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대상 해조류 넓마역 양식 희망이 보인다
보호대상 해조류 넓마역 양식 희망이 보인다
  • 황은경 박사 국립수산과학원
  • 승인 2010.05.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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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대상 해조류 넓미역의 인공증식을 위한 기초연구

최근 제주도 특산 해조류인 넓미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넓미역은 미역 품종들 가운데 비교적 높은 수온에 적응하여 서식하고 있어 남방계로 구분되고 있다. 넓미역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넓미역의 이러한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현재 양식되고 있는 미역의 양식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켜 생산 증대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질적으로 개선된 양질의 미역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에서 한국수산과학회지 2010년도 2월호에 게재한 “제주도에 서식하는 보호대상 해조류 넓미역의 생태학적 특성 : 생장과 성숙” 논문을 요약한 것임을 밝힌다.

1. 분포 및 생태

넓미역 [Undariopsis peterseniana (Kjellman) Miyabe et Okamura]은 갈조류 다시마목 미역과에 속하는 일년생 해조류로 우리나라 제주도와 일본의 큐우슈우 서북부 지방에 분포한다 (Kang, 1968; Kawashima, 1989). 우리나라에서의 분포는 제주 성산포와 우도사이 해협의 수심 15m 부근에 있는 산호밭에 제한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넓미역을 쌈 형태로 식용하여 왔으나 근래 넓미역의 자원량이 크게 줄면서 그 이용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최근에 넓미역을 법적보호대상 해조류로 지정하여 일정기간 채취를 금지하고 있다. 즉, 넓미역은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라는 매우 제한된 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는 지역 특산종으로, 자연군락의 규모도 점점 줄어들어 멸종 가능성이 있는 해조류로 인위적인 증식을 통한 서식지 확대로 넓미역 자연자원의 보호와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이 강구되어져야 하는 종이다.

  넓미역에 관한 연구는 현재까지 몇몇 분류학적 연구 (Migita, 1963; Kang, 1966; Lee and Koh, 1991; Lee, 1998)와 미역속간 종들의 교잡연구 (Saito, 1972) 등 제한된 연구만이 수행되었다. 선행된 연구에서 넓미역은 4월에 주걱모양의 3-5cm 엽장으로 생장하기 시작하여 6월경 번무한 군집을 형성하고 7월에 성숙하며, 8월에는 엽체가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ee, 1998). 그러나 현재까지 보고된 넓미역에 관한 연구들은 일년중 넓미역의 특정 생장단계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가 대부분이며, 생태학적 측면에서 이 종의 연주기적 생장과 성숙주기를 상세히 밝히기 위한 연구는 수행된 바 없었다.

  넓미역은 제주도 성산포 종달리와 우도 사이의 유속이 0.5-1.5m/sec로 강한 수로에 주로 분포하고, 서식지의 저질은 무절산호조류가 직경 2-4cm의 괴로 형성되어 있었다. 분포 수심은 12-17m 범위였으나, 넓미역이 가장 왕성하게 서식하는 곳의 수심은 14-16m 범위였다. 조사지역에서 넓미역 개체군의 분포 면적은 약 228ha로 추정되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넓미역의 분포지역은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 우도와 비양도, 가파도 (Kang, 1960, 1966; Lee and Koh, 1991) 및 청산도 (Lee et al., 1991)의 수심 15m 이상인 지역으로 보고되었으나, 광범위하게 넓은 지역에 군집을 형성하는 곳은 제주도 우도 지역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넓미역이 분포하거나 대규모 군집을 형성하고 있는 서식지역은 수심이 깊고, 투명도가 높으며 외양역에 면해 조류의 흐름이 빠르며,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이 강한 해역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넓미역 서식지의 환경조사 결과 표층수온은 14.0-29.0℃였으며, 수심 15m의 저층수온은 13.7-26.0℃로 3월에 가장 낮고, 8월에 가장 높았다. 염분 농도는 31.6-34.3ppt 범위였으며, 용존산소 농도는 5.4-7.6mg/L 그리고 전기전도도는 40.8-48.5ms 범위였다. 미역이나 다시마류의 분포 및 생물량은 일반적으로 수온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rihara et al., 2006). 즉, 22℃ 또는 그 이상의 수온 조건에서 성숙하고 생물량도 증가하는 종류로는 미역과 곰피가 있으나 대부분의 다른 다시마류 (Laminaria japonica, Kjellmaniella crassifolia, Agarum cribrosum f. rugosum 및 Costaria costata)는 20℃ 이하의 수온 조건하에서 성숙된다 (Kirihara et al., 2006). 일본의 큐우슈우 북부지역의 연안에 서식하는 넓미역의 경우는 수온 25℃이상인 조건에서 성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igita, 1963). 본 조사결과 넓미역 성숙 엽체의 출현비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8월로 표층수온은 29℃였으나, 넓미역이 분포하는 저층의 수온은 26℃로 Migita (1963)의 보고와 유사한 수온범위를 보였다.

