결을 통해 갈등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아울러 어촌의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으며, 지역현안사항을 발굴하여 상부에 건의하는 등 도서지역 어업인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데 앞장서왔다.

 자율관리어업 전도사로 전국조직 결성
 최 회장은 자신이 직접 자율관리어업지도자 협의회 전국 조직을 만드는데 발 벗고 나섰다. 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실질적인 결과물을 바탕으로 이것을 다른 지역으로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전국 단체를 조직했다고 밝힌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11월 자율관리어업 전국지도자 협의회장으로 선출되고 2009년 1월부터 협의회장을 맡아 탁월한 지도력과 친화력을 발휘해 자율관리어업 참여 계도, 어업인 의식개혁 교육 독려, 성공사례 경진대회 적극 참여 유도, 지역별 광역워크숍 개최, 우수사례 발굴, 어업간·업종간 분쟁 자율조정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또 자율관리어업전국지도자 협의회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친화력을 발휘, 어업인을 적극 설득하여 전국 어촌계의 38%인 758개소(5만6,000명)가 자율관리어업에 참여토록 하였고 자율관리어업의 적극적인 추진 독려로 참여공동체의 소득이 매년 3~8% 증가하는 등 어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다.

 또 올 5월에는 임의단체인 자율관리어업 전국지도자협의회를 사단법인으로 격상시켜 어업인 결속력과 지도자의 단결력을 강화하는 등 자율관리어업 발전에 큰 힘을 보탰다. 이러한 최 회장의 노력으로 지금은 어업인 스스로 수산자원을 조성·관리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불법어업에 능동적으로 대처 하는 등 어촌사회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으며, 자율관리어업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자원이 회복되고 참여공동체 소득이 매년 3~8% 증가하는 등 소득이 증가하는 공동체가 속속 가시화 되어가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일부에서는 수산업이 사양산업 이라고 치부하지만 최 회장은 수산업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산업의 미래는 달라 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율관리어업을 정착시키고 발전시키고자 했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31일 바다의 날에 최 회장은 은탑훈장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훈장 받을만한 일을 열심히 한 것 같지 않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자율관리어업협의회 모든 회원들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이번 포상은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그간 자율관리어업활동을 같이 해온 전국 지도자와 회원들 모두가 받는 상”이라고 강조한다. 또 이번 상은 그동안 잘했다고 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열심히 하라고 독려해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자율관리어업공동체의 위상을 더욱 높이 떨치도록 노력하겠다고 재삼 강조한다.

 “자율관리어업지도자 협의회는 13개 지역협의회 811개 지도자와 회원 5만9,000여명이 동참하는 단체로서 전국대회나 지역 워크숍을 더욱 내실 있는 대회로 이끌기 위해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해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개선해 갈 것”이라고 말하는 최 회장은 “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우리 국민들이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바다사랑캠페인과 바다가꾸기 행사 등을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펼침으로써 우리 후손들에게 풍요로운 바다를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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