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량진수산시장 입주 거부에 원칙대로 하겠다”
“새 노량진수산시장 입주 거부에 원칙대로 하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3.31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1주년 맞은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잔여부지 개발 수익금 ‘어업인 지원 재원’으로 활용



▲ 수협중앙회 김임권 회장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았다. 지난해 3월 25일 취임한 김임권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정부와 국회 등 각계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를 보여 왔다. 8년간 제22~23대 회장을 지냈던 전임 회장을 뛰어넘고자 하는 의욕도 강했다.

하지만 첫 사업으로 심혈을 기울였던 노량진수산시장 부지 복합리조트 개발, 수협법 개정 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복합리조트 개발은 정치논리에 휘둘려 고배를 마셔야 했고, 수협법 개정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관련 예산은 확보가 됐는데 법 개정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소속 위원(의원)들은 차기 총선 공천에 탈락하거나 선거 정국에 깊게 들어가 있다.

김 회장은 1년 전 취임사에서 “강한 수협을 만들어 어촌과 수산업을 되살리겠다”는 포부와 함께 “어업인의 대표로서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천명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지만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에 공감하고 중앙회와 조합 임직원들이 함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최대 성과”라고 자평했다.

지난달 1주년을 앞두고 지도경제 대표이사 등 임원 개편으로 새 진영을 갖춘 김임권 호가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수협법 개정을 통한 수협 사업구조 개편, 노량진수산시장 이전 및 잔여부지 개발, 한중 FTA 극복과 중국시장 시장 공략, 수산자원의 효율적 활용, 한수총 활성화 등 수산계 현안을 어떻게 헤치고 나갈 것인지 그간의 소회와 함께 들어보았다.



취임 1년이 됐지만 가시적 성과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노량진수산시장 부지 복합리조트 개발도 그렇고 수협법 개정 문제도 그렇고 가시적 성과는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무엇보다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앞세워 취임한 후 중앙회도 일선 조합들도 경영이 크게 개선되고 수익성이 향상되는 성과가 있었음을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중앙회가 작년 688억원 흑자를 시현했고 회원조합은 917억원의 흑자를 냈습니다. 이는 우리 조직이, 임직원들이 내가 생각하는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위해 같은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성과입니다.

회장으로서 내가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일을 하러 온 사람인지에 대해 중앙회 임직원들, 회원조합들이 공감하고 함께 노력해준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복합리조트 개발, 수협법 개정 문제 등에 아쉬움이 많을 텐데…

취임 직후부터 수협 사업구조개편 작업에 전력을 기울였고, 또 복합리조트 개발이 우리 수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혼신을 다했지만 탈락해서 아쉽게 느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업구조 개편은 사활을 걸고 온 힘을 다해서 힘겹게 틀을 다잡아 왔던 만큼 수협법 개정안만 통과되면 1년 동안 해야 할 일은 한 거구나 생각했었는데 허탈한 마음도 없지 않고 수협중앙회장으로서 주어진 임기 4년 중 1년이 이렇게 흘러가는 것에 안타까운 기분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고기떼를 놓쳤다면 다시 그물을 던지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채찍질로 받아들여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 김임권 회장은 노량진수산시장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어업인 지원 재원으로 활용해서 수협이 협동조합 정체성을 되찾고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박종면

수협법 개정이 안 된 상태에서 20대 총선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수협법 개정 필요성과 시급성에 공감은 하면서도 정당간 의견대립 속에 상임위조차 한번 열지 못 한 채 이렇게 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한 심정입니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 야당 간사가 공천에서 배제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4월 임시국회에서 수협법이 반드시 개정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수협은 어민들이 기댈 최후의 보루와 같은 곳이라서 사업구조개편 문제는 어촌, 수산계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전달하고 국회와 국민에게 신속한 처리를 호소하며 19대 국회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 수협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축 노량진수산시장 입주를 거부하는 상인들이 있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지난 2005년부터 현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인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해서 진행했고, 설계 과정에서 부터 완공 후 임대료 결정에 이르기까지 수십 차례 협의하고 최종적으로 합의해서 상호 간에 공식적인 문서로 약속한 기록들도 다 남아 있기 때문에 저쪽은 명분이 전혀 없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어업인들이 출자해 만든 협동자조직인 수협이 운영하는 공영도매시설로, 어업인들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기능과 역할을 가진 곳이고, 사회적 약자인 어업인들의 것입니다.

