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원양산업 재도약의 해로 삼아 진취적인 자세로 노력해나갈 것”
“2016년을 원양산업 재도약의 해로 삼아 진취적인 자세로 노력해나갈 것”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4.01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경남 원양산업협회 회장>
‘지속 가능한 책임어업’ 위해 정부 지원 필요


▲ 장경남 원양산업협회 회장. ⓒ박종면
지난달 한국원양산업협회 제5대 회장에 장경남 회장이 취임했다. 장 회장은 지난 2008년 회원사 만장일치로 원양산업협회 초대 회장에 추대된 이후 줄곧 원양산업협회를 지켜오고 있다. 원양산업협회 전신인 원양어업협회 시절인 2003년부터 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니 그는 곧 협회의 역사이자 한국원양산업계의 산증인인 셈이다.

원양산업협회는 ‘원양산업발전법’의 제정과 시행에 따라 지난 2008년 사단법인 한국원양어업협회가 지금의 특수법인 한국원양산업협회(KOFA)로 발족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원양업계는 단순히 잡는 데 그쳤던 원양어업의 개념에서 벗어나 양식업을 포함한 원양어업과 관련된 전후방 사업을 모두 아우르며 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에 따라주지 못했다. 갈수록 연안국들의 자원자국화 정책이 심해지고 조업 경쟁국들과의 치열한 경쟁과 견제에 맞서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국적선사의 어업형태를 문제 삼아 우리나라를 예비 불법(IUU) 어업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국가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 즉 조업감시센터(FMC) 설치, 처벌이 강화된 원양산업발전법 개정 등으로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IUU어업국 해제 과정에서 경쟁력이 약한 중소업체가 도산하거나 눈물의 감척을 감행해야 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공여국(供與國)으로 탈바꿈한 세계 유례없는 국가다. 그 역사의 초석이 된 것이 원양어업이다. 지난 1957년 참치연승선 ‘지남호’의 시험조업 이후 60년의 역사를 맞이하고 있는 원양어업. 1958년 우리 원양어선원들은 파도와 사투 끝에 남태평양 사모아 인근에서 잡은 참치를 팔아 달러를 벌어들였다. 최초의 외화획득이었던 것이다. 한국전쟁 후 배고픔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최대 과제였던 대한민국 최대 수출 품목이 바로 원양어선원들이 목숨 걸고 잡아 올린 참치였던 것이다.

그런 원양어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처해있는 한국원양어업의 재도약을 위해 원양산업협회가 나섰다. 원양어업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민·관·연 관계기관을 모두 아우르는 1박 2일 워크숍이 열린 지난달 4일 장경남 원양산업협회장을 천안 수협연수원에서 만났다.



원양산업 워크숍에서 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어떤 취지인가?

예비 불법(IUU)어업국 해제 과정에서 EU측의 요구 등으로 불법어업 12가지 종류에 대한 정부 규제가 대폭 강화돼 벌금이 종전 500만원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에서 지금은 최저 5억원 이상으로 급등하는 등 원양어업을 둘러싼 규제는 한층 강화되고 조업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업계 종사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은 국제 기준에 맞춰 준법 조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들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그 누구도 이를 어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어획량 보고, 전재 보고 등등 경미한 사안들까지 강한 처벌 법규에 얽매여 돌이킬 수 없는 과한 처벌을 받게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정부가 잘 파악해 각종 규제 개선 등 사기 진작책을 강구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이었는데 원양산업계가 워낙 어려우니까, 정부 도움 없이 안 되니까 그럴수밖에 없었습니다.

▲ 장경남 회장은 원양어업협회 시절인 2003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으니 그는 곧 협회의 역사이자 한국원양산업계의 산증인인 셈이다. 사진은 원양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 ⓒ박종면

원양산업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데…

우리 원양산업은 참치 약 30만톤과 명태, 오징어, 꽁치 등 대다수 국민들이 즐겨 먹는 대중성 어종들을 주로 어획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어류 및 연체류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 원양산업은 이처럼 공익적 기능이 큰 만큼 단순히 경제 논리만으로 접근치 말고 국가적 차원에서 20년, 30년 뒤를 내다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원양산업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 마련에 힘써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올해 업계 전망은 어떤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해 경제 성장율이 2.4〜2.7%로 지난해 예상치 2.7%에도 못 미칠 전망이고, 세계경제도 2017년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보여 어려운 출발을 했습니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침체 여파로 해운업계 불황과 조선업 위기 등 우리 주변 경제 상황이 위기 국면을 맞고 있고 우리 원양업계도 마찬가지로 어렵지만 그나마 최근 사상 유례가 없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양어업 특성상 절대경비 50% 이상인 유류비 절감 부분이 손익에 반영돼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선원 혼승 비율을 노사 합의로 업종별 실정에 맞게 현실화 했습니다. 비록 기관사에 국한된 것이지만 외국인 해기사 승선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내 원양산업 재도약을 위한 출발을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도 FMC(조업감시센터) 운영 개선, ‘원양산업발전법’ 개정 등 원양어업 재도약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또 해양수산부에서 처음으로 장·차관 모두 참석하는, 민·관·연을 모두 아우르는 1박 2일간의 원양산업 워크숍을 개최하고 여기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실천하겠다고 하니 해외 여건은 어렵지만 희망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참치데이(3월 7일) 홍보 모습. ⓒ박종면

