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자세
변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자세
  • 장병구 수협은행장
  • 승인 2008.12.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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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 장병구 은행장
현대를 하나의 단어로 규정한다면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다양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현대를 “변화의 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변화는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다. 그럼에도 굳이 현대를 변화의 시대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그 속도 때문이다. 가령 농경사회를 상상해 보자. 그 사회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다. 해충과 익충을 구별하고, 파종시기를 지키고, 하늘과 바람을 살펴 기후를 예측하는 일 등에는 오랜 경험이 필요하며, 이 경험은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전수해야 할 기술이었을 것이다.

 세대와 세대 간에는 전수하고 전수 받아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 존재했던 것으로, 이 사회에서 나이 많은 사람의 경험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윗 세대의 경험은 농경사회에서와 같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늘날 세대 간의 격차는 과거에 비해 훨씬 커졌고, 각 세대가 처한 삶의 조건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렇듯 현대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조건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멀리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를 살펴볼 필요도 없다. 필자가 살아온 인생여정만을 보아도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만 해도 6.25전쟁, 4.19혁명 등등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고, 경제 또한 상상하기 힘들 만큼 성장했다. 1억불 수출을 축하하던 것이 그리 먼 얘기가 아닌 것 같은데 이제는 3천억이 넘는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또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은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 

 여기서 감명 깊게 읽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 스티븐 코비는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내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첫째 “패러다임 전환”의 중요성이다. 책에서는 몇 가지 예를 들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다. 사실 인간의 감각에 당연하게 인식되는 것은 지동설이 아니라 천동설이다. 감각을 중심에 놓는다면 지구가 돈다는 생각은 참으로 기이한 발상이다. 그러나 이 기이한 발상은 우주에 대한 인간의 인식에 혁명적인 진전을 가져왔으며, 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이러한 인식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미국의 발전과 같은 보다 물질적인 측면도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기인했다고 말하고 있다. 수세기 동안 정부에 대한 전통적 개념은 군주제도, 즉 왕은 하늘로부터 통치권을 받는다는 왕권신수설이 그 근본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라는 패러다임을 탄생시켰으며, 이것이 미국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렇듯 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할 만큼 커다란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조직 및 개인의 운명에 적용시켜 볼 수 있다.

 필자는 개인의 삶이나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기에 대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가 닥쳤을 때 방어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이 있고, 기회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다. 이 차이는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가장 중요한 변별점이다. 위기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하는 패러다임이 중요한 것으로,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룬 사람만이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끊임없는 자기쇄신”이다. 스티븐 코비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한 구절을 소개한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간격, 즉 공간이 있다는 것과 우리의 성장과 행복의 열쇠는 우리가 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문구이다. 저자는 인간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는 측면에서 이 문구에 크게 감명 받은 듯싶다.

 어떤 사람의 삶을 보며 그 사람이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맞춰 살았을 뿐, 그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거나 혹은 노력했더라도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주관적인 측면에서는 누구나 최선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으로부터 오는 자극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또는 어느 정도 반응할 것인가는 결코 정해진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 여하에 따라 그 자극과 반응 사이의 간격을 더 넓고 깊게 할 수 있으며, 이 간격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핵심이다. 그리고 이 간격의 폭과 깊이는 끊임없는 자기 쇄신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필자는 현재 수협은행의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업 경영을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사람에 대한 경영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인사를 만사라고까지 하여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는가!

 사람을 평가할 때 필자가 가장 핵심적으로 보는 요소는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소유한 인재라도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느리다면 중요한 업무를 맡기지는 않는다. 변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은 큰 실수를 범하지는 않지만 회사에 이익을 주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현대는 정말 광속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어내야 하며, 이를 위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쇄신하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다윈의 <진화론>에 나오는 다음 구절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친다.
“결국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다. 종국에 살아남는 것은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하는 종이다.” 

 

약 력

· 경기고등학교 졸업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서울대 대학원 졸업(경영학 석사)
· 1969년 외환은행 입행
· 외환은행 홍콩지점 근무
· 외환은행 로스앤젤레스 현지법인 이사
· 외환은행 뉴욕지점 차장
· 외환은행 종합기획부장
· 외환은행 상무이사
· 외환은행 부행장
· 現 수협은행장(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 대표이사)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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