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프런티어 ② 이나영 하나수산 대표
수산 프런티어 ② 이나영 하나수산 대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2.0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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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바이오플락 양식으로 흰다리새우 연중 생산
그녀의 변신은 무죄… 해조류 박사에서 새우 전문가로


▲ 이나영 하나수산 대표
전남 고흥군 도덕면 오마리 하나수산. 이 곳은 여성 수산신지식인 이나영 대표의 사업장이자 집이다.

꽃다운 나이 스물 둘에 도덕면으로 시집 와 시집 식구들 따라 김 양식이란 걸 시작하면서 수산인의 길을 걷게 된 이 대표. 그는 20대 초반부터 김 양식에서 물김 생산 가공, 김밥김, 자반김, 파래분말 등의 제품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 일본·중국에까지 꾸준히 수출해왔다.

특히 김 가공 시 원심분리형 이물질 선별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우리나라 김 품질 향상과 선도 유지를 위해 노력했으며 외부 원격조종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003년 수산업경영인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됐고 2006년 하나수산을 설립했으며, 2008년 6월 (주)창출푸드를 설립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여성 중소기업인이다. 그는 해조산업 선진화와 신제품 개발로 수출시장 개척 공로로 2012년 수산신지식인에 선정됐다. 그의 도전은 계속 됐다. 마른김 수산물품질인증서를 획득했고 김밥김 전문 브랜드 업체로 명성을 얻었다. 회사는 유통·판매·직거래·홍보 마케팅으로 국내 조미김 OEM 산지생산업체로 떠올랐다.

그런데 김 가공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다 보니 여름엔 공장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이에 이 대표는 공장 연중 가동을 위해 다양한 해조류 생산을 위해 찾던 중 제주도 해안가에 방치되는 구멍갈파래를 연구하게 됐다. 구멍갈파래는 분말로 만들어져 일본인들의 기호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제품. 하지만 이도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문제는 엔화 약세.

해조류 박사라 불리는 여성 수산인

“연중 공장 가동을 위해 파래분말을 고안해냈는데 일본에 주로 수출하다보니 엔저 현상 지속으로 파래분말 생산은 중단하고 연중 양식이 가능한 것을 찾다 새우에 눈을 뜨게 됐죠.”

이 대표는 2014년 수산신지식인 학술대회에서 해수를 이용한 새우육상양식을 접하게 됐고, 주변 신지식인들의 도움을 얻어 지난해 10월 드디어 흰다리새우 치어를 분양받아 입식하게 됐다. 치어는 중간 육성장을 거쳐 출하 예정일 앞두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첫 출하는 이번 설날에 예정돼 있다. 당초 계획은 작년 추석을 겨냥하려 했으나 허가 관청인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를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

이 대표가 하고 있는 새우 양식법은 친환경 바이오플락(Biofloc Technology) 양식. 바이오플락기술은 양식생물의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설물 및 사료찌꺼기를 미생물, 식물플랑크톤 등을 활용해 정화시킨 후 이를 다시 양식생물의 먹이로 이용하는 생태계 순환기술이다. 이 기술은 다른 양식 시스템보다 생산비용이 낮고, 질병억제 효과와 생산성이 높은 친환경 기술이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배출수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내용들을 수산과학원을 비롯한 연구기관에서는 잘 알지만 정작 허가를 내주는 지자체에서는 이해가 부족해 폐수 배출 업체로 오인받기도 했다고.

“시설 설치하는 데는 얼마 안 걸렸는데 허가 받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고 이 대표는 애로점을 털어놨다.
이 대표는 무항생제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입식에서 출하까지 3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4모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 출하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이미 판매예약이 완료된 상태.

▲ 육상 수조에서 친환경 바이오플락 기술로 키워 첫 출하를 앞두고 있는 흰다리새우. 이나영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게 애 키운 것 같다”며 신기해 했다.

이번 설에 첫 출하 ‘기대’

이 대표는 “치어상태에서는 언제 크나 마음을 졸였는데 성어 수조로 옮기고 나서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게 애 키우는 것 같아 좋다”며 신기해 했다.

맛은 어떨까? 시식을 해본 이들은 살이 탱글탱글하다고 평한다. 현재 하나수산과 창출푸드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연 70억원. 직원은 약 30명. 여기에 새로 시작한 새우 양식 매출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웬만한 기업을 능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새우양식을 시작하면서 듣기 시작한 말이 있다.

‘노후 걱정은 없겠다’는 것. 실제로 이 대표는 “새우 양식은 어르신들이 도전하면 좋은 일거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한다.

“육상 양식이니까 어르신들이 하시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관련기술이 발달해 굳이 규모를 크게 키우지 않고 욕심 내지 않는다면 꼼꼼한 어르신들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 양식과 중매인으로 시작해 해조류 가공, 유통까지 섭렵하고 지역에서 ‘해조류 박사’로 불리는 이 대표. 그가 이제 새우 양식과 유통에까지 손을 댔으니 앞으로 그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그의 도전과 변신은 끝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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