  우도 지역 넓미역 서식지의 저질은 홍조 산호조류인 Lithophyllum spp.가 괴를 형성해 밀집하여 쌓여있는 독특한 상태로, 넓미역은 이들 산호조류에 착생하여 서식하고 있다. 넓미역이 이들 산호조류에 부착하여 서식하는 것이 넓미역과 기질 사이에 어떤 특별한 선택성 또는 기질특이성과 같은 현상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서식지의 저질이 주로 무절산호조류의 괴로 덮여 있어 넓미역은 기질선택의 여지없이 저질의 기질을 이루고 있는 무절산호조류의 괴에 부착 서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그 근거로서는, 본 연구와 병행하여 실시한 넓미역 인공 양식실험의 결과(미발표 자료)에 의하면 넓미역 유주자는 양식 로프에도 성공적으로 부착하여 생육됨이 확인되었다. 이는 넓미역이 무절산호조류의 괴와 같은 특정 기질에만 선태적으로 부착 생육하는 것이 아니라, 넓미역 자연군락 서식지의 저질이 무절산호조류의 괴와 같은 특정 기질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넓미역의 유주자들이 기질 선택의 여지없이 주로 산호조류의 괴에 착생하여 생육하고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2. 자연군락 엽체의 생장 및 성숙

넓미역의 단위면적당 현존량은 2월부터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여 5월에 13.3±1.2kg/㎡로 최대치를 보였고, 이후 점차 감소하여 9월에는 모든 엽체가 소실되었다. 단위면적당 엽체수는 3월에 134.4±77.6 ind./㎡로 가장 많았으며, 이후 점차 감소하였다.

  넓미역의 전장은 수심 15m의 저층수온이 15℃ 이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 4월부터 빠른 신장이 이루어져, 저층수온이 18℃인 6월에 168.1±35.7cm로 최대생장을 나타내었고, 저층수온이 19℃ 이상으로 증가하면 엽체 소실이 일어나 급격하게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넓미역의 전장 크기별 빈도 분포는 1월에 전장이 주로 25cm 이하 그룹으로 출현하였으나, 엽체의 길이 생장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5월과 6월에는 전장 25-50cm 그룹부터 전장 250-275cm 그룹까지 고른 출현비율을 나타내었다. 8월 이후에는 엽체의 선단부터 녹아나가기 시작하여 다시 전장 100cm 이하의 그룹만 출현하는 1년생 해조류의 전형적인 생장패턴을 보였다.

  Lee (1998)는 넓미역의 성숙엽체 출현 시기를 7월로 보고하였으나, 본 연구결과 성숙 엽체는 5월부터 관찰되기 시작하였고, 성숙엽체의 출현비율은 5월 (저층수온 17.0℃) 이후 8월 (저층수온 26.0℃)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성숙 엽체의 자낭반 형성 면적은 저층수온이 18.0℃인 6월에 515.2±245.5㎠/ind.로 최대값을 보였으며, 이후에는 유주자의 방출 및 수온 상승에 따른 점진적인 엽체의 소실 때문에 감소하여 9월에 엽체의 대부분이 거의 소실되는 경향을 보였다.

