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프런티어 ① 배창남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 대표
수산 프런티어 ① 배창남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 대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12.31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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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수기 극복 위해 ‘김장아찌’ 개발, 특허 얻어


창의적 사고나 발상으로 일하는 방식 등을 혁신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공유한 어업인을 수산 신지식인이라 부른다. 해양수산부는 1999년부터 매년 10명 내외의 수산 신지식인을 선정해 왔다. <현대해양>은 이번 호부터 연중기획으로 수산 신지식을 비롯, 앞서가는 사고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수산분야 개척자(frontier)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 배창남 대표 부부. ⓒ박종면
전남 신안군 압해도. 수산 신지식인이자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 대표인 배창남 씨는 이곳 신안군 압해면 대천리에서 국내 최초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김 양식장과 세 번째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김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은 30억원에 이른다.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에서 생산되는 ‘함초돌김’은 함초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효자 상품이다.

함초는 바닷물과 개펄 속에 녹아 있는 미네랄 성분들을 흡수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미네랄의 보고식물로 ‘갯벌의 산삼’이라고도 한다.

특히 청정해역 신안군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보존권 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갯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함초가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신안 함초는 다량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칼륨은 감자의 3배, 철분은 다시마의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안 함초를 돌김에 섞어 만든 김이 바로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의 함초돌김이다.

또 하나의 효자상품은 ‘곱창돌김’. 곱창돌김은 모양이 구불구불한 곱창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곱창돌김은 예전엔 주로 일본에 고급 제품으로 많이 팔려나갔지만 엽체가 넓어 오톨도톨 씹히는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국내 수요가 크게 늘었고 가격 또한 일반 햇김에 비해 3배 정도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곱창돌김은 대형마트에서 프로모션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 있는 제품이다.

배창남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 대표는 “곱창돌김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한 달 밖에 생산이 안 되지만 가격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2007년 수산 신지식인에 선정

김은 대중 식품이지만 단점이 있다. 습기에 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니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매출이 뚝 떨어진다. 여름엔 갓 구운 김도 이내 눅눅해지기 마련. 그래서 여름철을 이겨내기 위해 배 대표가 개발한 것이 바로 ‘김장아찌’이다. 장아찌는 계절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것에 고안해 낸 것. 배 대표는 김장아찌로 특허를 받았고, 이는 곧 여름철 효자제품으로 등극했다. 이 역시 신안군의 특산물인 함초를 이용해 함초돌장아찌로 만들어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배 대표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몰두했다. 그 결과 기능성 코팅막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는 대학 생명공학연구소에 의뢰, 대학과 연계하면서 오랜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것.

배 대표는 이런 앞서가는 사고와 남다른 실천을 바탕으로 지난 2007년 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목포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1983년 본격적으로 김 양식에 뛰어들고 3년 후부터 가공업을 겸한지 무려 20여 년 만에 이룬 쾌거다.

▲ 배창남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 대표가 김 가공공장 내부를 안내하고 있다. ⓒ박종면

다양한 제품과 포장재 개발에 주력

신안 김의 장점은 향기가 진하면서 단맛이 난다는 것. 이는 서·남해 갯벌에서 밀물과 썰물에 의해 햇빛과 바람에 노출되며 자라기 때문이다. 이런 천혜의 조건으로 얻은 원초를 이용, 친환경 맛있는 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택 받은 김을 생산하는 배 대표도 한 때 판로 걱정에 잠을 못 이룬 적이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과 직거래도 해보았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았다. 소량 구매하는 다수 소비자들에겐 택배비 부담이 컸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판매 정책에 변화를 주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신안바다영어조합법인의 매출은 도매상인을 통한 거래와 대형마트 납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배 대표는 “상품의 생산보다 더 어려운 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통사 횡포로 땀 흘려 생산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기도 전에 평가절하 받을 때가 제일 마음 아프다고. 하지만 배 대표는 쉽게 굴하지 않았다.

“30년을 한결같이 김 하나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쉽게 포기할 수 있나요? 더 좋은 제품, 우리 법인만의 장점을 살린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인정받고 선택받아야겠지요.”

신안에서 나고 자라고 집안에서 김 양식을 해와 김 양식 외에는 다른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배 대표. 그는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게 조미김이다 보니 안전한 먹거리로서의 조미김과 포장재 개발에 힘을 쏟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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