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국론통일이 요긴한 때
참으로 국론통일이 요긴한 때
  • 천금성 본지 편집고문/소설가
  • 승인 2010.06.07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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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일수록 한마음으로 

▲ 천금성 본지 편집고문/소설가
국가가 비상사태에 처하면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정치권은 정쟁(政爭)을 중단하고 국민은 처신을 경건히 하면서 국론통일을 도모하는 게 도리다. 특히 60개성상(星霜), 한국 해군사(海軍史)를 통틀어 듣도 보도 못한 희대의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하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렇지 못 했다. 함체를 아직 인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시중에서는 벌써 온갖 루머가 난무하기 시작하였고, 심지어 책임 있는 몇몇 인사들은 미리부터 준비한 듯한 자신들만의 해괴한 추측성 발언을 일삼으며 이를 공론화(公論化)하려고 안달을 냈다.

 침몰의 확실한 원인을 밝혀내려면 우선 함체부터 인양한 다음, 타격을 입은 손상부(損傷部)나 수거한 공격 무기의 분석 등을 통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하고, 그것을 토대로 객관적이면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결론을 도출해내는 게 순리이자 정도(正道)다. 때문에 김태영 국방장관도 안달을 내는 사람들에게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참아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국방부)가 중간발표를 할 때마다 조목조목 반박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면서 불신을 증폭시켰고, 심하게는 미리부터 ‘북한을 끌고 들어가지 말라’거나(경기도지사후보 Y씨), ‘좌초 후 후진하다가 미함정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일’(민주당 추천 조사위원 S씨)이라는 식으로, 전혀 이치에 당치도 않는 주장을 펴기도 하였다. 그 같은 무책임한 행위야말로 국론과 민심을 이반시키고 와해시키는 이적행위(利敵行爲)라 지탄 받아도 그들은 할 말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번 천안함 사태와 관련, 영국 해군사에 기록되고 있는 ‘코르푸(Corfu) 해협사건’ 당시 영국인들이 보인 처신에 대해 상고(詳考)하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코르푸 해협의 영국 구축함 기뢰사고

 1946년, 이오니아 해(海) 발칸반도의 알바니아와 그리스 령(領) 케르키라 섬 사이의 ‘코르푸 해협’을 통항하던 두 척의 영국 구축함(‘사우마레즈’와 ‘볼라지’ 함)이 기뢰에 부딪혀 함체가 크게 파손되면서 44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부상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은 곧 영해(領海) 관할국인 알바니아가 문제의 기뢰를 부설한 나라로 지목하고, 저항을 무릅쓰고 소해작업(掃海作業)을 실시한 끝에 독일제 ‘GY형(型) 기뢰’ 22기를 수거해냄으로써 몇 달 전(1946년 1월) 사회주의국가로 전향한 알바니아가 그리스와 국경 문제로 옥신각신하면서 자국 연안을 보호할 목적에서 부설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영국은 한사코 부인하는 알바니아를 결국 국제연합 안보리에 제소한 데 이어 나중에는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한 끝에 ‘알바니아 인민공화국은 영국에 84만 파운드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냄으로써 장장 2년6개월에 걸친 코르푸 해협 사건을 끝냈는데, 그 긴 세월 동안 영국인들은 개개의 의견 개진이나 추측을 삼간 채 혼연일체가 되어 정부의 발표를 믿고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내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이제는 북한을 응징할 때

 지난 달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이 의심의 여지없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근접타격이 원인이라고 내외에 공식 발표했다.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한 달 가까이 실시된 이 조사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호주 등 세계 최고의 외국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신뢰성에 한 점 의혹조차 깃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부터 조사에 합류한 15명의 미국 요원들 경우, 그들 모두 오랜 기간 수십 척의 자국 퇴역함정을 제물(祭物)로 각종 무기에 의한 선체폭발 실험 등을 수행해 왔으며, 따라서 각종 무기에 따른 사고의 원인규명이나 인양 분야에서는 가히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전문가들로 정평 났다. 그들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포함된 합조단은 수거한 어뢰 동체에서 ‘한자 표기’를 발견, 이를 근거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250kg 가량의 음향추적 중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하였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이보다 더한 증거나 물증이 어디 있을 것인가.

 그리하여 우리 정부는 중국을 비롯한 6자회담 관련국과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30여 국가에 대해 ‘천안함 침몰은 의심의 여지없이 북한에 의한 소행’이라는 사전 브리핑을 실시한 데 이어 드디어 지난 달 20일 최종적이며 확정적인 발표를 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특히 오바마 미대통령은 한국정부의 발표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은 지금까지 한국정부가 취해 온 대응 과정과 조사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전제 하에, 후속조치 논의를 위해 클린턴 국무장관을 한국에 파견하기까지 했다. 바로 그 대목이야말로 한미간 상호신뢰를 재확인하고, 두 나라 국민으로 하여금 한미동맹의 절대적 가치를 인식케 하는 모범답안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국제적으로도 신뢰성 높은 조사결과를 도출해낸 우리 정부의 대응과 천명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테러’ 및 ‘858 KAL기 폭파’ 등 야만적 행위를 저지르고도 끝내 자백을 회피한 ‘악의 축(軸) - 북한’이 행여 이번에는 개과천선하여 순순히 항복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른 참이어서, 이에 우리 국민은 더욱 일치단결하여 조신(操身)하는 미덕을 보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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