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무(三無)의 삶을 살다간 선원들의 교훈
삼무(三無)의 삶을 살다간 선원들의 교훈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10.05.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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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무(三無)의 삶을 살다간 선원들의 교훈

애달프다. 정말 애달프다. 이들의 죽음 앞에서 울어줄 사람도 없다. 애도의 행렬은 커녕 변변한 분향소 마저 찾아 볼 수가 없다.

김재후(48세·선장), 박연주(49세·기관장), 김종평(55세), 정봉조(49세), 이용상(46세), 안상철(41세), 허석(33세), 그리고 인도네시아 선원 캄방 누르카요(36세), 우수프 하에파(35세).

지난 4월 2일 백령도 앞바다에서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로 침몰한 금양98호 아홉면 선원의 영령 앞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

등따습고 배부른 삶 한번 살아보지 못한 채 불귀(不歸)의 객(客 )이 되어버린 이들의 삶이 우리나라 어선어업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아 더욱 더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한국인 선원 일곱명 가운데 박연주 기관장과 허석회 선원을 제외한 다섯명은 직계 가족조차 없었다.

이들에겐 가족도 고된 노동에 지친 육신을 누일 한 칸의 집도 없었고 배운 것이 없으니 뭍에 올라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이 있을 리 만무했다. 가족도 없고, 집도 없고, 돈도 없는 삼무(三無)의 삶이 그들을 거친 바다로 내몰았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어부의 생활이 그나마 구원이었고 희망이었을 것이다. 잠 잘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남의 눈치 보지않고 낡은 작업복 한 벌만 걸쳐도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 있었고, 삼시 세끼 밥 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서로 의지하며 위로하고 지냈던 동료들이 있었으니 그나마 어선은 그들의 피난처요 안식처였는지도 모른다. 한국에 와서 돈벌어 남부럽지않게 살아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던 인도네시아의 두 젊은이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남겨둔 채 저 세상으로 떠났다. 30여년 전 열사(熱沙)의 땅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부궁(富國)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던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더욱더 애처롭고 서글퍼진다.

이제 이들의 의로운 희생정신을 어떻게 승화시킬 것이며, 이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우리나라 어선어업의 현실적 문제점을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인가? 하는 절채절명의 과제가 살아 있는 자(者)들 앞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해양수산계는 물론 농수산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이 침몰한 금양98호와 선원들에 대한 예우(禮遇)와 보상문제에 대해 눈을 감고 장님행세를 해온 것은 아닌지?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귀찮고 복잡하고, 잘 해야 본전도 찾지 못하는 수산현안에 대해서는 장님행세, 벙어리 행세, 귀머거리 행세가 상책(上策)이라는, 복지부동의 악순환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멋하도록 모든 해양수산인들이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선원들에 대한 산 자(者)의 도리요 교훈임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46명의 영웅들, 그대의 이름을 여기 새긴다.

천안함 침몰 29일 만인 지난 4월 25일 수많은 국민들이 애도하는 가운데 함수가 인양되었다. 마흔 여섯 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장엄하게 산화한 대한민국 해군 772함은 분노와 멸공(滅共)의 표상처럼 찢어진 육신을 검푸른 바다위로 드러냈다. 지난 4월 19일, 우리는 대통령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았다. 그리고 함께 울었다. 우리 국민들은 분노의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이날 오전 TV와 라디오로 생방송된 대통령의 추모연설에서 이명박대통령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해 한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강경한 어조로 결심을 밝혔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철통같은 안보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심도 밝혔다.

이대통령은 46명의 천암함 희생자들을 한명, 한명, 호명했다.

현대해양 권두언에 이들 46명의 거룩한 이름을 새기며 경해입국(耕海立國)이라는 창간이념의 귀감으로 삼으려 한다.

『이창기 원사,  최한권 상사, 남기훈 상사, 김태석 중사,박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강준  중사,  김경수  중사, 박석원  중사,  안경환  중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최정환  중사, 민평기 중사, 정종율  중사, 임재엽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이상준  하사, 심영빈  하사, 장진석  하사,  조정균 하사, 서승원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성균  하사, 조진영  하사, 서대호  하사,  차진균  하사,  김동진 하사, 박보람  하사, 이상희 병장, 이용상 병장,이재민 병장, 강현구 병장, 이상민 병장(88년8월14일생), 이상민(89년1월28일생), 정범구 상병, 김선명 상병, 박정훈 상병, 안동엽 상병, 강태민 일병, 김선호 일병, 조지훈 일병, 나현민 일병, 정태준 이병, 장철희 이병』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의 과제를 우리에게 맡기고 부디 평안하게 잠들길 두손모아 기원한다.

6.25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60년세월이 흐른 지금, 전후 세대들은 그 때의 참상을 잊고 있었을 따름이고, 과거 정부 10년 동안 환상과 착각 속을 헤메고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적은 없었다. 우리나라는 미제국주의와 그 주구들의 음모와 책략에 의해 분단되었을 뿐이고, 외세의 간섭없이 우리끼리, 우리 민족끼리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이요 우리 민족 앞에 놓여진 지고지선(至高至善)의 과제라는 좌파의 논리에 증독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천안함 피격사건의 원인을 두고 일부 언론과 인터넷을 타고 독버섯처럼 번져나갔던 유언비어를 들을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놈의 ‘화약냄새가 없었다’는 소리는 천안함 함수가 인양되는 시점까지도 앵무새 처럼 아나운서의 입에 오르내렸다.

내부 폭발은 아니다, 암초에 걸린것도 아니다, 선체의 피로 누적으로 인한 파괴도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니까 또 다시 그럴듯하게 편집된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통해 증권가로 스며들었다.

키 리졸브훈련 도중 미국잠수함의 오발로 천안함이 파괴되었고, 오바마대통령이 이명박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정중하게 사과했다는 기상천외한 유언비어까지 등장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시나리오 횡행하고 있다. 국가의 안뉘(安危)가 걸린 지극히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예단을 하거나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덤은 십문 이해가 가지만 일부 언론이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좌파적 시작으로 여론을 호도하거나 국가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여론조작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정상적인 언론이 제 기능과 역할을 못하니까 인터넷을 타고 온갖유언비어가 독버섯처럼 피어나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김정일독재집단의 실체가 새삼스럽게 드러나고, 극민들 뇌리에서 사라질 뻔했던 반공의식이 되살아 나고 있음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평화와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 라는 환상과 착각만으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바다에서 목숨을 바친 이들이 평화롭게 영면하기를 두손 모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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