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회, 귀어 이야기 ⑦ 전남 무안군 차영철 씨
새로운 기회, 귀어 이야기 ⑦ 전남 무안군 차영철 씨
  • 장은희 기자
  • 승인 2015.11.0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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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년 만에 탄도에 자리잡은 외지인, 어촌 6차산업화의개척자가 되다


귀어 전 거주지역 : 광주광역시
귀어 전 직업 : 자영업 (도시가스 자재업)
귀어 결심동기 : 자연동경·낚시 취미
귀여연도 : 2011년
나이 : 55세
귀어 초기자금 : 2억 5,000만원
연간 수익 : 3,000만원
사업규모 : (보유어선) 낚시어선 1.92톤 1대
                   (팬션) 복층 1동, 별채 1동

▲ 전남 무안군의 차영철 씨












오래된 취미가 그를 전문가로 만들다

누군가를 위해서, 등 떠밀리듯 하는 일들은 스트레스와 피로만을 가져오지만 좋아서, 즐거워서 하는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샘솟게 한다. 또 우리는 무언가에 매료되게 되면 그것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지고 알면 알수록 그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전남 무안군 탄도에서 낚시 어선과 팬션을 운영하는 귀어인 차영철 씨가 바로 이에 딱 맞는 사례이다. 오랫동안 낚시를 취미로 즐겨온 그는 어촌에서 나고 자란 이들보다 바다에 대해 해박하다.

차 씨는 “귀어를 준비한 기간은 통틀어 10년 정도 되는 것 같다”며 “귀어 지역을 알아보고 자금을 마련하는 등의 준비 뿐만 아니라 바다에 대해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귀어를 준비한 10년의 시간은 인생의 벗처럼 즐겨온 낚시, 그리고 바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갈 수 있게 한 기간이었다. 차영철 씨가 자리잡은 탄도 역시 자주 낚시를 다니던 곳이었다.

차 씨는 “이번 추석은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날로 슈퍼문이 떴는데, 달이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져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저지대의 경우 침수에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하며 “이와 같은 이야기를 귀어 준비 까페에 올리곤 하는데 귀어를 준비한다는 이들이 이런 바다의 기본 상식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가 눈에 띄는 것은 귀어인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다. 차 씨는 안개 속에 육지 선착장과 섬 선착장을 능숙하게 오가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차형철 씨는 “3~40년간 배를 탄 분들도 안개 속에서는 운항이 어렵다고 말한다”며 “놀랄 일이 아닌 것이 섬 주민들은 활용하지 못하거나 많이 사용하지 않는 GPS를 이용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는 귀어 후 처음으로 배를 운항해 본 그가 배에 익숙해지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는 “혼자 자료를 찾아가며, 직접 낚시배를 타고 바다에 다니며 배운 것들이어서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바다를 잘 안다고 자부한다”고 웃었다.

▲ 차영철 씨는 낚시라는 취미에 빠져 누구보다 바다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고, 그가 직접 바다를 누비며 개발한 낚시 포인트는 감성돔이 잘 잡히기로 입소문이 났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업그레이드 된 차 씨의 '명신호'.

직접 꾸린 팬션과 낚시포인트로 경쟁력을 갖추다

차형철 씨의 귀어에는 재미있는 이력이 있다. 남다른 준비기간을 마치고 차 씨가 탄도에 자리잡은 것이 2011년. 그는 450년만에 탄도에 정착한 외지인이 됐다. 탄도는 예부터 집성촌으로 외지인이 들어와 사는 일이 없었다. 어느 곳보다 배타성이 강할 수 밖에 없는 전남의 작은섬에 차 씨는 연고도 없이 낚시와 바다가 좋다는 열정만을 안고 터를 꾸린다.

