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근, <세상 속으로 걸어가는 너의 어깨너머로> 발간
강대근, <세상 속으로 걸어가는 너의 어깨너머로> 발간
  • 백영대 기자
  • 승인 2016.03.18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청년해외봉사단의 선구자, 영원한 청년 강대근의 회고록

‘파견 인원 수 세계 2위’대한민국 해외봉사단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도서출판 오즈원(대표 강승모)은 조국순례대행진, 한국해외봉사단 등 국내 온건한 청년운동을 디자인한 故 강대근 선생(前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장)의 이야기를 엮은 회고록 <세상 속으로 걸어가는 너의 어깨너머로>을 출간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의 주요 사업이자 청년 해외 진출 촉매 사업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한국해외봉사단(일명 ‘월드프렌즈코리아’)은 초창기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한국청년해외봉사단’의 이름으로 시작됐다. 이 책은 청년해외봉사단의 준비과정과 최초 태동기, 유네스코로부터 코이카로 이관 과정을 대담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2009년 강대근 선생의 작고 전 해외봉사단의 발전방향 등에 대해 남긴 인터뷰 등을 편집해 향후 대한민국 해외봉사단의 비전과 그가 제시하는 발전방향 등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해외봉사단은 원래 청년운동의 하나로 시작됐다. 지원자격도 청년에 한해 주어졌으며, 아직 대한민국의 경제가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기 전인 1980년대 후반, 이미 선진국으로서 후발 국가들의 패권과 영향력을 미치는 간접 수단으로 해외봉사단 사업을 하고 있던 미국(예: 평화봉사단 Peace Corps) ▪일본(예: 일본해외협력대 JOCV) 과는 달리, 같은 개발도상국 청년끼리 상호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함께 생존하는 법을 배우는 목적으로 해외봉사단을 기획했다.   

이 책은 지난해 3월 18일 故 강대근 선생의 5주기 추도식 및 유고집 <청년을 말하다> 출판기념회를 기획 시점으로 삼은 것을 도입부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 강대근 선생이 해외봉사단을 만들기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삶의 여러 모습을 찾아 이야기를 듣는 전반부와 해외봉사단 창단을 준비하고 기획한 역사를 조명하는 후반부로 구성돼 있다. 책의 결말 부분은 지난 2009년 한국해외봉사단 사업 20주년에 고인이 남긴 봉사단원 파견 전 교육 강의현장과 인터뷰 영상기록을 산문으로 재구성했다.    

책의 전반부에는 故 강대근 선생과 가장 가까운 장남 강일호 씨와 인생의 제자, ‘소리꾼’으로 유명한 국악인 김용우 씨가 기획자 일행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고인을 회상하는 장면, 고인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한국유네스코 학생협회(KUSA)의 절친한 후배 유수창 선생(現 잠신고 교사)의 기억, 고인이 평생 몸담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부하직원이자 동료였던 박정섭 선생(現 유네스코 본부장)의 기억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  

이어지는 책 후반부에는 본격적으로 故 강대근 선생이 한국해외봉사단을 디자인한 과정들, 그가 유네스코에 남으며 봉사단 사업이 코이카로 넘어간 후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초창기부터 고인을 도와 팀원으로 함께 사업 준비에 헌신했던 이태주 선생(現 한성대 문화인류학부 교수, ODA Watch/ReDI 대표)과 김병관 선생(現 코이카 인도네시아 사무소장)의 증언을 통해 그 당시 상황을 상세히 조명했으며, 그 후 봉사단원들이 다녀와서 들려주는 이야기, 봉사단 교육훈련 과정 등을 통해 핵심적인 부분들이 어떻게 지켜지고 계승되었는지도 귀국 봉사단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제작비 전부가 故 강대근 선생의 뜻을 기리는 이들의 성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작년 5월부터 한 달여간 소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www.tumblbug.com/volunteerkang)’을 통해 모금된 금액에 제작진들이 십시일반 제작비와 재능을 기부해 출판까지 이르게 되었다. 동 제작 과정에 참여한 후원자와 관계자들은 오는 3월 18일 19시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12층 배롱나무카페에 모여 고인의 6주기 및 동 책의 출판기념회를 진행한다.

책 내용에 보면 故 강대근 선생은 혁신적 청년 사상가이자 선 굵은 교육자였지만, 남다른 예술가적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 단조로울 수 있는 산문의 나열을 보완하기 위해 생전 고인이 직접 창작해낸 그림과 글, 그의 활동사진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해외봉사단원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사진 기록들도 함께 한다. 

동 서적의 판매 수익은 해외봉사단이 지원하는 현지 학생들 장학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강대근(1948-2010)

1948년 사천 출생. 진주고, 한국외국어대(영어전공), 서울대 신문대학원(신문학 전공)을 다녔다. 대학시절은 유네스코학생회(KUSA), 영어 연극회, 운동 동아리 활동 등을 주로 했으며 학업 성적도 뛰어났다.

1974년부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일하며 “평생을 청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꿈을 실천했다. 7,80년대 학생운동에 대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대학생의 존재를 알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조국순례대행진>, 일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조선통신사의 길을 따라 일본 내 한국 관련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한일문화비교연구청년캠프>, 국제청년야영(IYC)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늘 청년들과 함께했다.

1990년 <한국청년 해외봉사단>의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환경운동연합, 아름다운 재단, AVAN(Asia Volunteer Action Network) 등의 활동에 참여하였다.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장을 끝으로 40여 년의 유네스코 활동을 정리하고, 인터넷 열린 쉼터 수치산방(守痴山房/ www.emforem.com)을 통해 교육과 청년, 어린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을 쏟다가 2010년 3월 유명을 달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