상식을 벗어나 명분 없이 입주를 거부하고 비현실적 사항을 요구하는 이전 반대 상인에 대해서 수협은 원칙에 따라 대응하며 새 시장을 활성화해 나갈 것입니다.

노량진수산시장 잔여부지는 어떻게 개발할 계획인가?

지난해 복합리조트 공모에 탈락하기는 했지만, 노량진 부지가 가진 잠재력과 가능성을 널리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었고 나름의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수협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 도심 안에 바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수도 서울의 중심부이며 교통요지이자 한강변에 입지한 노량진이라는 공간의 장점을 십분 살려 해양수산문화와 수산업이 어우러지는 복합시설로 개발하고자 합니다.

개발 방향은 노량진수산시장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 수 있도록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우리가 안고 있는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또 어업인 지원에 쓰일 재원으로 활용해서 수협이 협동조합 정체성을 되찾고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기치로 내걸었던 김인권 회장은 "어업인의 대표로서 강한 수협을 만들어 어촌과 수산업을 되살리겠다"는 포부를 이어가고 있다. ⓒ박종면

대(對) 중국 수출확대 전략은?

부산에서 대통령을 뵙고 대중국 수출 확대 방안에 대해 말씀 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해삼커피, 해삼김치, 해삼팩(마스크팩)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보고 드렸고, 제품개발 후 마케팅이 중요하므로 다양한 판매촉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으려고 생산한 것들을 그대로 가져다 해외에 팔려고 했지만 이제는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 만드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반면 시장에 적합한 수산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 발굴에 주력하고 동시에 무엇을 개발해서 수출해야 할지를 구상하기 위한 전담팀도 만들었습니다.

2014년 6월에 상해대표처, 2015년 7월에 청도대표처 등 두 곳의 수출지원센터를 개설해 운영하는 중이며, 이들 대표처는 중국 내 수출기반조성을 위한 조사업무와 인큐베이팅 등 수출지원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4월 중국 위해시에 회원조합과 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수산물을 직접 현지로 수입해 유통 영업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현지법인이 세워질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중국 3대 쇼핑몰인 VIP닷컴과 MOU를 맺고 중국인들이 한국 수산물을 직구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만들었고 중일한중소기업촉진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해서 현지 기업과의 폭넓게 교류할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유통망은 우리가 계속 찾아내서 확립해 나가고 있고, 이제는 팔 것을 만들어 가야 하는 과제에 주력하려고 하며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어떤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낼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100여 종 이상의 김치가 있지만 해삼으로도 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문데, 해삼 안에 김치를 넣어 숙성하면 식감이나 풍미가 아주 좋은 음식이 됩니다. 이처럼 중국인이 선호하는 성분들을 첨가해 건조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를 업계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종면

한수총(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수총은 그동안 어업인을 포함해 수산산업계 전반에 걸친 현안 사항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FTA에 따른 무역이득공유제 문제와 김영란법 문제 등에서 수산산업인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올해도 수협법 개정 촉구 서명운동을 추진하는 등 수산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역할과 위상을 확립해 나가고 있으며, 어업인의 날(4월 1일)을 수산인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치르게 된 것은 그와 같은 성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수총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회장과 사무총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협회 업무에만 집중하게 하는 방안을 포함해 총선 이후 대선에 대비해 어촌수산발전 정책과 이슈를 발굴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예정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