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산이고 산이 곧 섬인 ‘사량도’
섬이 산이고 산이 곧 섬인 ‘사량도’
  • 양이진 기자
  • 승인 2010.06.07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여행>

 

 

 ‘방구석에만 처박히면 ‘권태’를 잉태하고, 들판을 맴돌면 ‘활력’을 잉태한다’는 말이 있다. 자칫 나른해지기 쉬운 봄날의 끝자락에 권태의 치료제인 변화를 찾아 길을 나선다.
봄꽃이 진자리마다 푸른 잎들이 생명력을 더하고 맑게 게인 하늘에 손님처럼 찾아든 구름조각들이 평화로이 이동하는 양떼무리들의 놀이터와도 같다. 그 하늘에 가까이 가고파 산을 오른다. 섬 속의 산. 한 걸음에 산을 품고, 한 걸음에 섬을 품고, 또 한걸음에 하늘과 바다를 품는 사량도. 그 자연이 그리워 산을 오르는 이들은 또 이곳을 찾고, 바다를 낚는 이들은 다시 이 바다를 찾는 모양이다. 경남 통영의 사량도는 섬이 산을 품고 그 산이 곧 섬이 되어 있었다.   

 


 뱀처럼 생긴 섬
 “사량도예, 산에 갈라고 왔지에~”, “지리산이 좋다카데에~”, “옥녀봉에 가야지요”
 이른 아침, 경남 통영의 가우치선착장에서 사량도로 들어가는 ‘사량호’ 안이 산행과 낚시 도구를 챙겨든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가우치항에서 사량도까지는 배편으로 약 40분 거리. 그 시간이 짧지 않음은 빨리 산을 만나고픈 설레임과 맑은 바다에서 건져 올릴 짜릿한 손맛이 그립기 때문이다.

 행정구역상으로 통영시에 속하는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윗섬과 아랫섬, 수우도 등 3개의 섬이 약 1.5㎞ 거리를 두고 이뤄져 있다.

 사량도(蛇粱島)는 섬이 꼭 긴 뱀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기암괴석으로 덮여 있는 섬 해안이 마치 뱀처럼 생긴데다 실제로도 섬에 뱀이 많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설은 어사 박문수가 고성군 문수암에서 바라보고 두마리의 뱀이 짝짓기 직전의 모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량도하면 단연 산행과 낚시를 꼽을 수 있다. 윗섬에 지리산, 불모산, 고동산을 비롯해 아랫섬의 칠현봉 등은 일년내내 등산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명소 중의 명소다. 뿐만 아니라 낙지, 학꽁치, 볼락, 멸치, 굴, 우렁쉥이 등의 해산물도 풍부해 낚시를 즐기려는 낚시광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산과 한 몸 이룬 섬
 사량도를 작은 섬이라고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육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산세는 그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윗섬의 지리산 종주코스는 일반적으로 돈지리를 기점으로 지리산, 불모산을 거쳐 옥녀봉에서 진촌 금평항이나 대항으로 내려서는 코스로 약 6.5㎞로 4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 싱싱한 산낙지회

 

 

△ 선착장 난전에서 맛본 수산물

 

 

 

 

 

 

 

 지리산은 맑은 날이면 지리산 천황봉이 보인다고 해서 ‘지리망산’이라 불리던 것이 지리산으로 불리게 됐다. 정상 바윗길에서 메주봉을 넘어서 옥녀봉에 이르면 그야말로 암릉산행이다. 능선길은 매년 한 두건씩의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그래서 인지 곳곳에 ‘위험구간’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만 위험한 코스마다 우회로까지 마련해 놓았으니 안심하자.

 윗섬 산행의 매력은 단연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외줄을 타고 가파른 사다리와 철계단을 오르는 험난한 산행이다. 하지만 이를 보상이라도 하듯 능선을 따라 섬섬옥수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이 발 아래로 펼쳐져 명산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으니 한 번 오르면 못 잊어 다시 이곳을 찾게 만드는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낚시, 드라이브, 유람까지 한 번에
 사량도에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바다낚시다.
 1년 내내 도미, 볼락, 광어, 감성돔 등이 끊이지 않는 아랫섬은 7개의 갯바위 낚시포인트가 있어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윗섬에서는 등산뿐만 아니라 선착장에서 위쪽으로 내지마을, 아래쪽으로 돈지마을까지 해안선을 따라가는 일주도로가 개통돼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사량도에 가면 꼭 챙겨야 할 곳이 한 가지 더 있으니 바로 유람선이다. 섬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경이 펼쳐져 있어 코끼리바위, 사랑동굴, 매바위, 유방섬 등 바다에서 바라보는 섬 곳곳의 보물을 찾는 재미도 빠뜨릴 수 없다.

 아울러 고운 모래사장이 펼쳐진 사량도 유일의 대항해수욕장도 여름철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한려수도의 점점이 찍힌 섬들을 발 아래 두고 걷는 섬 속의 산행, 어느 새 섬은 산이 되고 산은 섬이 되어 있다. 

 

사량도 찾아가기
-서울→고성IC→고성읍→가우치선착장→사량도
-서울→사천IC→3번국도→33번국도 고성방향→상족암국립공원→상족암선착장→사량도
-운항시간(약 40분 소요)
사량호 : 사량수협에서 운영하는 사량호는 가오치선착장에서 오전 7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며 여객이나 차량증기 시 부정기선도 수시로 운항한다. 
유람선 : 상족암 유람선과 고성유람선이 있으며 코스별로 1시간30분부터 3시간까지 다양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