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프로젝트 한탕주의식으론 안돼”
“해외프로젝트 한탕주의식으론 안돼”
  • 이형근 기자
  • 승인 2015.12.29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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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우호관계로 새사업 창출도 생각해야”
▲ 채일권 아프가니스탄 철도청장 정책자문관은 "아프가니스탄은 우리나라로 치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막 시작한 1960년대와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 채일권 정책 자문관)
아프가니스탄은 지금 35년의 내전 이후 전후 복구를 위해 한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다양한 인종과 언어가 모여 있는 만큼 국가 통합을 위해 교통 분야의 역할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한국 철도산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현재 아프가니스탄 철도청장 정책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채일권 글로벌철도연구소 교수를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프가니스탄의 전반적인 상황은?

수도 카불은 우리나라로 친다면 1960년대 초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막 세우고 이를 시작할 때로 보면 될 것 같다. 전후 복구가 들어갔지만 경제 수준은 아직 196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그 정도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다른 국가와의 국경지방에서는 아직 탈레반이 우리나라의 옛날 빨치산처럼 활동하는 곳도 있다. 이들은 자금줄로 양귀비를 재배하는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대체작물을 공급하지만 농민들에게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

교통 인프라는 어떤지?

아프가니스탄 교통 인프라는 지난 35년의 내전으로 인해 더 퇴행했다. 도로분야는 1920년대에서 30년대 신작로를 연상하면 된다. 수도 카불도 주요도로만 포장되어 있다. 현재 수도 카불시의 도로 포장 사업은 세계 은행 차관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중국,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둘러싸인 내륙국이라 지정학적 요충지다. 따라서 물류문제가 심각하다. 인접 국가인 중국에서 공산품을 도입하면 물건 가격의 거의 50% 수준이 물류비로 모든 생산재화의 가격이 비싸다. 

카불인구는 우리나라 광역시규모로 알고 있다. 그 곳 교통 인프라와 앞으로 해결 방안은?

집계된 카불 인구는 600만 명 정도지만 계속되는 도시 집중화와 이촌향도로 그 이상 될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시민의 발’ 노릇을 하는 수단으로 미니버스(우리의 봉고차 형태)를 들 수 있다. 버스는 면허 없는 자생적인 민간운송 수단이다. 차량은 한국에서 도입된 승합차를 운행한다. 이 차가 문제 되는 것은 임의 운행하고 차 안에서 치안 관련 문제에 대해 대책이 없다. 그나마 해가 지면 안전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운행하지 않을게 현실이다.

인구가 600만 명 정도라면 트램, 경전철, 도시철도 같은 대량 운송 시설이 필요할 것 같은데 토목 공사를 위한 기반은 돼 있나?

자세한 건 다시 지질조사를 해야 하지만, 이 곳이 지진대에 속하는 것으로 안다. 카불은 먼저 비용이 적게 드는 BRT가 적절해 보이며, 정책적으로 BRT를 갑작스럽게 도입하기보다, 가장 낮은 기반시설인 도로포장부터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걸 우선순위로 정해서 추진 중에 있다.

▲ 수도인 카불 시내는 미니버스 형태의 사설 교통수단이 활용되고 있으며 그나마 해가 지면 운행을 하지 않을 정도로 대중 교통이 열악하다. (사진제공 = 채일권 정책 자문관)
아프가니스탄 교통분야 SOC 사업을 위해 한국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은?

첫째, 아직 치안이 안정되지 않아서 보안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그리고 젠더(여성활용)에 대한 문제와 셋째, 이슬람이라는 종교, 문화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넷째, 특히 해당 국가는 전적으로 국제기구인 아시아 개발은행 (ADB), 세계 은행 (World bank)에서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해당 국제금융개발기구 (이하 MDB) 기관의 정부기관 물품조달 가이드 라인을 알고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 한국의 회사들이 MDB와 일을 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

사업 수행 분야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있다면?

첫째, 사업 수행을 위해 2년에서 3년 전부터 미리 미리 현지 진출을 위해 현지 인맥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 기업은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또한 모든 일을 한국회사가 하려고 한다. 둘째, 현지화와 분업화가 필요하다. 현재 주어지는 국제개발금융기구 사업의 인건비로는 그걸 소화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 현지 일자리 창출차원에서 저부가가치 일은 현지인을 채용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걸 권하고 싶다. 그러면서 서로 상생하고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걸 권하고 싶다.

선진국 기업들이 저개발국가에서 그렇게 이윤을 취했단 이야기를 듣곤 했다

사업은 한 번 하고 끝내는 게 아니란 걸 이야기 하고 싶다. 사업의 결론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우리는 사람을 개발시키는 것이 큰 일이다. 앞으로 새로운 철도와 교통 프로젝트를 개도국에서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인맥을 만들고, 현지의 직원들을 육성시켜서 우리가 아프간에 도움을 주는 일이고 해당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는 것을 현지의 사람들도 알게 해주면, 그곳에서 단지 일을 따고 이윤을 취해가는 기업이 아니라, 현지의 정부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된다는 것을 멀리 아프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결국 우리가 장기적으로 가야 할 길을 글로컬리제이션이다.

앞으로 친한파 인맥을 만들기 위해 우리도 초청해 인재 양성을 해야 하지 않나? 하고 싶은 말은?

지금도 한국정부에서 한국 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서 학생들을 한국에 초청해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우수한 아프간 대학생들과 공무원을 데려다 철도 및 교통과 같은 분야의 공부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30년간 전쟁으로 공부를 하지 못해서 문맹률이 치솟았다는 점은 아프가니스탄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저 역시 한국의 철도정책과 교통정책을 아프간 대학생과 공무원들에게 전하며, 아프간이 한국의 교통 및 철도정책을 습득하여 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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