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운·조선 IMO 국제무대 접목시켜 상호 win-win하는 총장 될터”
“우리 해운·조선 IMO 국제무대 접목시켜 상호 win-win하는 총장 될터”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08.03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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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택 IMO 사무총장 당선인
국제사회서 한국 위상 보여준 역사적 사건


▲ 임기택 IMO 사무총장 당선인. ⓒ박종면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한국인 최초로 임기택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당선됐다. 유엔(UN) 산하 국제기구 수장으로는 고인이 된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 쾌거다.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고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한 마도로스. 그는 어릴 적 마산 앞바다에서 다이빙하며 포탄 껍데기를 주워 모으던 마린보이였다. 그가 바다를 무대로 세계를 항해하는 선원을 시작으로 ‘세계 해양 대통령’에까지 오르게 된 것은 필연인지도 모른다.

내년부터 임기택 당선인이 이끌 IMO는 해운, 조선, 해상보안, 해운물류 활성화와 관련한 국제규범을 제정하고 국제적인 현안 해결을 총괄하는 UN 산하 최대 전문기구로 171개 회원국을 가입해 있다. IMO는 선박의 해상 안전, 극지 개발과 보존, 해양 생물다양성 보전, 기후변화 대응 등 해양 안전과 환경보전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그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임기택 전 사장의 IMO 사무총장 당선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준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는 우리 해운, 조선 등 해양산업에 미치는 효과 또한 매우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인 IMO 사무총장 탄생을 위해 국내외에서 지지 활동을 폈던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IMO의 국제규범에 따른 산업계 파급효과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유조선에 대한 이중선체 강제화를 들 수 있다”며 “IMO의 2003년 해양오염방지협약 개정에 따라 단일선체 유조선은 더 이상 운항할 수 없고, 새로 건조되는 유조선은 이중선체 구조를 갖추도록 규제함에 따라 단일선체 유조선의 선가는 폭락해 국내 해운업체는 약 1조 5,000억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고, 반대로 조선업계는 신조 물량 증대에 따라 약 6조의 경제적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전문연구기관에서 추산한 바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이 밖에도 최근 IMO가 전략 이행계획을 채택한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분야가 블루오션시장으로 대두될 전망이며, 극지, 심해저, 해양생물 다양성 등 보존과 개발에 대한 IMO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새 산업시장 형성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중요한 국제기구를 지휘할 임기택 IMO 차기 사무총장 당선인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4년간이며 1회 연임이 가능하다. 임기택 당선인을 BPA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정계, 업계 등의 협업과 지지의 결과라고 임 당선인은 평가한다. 사진은 당선 축하 리셉션. ⓒ박종면

당선소감을 밝혀주십시오.

먼저,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제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저를 길러주신, 또 가르쳐주신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국제해사기구의 선거 결과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의 협업외교의 아주 성공적인 모델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TF를 구성해서 유기준 장관 이하 모든 분들이 땀을 흘리셨고, 외교부에서도 윤병세 장관 이하 조태열 차관님, 신동익 차관보 등 모든 분들이 열심히 하셨고, 또 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한 재외공관의 활동을 아주 열심히 하셨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일종의 모델케이스로 다른 영역에도 전파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히 대통령께서 지난 4월 남미 순방기간 동안, 브라질, 칠레, 페루 등 투표권을 가진 IMO 이사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당초 출마 후보를 내지 않아 중립적이었던 남미 국가들이 우리 후보를 지지하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선주협회 등 민간지원협의회의 지원도 활발히 해주셨고, 정호섭 해군참모총장께서도 관련되는 중남미 국가들에게 협조 서한을 보내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주셔서 이러한 결과를 갖게 되었습니다.

선거전 초반에 상당한 열세를 보였는데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투표권을 가진 40개 이사국 중 30개 가까운 나라를 돌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던 것은 ‘최근 3년 동안 단 한 번도 IMO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과 ‘해사안전을 지키지 않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나라에서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을 맡을 수 있겠느냐’, ‘일본에서 했는데 왜 또 아시아에서 출마하려하느냐’ 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UN 사무총장도 한국인인데 왜 IMO 총장까지 하려고 하느냐고 공격하는 유럽 국가도 있었습니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부산항만공사 사장하면서 바빠서 못 했던 것인데, 비록 회의는 참석 못했지만 1985년부터 30년 가까이 IMO와 관계하고 있다 보니 주요 내용을 거의 파악하고 있고 후보들 중에서 가장 IMO 경력이 많다는 게 장점이 됐습니다. 해수부와 외교부의 협력, 해군, 대통령의 지지 발언 등도 큰 힘이 됐습니다. 선거 브로슈어도 도움이 됐습니다.

선거 당일 1차 투표에서 우리가 10표, 경쟁국인 덴마크가 12표가 나왔을 때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왜냐하면 떨어지는 개도국의 표를 흡수한다는 전략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투표 횟수가 거듭될수록 우리 득표수는 14, 15, 19표로 늘어났고 덴마크는 10, 11, 12표로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인 케냐가 중간에 탈락하고 유럽의 2개국 사이프러스와 덴마크, 그리고 우리가 남게 됐을 때 승기는 기울었죠. 마지막 5차 투표에서 우리는 과반을 훨씬 넘은 26표를 얻어 덴마크를 12표차로 따돌렸습니다.

