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어촌에서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신화를…
새해, 어촌에서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신화를…
  •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 승인 2015.12.31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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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필자는 명품어촌을 만들어보자고 자리가 있을 때마다 열을 올린다. 명품은 무엇인가? 비슷한 모습의 짝퉁과는 차원이 다르다. 차원이 다른 그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자, 알 수 있는 자는 그리 많지가 않다. 짝퉁이 세상을 난무해도 명품은 명품으로 가치를 발한다.

아름답다? 무엇이 아름다운지를 공감할 수 있게 말할 수 있는 소수가 필요하다. 명품의 품격을 유지하려면 어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가져야 하는지? 할 것이 많다면, 무엇부터 하는 것이 좋은지? 그것은 어촌사회의 특징에 따라 제 각각일 것이다. 어느 지역, 어느 항구도 가장 아름다운 기품을 가질 권리가 있다.

한 인간은 태어났다 죽지만, 한 지역과 산업과 문화는 영원히 사람을 바꾸어가면서 변화해간다. 어떤 인간집단이 터를 메우고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는가에 따라 아름다움이라는 궁극의 선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의 차이가 날 것이다.

귀어귀촌센터의 업무가 우리 협회로 이관되었다. 귀어귀촌을 원하는 도시인을 어촌의 인간생태계에 가입시키는 의미 깊은 작업이다. 수산자원을 증강시키고자 할 때 우리는 질 좋은 치어를 방류하고, 환경을 조성하고, 남획을 방지하는 관리어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기본이다. 인간 생태계를 복원·개선하고자 할 때도 그 맥락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우리는 질 좋은 청년 귀어시스템을 어디에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가에 명운을 걸고 도전하려고 한다. 인간 생태계를 포함한 모든 생태계는 치열한 경쟁과 변화의 결과로 만들어져간다.

명품어촌은 건강한 인간생태계의 완성품이라고 정의해도 될 것 같다. 물론 아름다운 어촌, 인간중심의 어촌, 행복한 어촌, 다 포용해야 하는 정의라고 본다.

대도시는 표준화된 대량생산-분배를 원칙으로 하는 물질문명을 선도하고 있다. 산업혁명이후의 거침없는 기술과 경제발전의 추세이다. 서울이나, 뉴욕, 도쿄가 같아져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과 허전함을 동시에 발견한다. 처절한 경쟁과 최고만이 살아남는 시대조류에서 나타나는 초대형 다국적기업들, 중소기업의 몰락, 청년의 대도시, 대기업 집중, 지방의 몰락, 낙오자, 극단적 반항세력의 등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촌의 고령화, 공동화, 사회적 비용의 극대화... 인류의 미래, 우리사회의 미래가 이대로 치달려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산업사회의 역사는 선진국에서 100년-200년, 우리사회에서 50년 정도이다.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어촌은 가장 활력이 넘치는 전통문화와 대량생산-소비의 산업-기술적 DNA, 수평선 넘어 미지의 세계와 교류하는 개방적 전통을 아름답게 숙성시켜온 사람들의 생산-교역-문화 활동 공간이었다.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 될 수록 어촌이라는 다양한 문화적 원류를 찾아 감성적 위안과 향수와 공감, 치유의 공간을 향한 귀소본능이 살아 꿈틀거릴 것이다.

도시화가 통일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면 다양성과 창조성으로 채워진 어촌공간이다. 이러한 특질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우리사회의 다양성 보존을 위한 필수작업에 속한다. 우리는 생태계의 다양성에 대한 중요성은 잘 알면서 인간생태계-문화의 다양성이 가지는 중요성은 오히려 망각하고 있다.

도시화의 파생적 문제를 완화하고 치유하는 새로운 산업체계, 문화와 관광과 청정 산업의 첨단 기반이 갖추어진 작지만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성기반의 영혼이 살아있는 어촌어항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어촌어항이 건강하지 않고, 갈등과 고령화, 피폐된 정주환경과 더럽고 냄새나고 비위생적인 해안환경의 전형이 된다면 어떻게 어민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 행복하지 않은 어민, 어촌에서 어떻게 도시민이 휴식하고, 치유하고, 문화적 원류를 맛보며, 방전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겠는가? 어민이 행복하고, 어촌공간에 따뜻한 영혼이 채워질 때, 투명하고 건강한 수산업, 어촌관광, 문화적 원류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가고 싶을 것이다. 돈을 많이 쓰고도 행복한 재충전의 공간이 될 것이다. 행복발전소가 될 것이다.

행복한 어민의 얼굴, 건강한 문화적 원류에서 충전하고 치유하는 어촌공간이 그리워진다. 행복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놀이마당, 사랑방, 산업-도시화의 영원한 충전소로서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수산물과, 가장 깨끗하고 희망이 넘치는 바다를 소재로 문화적 원류다운, 소량이지만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창조적 산업공간으로 특화하면서 행복지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산업시스템의 구축이 중요하다.

우리 협회에 위탁된 귀어귀촌센터 업무를 새로이 시작하면서, 정말 이 발상의 전환을 유도하면서 열정적인 청년들이 어촌의 대 반전에 기여할 수 있는 원군으로 양성, 파병되고, 새로운 자원으로 가입되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뜻있는 어민들과 밤을 지새우는 사랑방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작지만 가장 아름다운 어촌, 산업사회 문화의 원류에서, 새로운 창업의 원천기능을 회복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아름다운 신화를 만들고 싶다. 그것이 이 시대, 해양수산, 어민, 어촌을 무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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