폐쇄성이 강한 어촌에서 적응에 어려움이 많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예전에 섬이라는 공간은 육지와 떨어져 있어 폐쇄적일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주민들도 육지에 자주 드나들어 많이 개방됐다”며 “섬에 별장을 두고 휴가철이나 주말에만 들르는 분들도 많아 이제 섬도 막혀 있는 곳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바다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던 것과 달리 낚시어선과 팬션을 운영하며 바다를 즐기며 살겠다는 구상 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고, 상황에 맞워 일을 진행해 나갔다. 차 씨는 땅을 사고 한 달만에 탄도로 이사를 했다. 해기사 면허도 없었으나 중고어선을 먼저 구입해 6인승 선상전용 낚싯배로 개조했고, 이후 소형 선박조종사 면허를 땄다.

무모한 도전들 속에는 바다에 대한 열정과 확신이 있었다. 그는 취미와 독학으로 만들어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낚시 포인트를 개발했고 차 씨가 개발한 낚시 포인트는 감성돔이 잘 잡히기로 입소문이 났다. 면허도 없이 무작정 구입했던 어선은 지난해 3월 낚시 전용 면적을 늘리고 어탐기 설치, 야간항해장비 장착 등록 등 시설을 업그레이드해 ‘명신호’라는 이름으로 탄도바다를 누비고 있다.

낚시어선 운영이 이어 차 씨는 2012년 부부가 살고 있던 탄교분교를 개조하는 팬션공사에 들어가 2013년 봄, 복층식 팬션의 문을 연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지난해 7월에는 단체 손님이 묵을 수 있는 1개동을 추가로 건설했다.

차영철 씨의 무안 탄도 팬션은 탄도의 유일한 숙박시설이자 분교를 리모델링해 칠판, 풍금 등 추억을 자아낼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바다에 나가면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기분, 넓은 앞마당에는 닭을 키우고 밭에서 기른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맛볼 수 있다.

차 씨 부부는 팬션과 낚시어선을 소개하는 블로그(http://blog.naver.com/dudcjf8313)를 운영하며 탄도의 소식을 알리고 육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 탄도의 유일한 숙박시설인 무안 탄도 팬션은 분교를 리모델링해 추억을 자아내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으며 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와 과일까지 맛볼 수 있다.

어촌의 6차 산업화, 바다의 내일을 꿈꾼다

차영철 씨는 낚시가 좋아서, 바다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고 큰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어촌, 특히 섬이 가진 자연을 백배 살려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탄도를 큰 관광마을로 만들기 위한 포부를 보였다.

그는 “앞으로의 귀어는 잡는 어업보다는 양식업이나 가공, 유통으로 눈을 돌려야하며 숙박업을 하더라도 어촌의 체험요소를 살려 융합시키는 6차산업화의 관점을 가지고 이뤄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가 결부되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6차산업화에 있어 젊은 청년들의 귀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 씨는 “요즘 젊은이들은 IT와 떼어놓을 수 없는데 양식이든 가공, 유통이든 어느 곳에나 결부시킬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어촌에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은 지금 그에게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이다. 차영철 씨는 최근 두 차례 전라남도에서 지원하는 섬 관광 활성화 사업에 응모했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했다.

차 씨는 “최근 섬이 도시인들이 선호하는 웰빙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어 정부 및 지자체 지원사업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섬은 공간 자체로 특별한 관광지가 된다”며 “체험 활동 등을 곁들인 관광상품을 조금만 개발한다면 지역주민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창출은 물론 어촌 활성화로 젊은이들의 귀어를 촉진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남의 청산도나 금어도가 그 예라는 설명이다.

그는 “두 차례 사업에 응모에는 아쉽게 떨어졌지만 앞으로도 계속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최근 처음으로 SNS계정을 만들어 도지사, 의원 등 다양한 분들과 소통을 하고 있고 초청행사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이때 젊은이들이 한두명만 있었어도 더 다양한 방식으로 탄도를 알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것이 그의 아쉬움이다. 또한 “지원 사업에 선정이 되면 수십억에서 수백억이 투자되는데 젊은 꿈을 펼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의 작은 섬마을 탄도에서 6차 산업화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차영철 씨는 진짜 대어를 낚을 줄 아는 귀어인이었다

<자료협조=국립수산과학원 귀어귀촌종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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