3. 양식

넓미역은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이 이형세대교번을 하며 유주자로 번식하는 일년생 해조류이다. 따라서 자연군락에서 넓미역의 성숙 최성기인 6월에 모조를 확보하여 유주자 방출을 유도한 뒤 미역 채묘용 채묘틀 (45×55cm)을 이용하여 채묘를 실시하였다. 유주자가 채묘된 채묘틀은 6월부터 9월까지 90일간 실내수조 (0.8×1.5×0.7m)에서 유수식으로 배양하였다. 배양해수의 수온은 자연적으로 유지되도록 하였으며, 조도는 차광막을 사용하여 20-40 μmol m-2 s-1로 조절되었다. 가이식은 10월에 아포체의 크기가 약 500㎛에 도달하였을 때 1개월간 야외 가이식장에서 실시하였으며, 본양성은 11월에 가이식 종사를 친승에 약 10cm 간격의 끼우기 식으로 시설하여 수평연승식으로 실시하였다. 가이식 및 양성 단계별 적정 수심과 수중광량은 가이식 단계에서는 채묘틀을 수심별로 그리고 양성단계에서는 별도의 수직 연승을 시설하여 수심별 생장 및 수중광량을 조사하였다.

  가이식 30일후 수심별 넓미역 엽체의 생장은 수심 2m 조건에서 0.041±0.006 cm day-1로 다른 수심 조건들 보다 높았다. 양성기간중 월별 길이생장은 4월에 340±23cm로 최대값을 나타내었으며, 4월 이후에는 길이생장이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양성로프의 단위 길이당 넓미역의 생체량은 4월에 31.1±1.5 kg/m에 달하여 최대값을 보였다. 양성 수심별로는 수심 0.5m 조건에서 생장율이 2.085± 0.139 cm day-1로 다른 수심 조건들 보다 높았다. 따라서 넓미역의 가이식 및 양성 단계별 적정 수심 및 수중광량은 가이식 단계의 경우 수심 2m, 양성단계의 0.5m가 각각 최적 생육수심이었고, 이때의 수중광량은 각각 약 468±224 μmol m-2 s-1, 약 1488±779 μmol m-2 s-1인 것으로 나타났다.

넓미역은 엽체의 길이가 2~4m로 미역보다 크고 성장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엽체의 폭이 좁고 두께가 얇아서 가벼운 것이 단점이다. Migita (1963)는 넓미역에 대한 양식시험을 실시하였는데, 미역 양식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양식이 가능하였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미역과 넓미역의 교잡종 (Migita 1967)은 양쪽 어버이의 중간적인 형질을 잘 나타낸다고 하였으나 이러한 교잡 품종을 산업화하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완도지역 해조류양식장에서의 양성실험에서, 넓미역은 정상적인 엽체 생육을 보였을 뿐 아니라 양식세대를 거듭하면서 엽장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양식 산업화 측면으로 볼 때 양식 대상종으로써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넓미역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공적인 양식기법을 통한 넓미역의 대량생산 체계가 확립되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에서는 2년에 걸친 양식실험을 통해 넓미역의 대량생산 및 산업화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자연서식지인 제주도 보다 위도상으로 보다 위쪽인 완도와 같은 서남해역 양식장에 적응된 넓미역 유리배우체의 확보 및 이를 이용한 미역과의 교잡 연구를 계획 중에 있어 미역 양식기간의 연장과 고온내성 미역 품종개량 연구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는 2004년 해조류 전문연구소로 발족된 이래 김, 미역, 다시마와 같은 주요 해조류 양식품종을 대상으로 육종연구를 통한 고생산성, 내병성, 고내온성 및 고품질 품종 개발과, 모자반, 청각, 곰피, 감태, 넓미역 등의 새로운 고부가 양식 대상종을 개발하는 등 국내 유일한 전문 해조류 연구기관으로서 어업인의 새로운 소득창출 및 우리바다를 보다 건강하게 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어 자못 그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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