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프런티어 ③ 홍영길 영일수산 대표
수산 프런티어 ③ 홍영길 영일수산 대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2.2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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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마른 김 가공 친환경 인증에 품질 인증까지 획득
3대째 김산업 종사…“가업 잇는 게 꿈”


▲ 영일수산 홍영길 대표

정남진(正南津) 전남 장흥군은 무산(無酸)김 양식과 가공으로 유명한 곳이다. 장흥군은 김 양식에서 잡태를 제거하고 김 성장을 돕기 위해 사용하는 산(김 활성처리제)을 쓰지 않는 무산김을 특화시킨 뒤 환경 친화적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장흥군은 청정해역 득량만에서 생산되는 김이 햇빛을 이용해 잡태를 제거하는 전통방식으로 양식되기 때문에 색택이 다소 떨어지지만 햇빛에 강하게 자라 짱짱하고 고소한 맛이 좋다고 홍보한다.

장흥군 무산김 생산업체 중에서도 영일수산은 마른김 최초로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으로부터 친환경 수산물 인증을 받은 곳이다. 지난 2008년 무산김 양식 ‘친환경 수산물 인증’을 획득했고, 2010년에는 수산물 전체로는 제9호, 마른김으로는 제1호인 친환경 수산가공품 인증을 받았다. 다음해에는 ‘수산물 품질 인증’도 획득해 원초뿐만 아니라 가공 김까지 친환경과 품질인증을 모두 획득한 셈이다. 이후 해마다 인증을 이어가고 있다.

영일수산에서 생산, 납품하는 ‘친정김’ 브랜드는 친환경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장흥 무산김은 일반김과의 차별화를 위해 친환경 수산물 인증과 USDA(미국 농무부) 국제유기농 인증, 지리적표시 등록 및 단체표장 등록으로 원초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SDA 국제유기농 인증

장흥 무산김 프로젝트는 장흥군 차원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장흥군은 지난 2008년 김양식 어업인들과 협의를 거쳐 산을 사용하지 않고 양식을 하겠다는 ‘친환경 김양식’을 선포했다.

장흥 무산김은 전남 수산경영부문 대상과 전국 수산물 브랜드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장흥 무산김은 장흥무산김주식회사(대표 김양진)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장흥무산김(주)는 장흥 어업인들이 설립한 법인이다.

영일수산의 김은 국내 유명 김 가공유통회사로 납품되기도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요즘은 장흥무산김(주)에 주로 납품되고 있다. 장흥의 20여 개 김가공공장 중 친환경유기 인증에 USDA 인증까지 받은 곳은 단 2곳. 이 곳에서만 미국 수출용 김이 납품되고 있는데 이 중 한 곳이 영일수산이다.

영일수산의 연간 생산량은 25~30만 속에 매출은 10억원 가량. 홍영길 대표가 2세들과 함께 일궈낸 결과다. 큰아들은 도시에서 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다 홍 대표의 권유로 귀어한 사례. 두 아들 중 큰아들은 양식장과 공장 관리를, 둘째 아들은 인터넷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소년시절부터 부모님을 따라 김 양식장을 드나들었던 홍 대표 이력 또한 특이하다. 그는 중고등학교를 나이 40이 넘어 다녔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을 도우며 김양식일을 배우다 학업의 시기를 놓친 것.

너무 일찍 수산업에 뛰어들었던 때문일까. 그는 무작정 어촌을 떠나 양복 기술을 익혀 손수 양복점을 경영하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양식장으로 돌아오기 까지 걸린 시간은 8년.

“양복일도 재미는 있었는데 김에 미련이 남더라고요. 다시 돌아와 김발을 막으니 양복일보다 낫더라고요.”

▲ 홍영길 대표는 "장흥김이 전국 생산량의 5% 밖에 안 되지만 다른 지역 김 양식어업으로부터 무산김이라는 말을 빼라는 항의를 많이 받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유는 합벅적으로 산을 사용하는 어업인까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기 때문이란다.

수산업 발전 공로로 대통령 표창

홍 대표는 잠깐의 외도를 거친 뒤 30대 초반부터 가공공장에까지 눈을 돌리게 된다. 처음 6년 정도 동업을 하다 자신감을 얻은 뒤 독립을 했다. 그때가 1991년.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김 가공공장을 운영했으니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

홍 대표는 장흥에서 김 양식을 제일 많이 하는 어업인이다. 어촌계 양식장 150ha와 개인 양식장 40ha에서 질 좋은 물김을 채취하고 있다.

홍 대표는 김 세척수 또한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모범적인 예로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무산김과 영일수산이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홍 대표는 예상치 못한 공동의 적이 되고 말았다.

그는 “장흥김이 전국 생산량의 5%밖에 안 되지만 다른 지역 김 양식어업으로부터 무산김이라는 말을 빼라는 항의를 많이 받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유는 합법적으로 산을 사용하는 어업인까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무산김에 대한 신념은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는 산 사용 여부를 떠나 서로의 방식과 노하우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 대표는 지난 2013년 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것을 비롯, 전남도지사, 해수부 장관 등으로부터 각종 상과 표창을 받았다.

아들에 이르기까지 3대째 김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홍대표. 그는 “후진을 양성해 대를 이어 가업에 종사하게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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