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식품산업을 수산업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수산식품산업을 수산업의 미래성장동력으로
  •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 승인 2016.03.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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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전 세계 식품시장의 규모가 첨단산업인 반도체시장의 규모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영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5조 3,652억 달러로 반도체 시장 3,325억 달러의 16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식품산업이 세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식품으로서 ‘수산물’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1970년대 11kg에서 2012년 9kg으로 줄었다.

반면 수산물의 소비량은 1970년대 11kg에서 2012년 19kg으로 증가했으며, 건강·웰빙식품이라는 인식과 함께 그 수요는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FAO는 전 세계 수산물 교역량이 2009~2011년 평균인 7,039만톤에서 2021년 8,937만톤으로 2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의 수산물 소비증가를 지목했다. 중국의 연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8년에 11kg에서 2011년 33.5kg으로 증가했다. 중국인구가 13억 8,000만명이니 연간 1kg만 더 먹어도 무려 138만톤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는 연간 어획량 106만톤 보다 더 많은 수치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우리나라 수산업 도약의 기회인 것이다.

특히, 해외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수산물을 가공하여 수출할 경우 원물 수산물에 비해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밥반찬으로만 생각했던 김과 어묵은 발상의 전환으로 ‘김스낵’과 ‘어묵 고로케’로 재탄생해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수산식품산업이 수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수산식품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노르웨이의 마린하베스트(연매출 3조원), 수산물을 원료로 한 기능성 식품 및 의약품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일본의 닛스이(연매출 6조원), 참치가공을 주 종목으로 하여 다양한 수산식품을 유럽 및 미국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는 태국의 타이유니온(연매출 3조 5,000억원) 등이 훌륭한 해외 성공사례이다.

해양수산부도 한국형 마린하베스트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수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고 수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수산식품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수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우수한 수산가공기술을 활용해 수출 대상국의 수요 트렌드를 상품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해외시장의 바이어·소비자가 선호하는 수출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상품개발부터 해외시장 진출까지 단계적으로 수출을 지원하는 수출유망상품화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올해는 수출업체 주도로 중국과 이슬람 등 전략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현지 홍보·마케팅 지원도 강화한다.

수산식품산업기술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해마, 우뭇가사리, 톱니모자반 등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전통수산식품의 고품질화를 통해 중화권을 겨냥한 수출 유망상품 개발도 추진 중에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수산식품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일지 모르지만 수산식품산업 육성에 가장 기초가 되고 필수적인 원료인 수산물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산 및 보급의 측면에서는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매우 높다.

넙치, 전복, 김 등의 양식 기술은 세계 1위 수준이며, 양식생산량도 세계 7위다. 우리바다의 해양생물다양성도 세계 1위로 수산식품산업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산가공산업 육성은 이러한 우리나라의 신선하고 건강한 수산물을 바탕으로 수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고 수산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제 막 방류되는 작은 물고기에 불과한 우리나라 수산식품산업이 창조경제의 물결을 타고 블루오션(Blue Ocean)인 세계 식품산업 시장에서 대어(大魚)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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