IUU어업 규제 강화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최근 들어 연안국들의 자원자국화 정책이 갈수록 심해지고 조업 경쟁국인 중국, 일본, 대만, EU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겪으면서 남태평양 참치선망 조업수역의 경우 입어료가 최근 수 년 사이 척당 1,000 달러대에서 1만 달러로 급증하기까지 했으며 태평양뿐만 아니라 대서양, 인도양 진출 어선들의 경영 여건도 날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EU의 IUU어업국 예비지정 해제 과정에서 아프리카 주변 어장과 인도네시아 어장 조업선 등 70여척이 감선됐는데 이로 인한 연간 7만톤에 이르는 생산 감소는 물론 많은 회사가 도산 또는 정리됐습니다.

이러다보니 원양산업인들의 사기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경영 악화로 노후어선 대체를 위한 신조선 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반면 중국, 일본, 대만 등 조업 경쟁국들은 대규모 원조로 자국 원양선단을 지원하고 있어 우리나라 원양어선들은 계속 경쟁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참치선망 주력선들이 어렵게 버티는 상황에서 참치연승은 물론 꽁치봉수망, 오징어채낚기 어선들은 어장 축소와 선박 노후화로 인한 비용부담 증가로 채산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에 출어 중인 트롤 조업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지속 가능한 책임어업을 요구하지 않나?

우리가 준법조업을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 세계 각국 다 정부가 도와주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와 경쟁하는 원양조업국이 어디냐 하면 일본, 중국, 대만 같은 나라입니다. 바로 이웃나라와 경쟁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저 나라들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니까 입어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원조를 많이 하면 그만큼 입어료가 내려갈 것이고, 쿼터를 줄 때도 더 많이 주죠. 그래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얘긴데 우리 정부가 도와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은 룰을 잘 지키고 있는데 OFCF라는 해외어업협력재단이 기부도 많이 하고 학교, 병원 ODA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원양어업 자체가 거의 국가가 하는 거고 대만도 반(半) 정부단체가 합니다. 민간이 하고 있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죠.

중국은 후발주자입니다. 원래 일본, 한국이 제일 앞선 나란데 일본은 그대로 쭉 가고 중국이 한국 자리에 파고 들어오는 게 문제입니다. 우리가 (수산자원을) 지키려고 물러난 자리에 중국이 들어온 겁니다. 그걸 제재하라고 하면 중국하고 분쟁만 생기니 우리가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어장이 없다 없다 하는데 어장이 좁아진 건 틀림이 없지만 조업질서를 잘 지키면서 어장을 가진 자원국에 ODA사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 장경남 회장은 올 한해를 원양산업 발전을 위한 재도약의 해로 삼아 진취적인 자세로 노력해나갈 뜻을 밝혔다. ⓒ박종면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구책도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

거듭 말씀드리지만 냉엄한 국제 어업질서 속에서 우리나라 원양산업이 도태되지 않고 주변 조업 경쟁국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전향적이고 획기적인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물론 우리 업계도 원양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업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2005년부터 최근 10년간 정부의 융자 지원과 자부담으로 4억 달러 상당의 최첨단 참치선망선 15척을 건조해 출항시켰습니다. 이는 어선 건조비와 생산성을 놓고 볼 때 과거 참치연승어선 90척에 버금가는 선단 규모입니다.

또 우리 원양산업 노사는 지난해 어렵사리 외국인선원(부원) 혼승 비율을 16년 만에 각 업종별로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외국인 해기사(기관사 1명) 승선 허용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전격 합의한 바 있습니다. 정부가 모처럼 이뤄진 이러한 노사 합의정신을 잘 살려 금년도에는 그 후속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 주기를 바랍니다.

협회 직원들에게도 임직원들이 업계와 합심해서 국제협력 및 입어협상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선원 대책 및 대정부 협력, 그리고 대국민 홍보를 통한 원양산업 위상 강화를 위해 한층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원양산업협회는 올 한해를 원양산업 발전을 위한 재도약의 해로 삼아 전 임직원이 진취적인 자세로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