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내음
사 홍 만(장흥군수협 조합장, 시인)
나의 유년시절
늘 어머니의 옷자락에는 짠 바다 내음이 배어있었지만
한 번도 자태는 소금기에 절여지지 않았다
밤이면 초롱불에 구멍 난 양말을 기우셨던 고단도
썰물 때 갯가에서 캐온 바지락 국물로 녹이셨고
어둑새벽 구들장의 온기 식을까 장작불 한 움큼의 빛으로
삶의 폭설도 오롯이 덮으시며
죽비가 그린 내 종아리의 상처보다 더 붉은 눈시울
털머위꽃 핀 사립문 열고 파도를 바라보시던 모습.
가슴앓이 섬이 밤새 출렁여도
눈 내리는 오리길 밟으시는 인고의 기도소리
연분홍빛 여명타고
살포시 걸어오십니다.
이 새벽. 어머니 누우신 언덕에 서서
절여지지 않는 어머니 자태 닮고 싶어
바다 내음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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