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미래와 우리나라 수산업의 역할
아프리카의 미래와 우리나라 수산업의 역할
  •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 승인 2010.06.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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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부터 11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농림수산분야 협력사업 발굴을 위해 농림수산협력 지원단 단장으로 아프리카 3개국 및 터키를 방문하였다.

이번 방문을 통해 가나, 콩고민주공화국, 터키와 농림수산협력 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하였고, 튀니지와는 기후변화 대응 등 산림분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산림협력 MOU를 체결하였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농촌개발 시범마을을 대상으로 주거개선사업, 소득증대사업, 인력개발사업을 지원키로 하였으며, 콩고측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콩고 독립 50주년 기념마을’로 선정하여 콩고 농촌개발 모델로 삼기를 희망해왔을 정도로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튀니지, 가나 및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자국의 지역개발사업 모델로서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과 수산양식기술 지원을 요청하는 등 우리나라 지역개발에 대한 많은 관심을 표명하였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는 피식민지배, 전쟁, 빈곤 등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한국의 압축성장과 단기간의 정치적 민주화 달성은 아프리카 미래 발전 모델로 인식되어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경제 및 농촌개발, 교육열 등 한국의 발전노하우를 전수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프리카 기아해소 및 경제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며, 이런 의지는 2009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한-아프리카 포럼의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동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2012년까지 대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를 2008년 대비 두 배로 증액하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나라는 작년 11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돋움하였다. 이제는 개발도상국에서 G20 국가로 부상한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국제적인 책무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을 제정(‘10.7월 시행)하여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으며, 2009년도에는 공적개발원조 비용이 8억 1600만 달러로 국민총소득(GNI) 대비 0.1%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규모를 0.2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보건의료, 교육, 행정, 농어촌개발 등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 중 농어촌개발 분야는 아프리카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에서 경험을 공유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기아해소, 빈곤퇴치 등 새천년 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아프리카를 비롯한 많은 개도국에서 수산양식기술 전수, 농촌개발 등 농림수산분야 지원요청이 증대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가 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단백질 섭취량의 20% 이상을 수산물로부터 섭취하며, 가나의 경우 그 비중이 60% 이상으로 아프리카의 수산업은 취약계층에 대한 필수 식량원이자 주된 소득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산 ODA 사업은 식량확보, 기후변화에 따른 어족자원 고갈에 따른 개도국 연안어업 피해 회복, 한국 원양어업의 연근해 조업권 확보 등 연안국과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농업부분에 비해 산업화가 용이하고 효과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어 아프리카 개도국 경제발전 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도 한국전쟁 이후 피폐해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농림수산 개발에 집중 투자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60~’70년대 외국의 차관 등을 활용해 식량증산, 원양어업 및 양식 등 수산개발에 집중하였으며, 이에 힘입어 수산업은 한때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였으며, 우리나라 경제적 자립의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를 토대로 조선, IT 등 첨단산업이 발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우리의 경험을 되돌아 봤을 때 개발도상국 발전을 위해 어느 분야보다도 농수산분야의 경험을 먼저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판단된다.

FAO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산물 생산은 세계 13위권에 머물고 있으나, EEZ 면적 대비 생산량은 세계 최고로 어느 나라 못지않은 집약된 수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수산 선진국이다. 양식수산물 생산을 통한 개도국의 기아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어업에 따른 어장 황폐화 그리고 자원 감소에 대응하여 우리가 가진 수산자원 회복 기술도 공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정책은 우리 농어업·농어민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다보니 해외로 눈을 돌릴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KOICA 자료에 따르면 1991년 이후 전체 ODA 사업 중 농어촌 개발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9%에 불구하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사업비가 점진적으로 증대하여 2009년에는 340억원으로 총 지원사업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수산업 분야는 전체 농어촌 개발분야 사업비 중 약 10% 정도로 여전히 그 비중이 미미하며, 2008년 기준 프로젝트 사업은 약 300만불 규모이다. 그리고 EDCF 사업은 1998년 앙골라 어선건조사업 단 1건으로 파악된다.

현재 알제리, 튀니지, 세네갈 양식장 개발 및 기술지원 프로젝트 외에 수산 공무원 대상 단기연수 과정이 운영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수산물 생산성 강화, 농어촌 생활환경개선 등 기존의 단기연수 및 단발성 지원에서 벗어난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사업을 개발하여 지원 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좀 더 적극적이고 현장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우리부에서는 권역별 해외진출 및 국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개도국의 수산기술 이전 요구에도 부응하고 해외수산 진출 거점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현지 연구인프라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 해결에 우선하여 집중 투자하고 우리의 시각이 아닌 원조 받는 나라의 입장에서 현실을 반영한 생활밀착형 지원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기존 원조국들의 실패 경험과 취약 분야를 분석·보완하여 현지 실정 및 주민들의 실질적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한국형 지역개발 협력모델과 성공사례를 창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격을 제고하는데 기여토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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