중진국, 개도국 표를 싹쓸이 한 거죠.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공약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덴마크가 14표를 얻었는데 이사회 40개국 중 유럽이 14개 국가라는 걸 보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거의 다 한국을 지지했다고 보면 됩니다.

▲ 이번 선거 결과는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정계, 업계 등의 협업과 지지의 결과라고 임 당선인은 평가한다. 사진은 당선 축하 리셉션. ⓒ박종면

‘함께하는 항해(A VOYAGE TOGETHER)’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선거공약과 IMO 미션을 어떻게 수행할지 말씀해주세요.

선거 기간 동안 지지를 호소하며 우리 모두가 함께 IMO 규정을 이행해 나간다면 ‘깨끗한 바다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안심할 수 있는 항해’라는 IMO의 사명 실현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첫째, 안전한 항해(Safe Voyage)를 보장하는 것은 여전히 IMO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IMO는 △기국(flag states)의 역할 이행 △조화로운 항만국 통제활동 △인적 요소 및 해양 안전 문화 △연안항해 선박의 안전 △선박 항만 간 인터스페이스(SPI), 해상교통관제 제도, 항로표지 등에 초점을 맞추어 역할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깨끗한 항해(Clean Voyage)입니다. 규정 제정자들과 대중은 국제해운이 해양 생태계의 인식을 더 높이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IMO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 평형수 관리시스템과 같은 분야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조치를 취해 다음 세대를 위한 녹색 미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세 번째는 안심하는 항해(Secure Voyage)입니다. 해상에서의 불법행위는 여전히 인명의 보안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IMO는 △해적피해 예방과 대응 △해상을 통한 불법이민 △사이버 보안 △국제선박 및 항만시설 보안규칙 이행 같은 문제들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취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효율적인 항해(Efficient Voyage)입니다. IMO의 최우선 순위는 안전하고, 깨끗하며, 안심할 수 있는 항해를 보장하는 일이지만 이로 인해 원활하고 효율적인 해상무역이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IMO는 △산업계 관계자들과의 소통의 장 마련 △불필요하거나 편중되고 오래돼 쓸모없는 행정요건 제거 △국제해상교통 간소화 협약 이행 등의 의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활력 있는 국제 무역과 경제성장을 촉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IMO 총장으로서 우리나라 해운산업계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까?

지금 대한민국은 조선기술 역량에서 1위이고 그다음에 두 번째로 해운은 선대 규모가 세계 5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IMO의 전체로서의 이익, 범지구적인 이익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보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해운과 조선에 관한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잘 표준화시켜서 이 내용을 IMO, 국제사회로 갖고 가서 그 내용이 다른 나라에서 수용하고, 또 채용될 수 있는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면 전체 범지구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또 대한민국도 도움이 되는 이런 쪽으로 우리들이 생각을 합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조선기술뿐만 아니라 해운 쪽에서도 R&D(연구 개발) 기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기회를 확대해서 그 과실을 세계와 같이 나누어 혜택을 받도록 하는 전략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IMO 협약이 1,800여 개에 이르는 등 비현실적인 부분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IMO 본부 조직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협약의 문제는 사실 그대로 복잡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중진국이나 개도국들이 따라 오기가 어려운 여건으로 되어 있는데, 이런 협약체계를 좀 더 단순화시켜서 잘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협약이 개정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제 생각은 협약 개정 내용에 대한 가이드북을 만들어 회원국들한테 제공을 하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내부조직의 혁신문제는 일부 혁신계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지금 각 국가 내 조직문제, 인력배분의 문제, 그다음에 정원의 문제, 또 업무관행의 문제 이런 문제들을 조금 더 면밀히 분석해서 회원국들이 잘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체제로 가려고 합니다.

회원국과의 약속 중에 지금 IMO에는 기술과 관련되는, 선박과 해운과 관련되는 주요 정책들도 있습니다.

▲ 임기택 당선인은 부산항만공사 사장 시절 부산항을 허브(HUB)항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MO 사무총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국제기구엔 개도국의 제한이 있습니다. 지식 역량의 제한, 재원의 제한 등 잘 모르는 거죠. 그렇다고 안 따라갈 수는 없고 선진국을 따라야 하니 개도국은 괴롭습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 개도국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도국과 선진국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개도국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무총장이 되고자 합니다. 이것이 선거 공약이기도 했고 이 공약 때문에 개도국과 중진국 표를 끌어 모았다고 봅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격차를 줄이면서 전체적으로 화합할 수 있는 조화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해사기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협약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소통, 대내외 소통을 잘 하자는 것입니다.

유엔 기구와 언론과의 소통에 힘쓰겠습니다.

내년 1월 취임까지 어떤 계획을 구상하고 계신지?

각종 예산 집행, 조직체계, 규칙 등 세부적인 정보를 받아 공약과 연계해서 뭘 할 것인지를 조사해야 합니다. 유엔 전체 시스템 알기 위해 반기문 총장께 인사드리고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가서 선박 쪽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것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항공과 선박, ICAO와 IMO가 유사성이 많습니다.

또한 스페인어 공부를 할 것입니다. 선거기간 동안 스페니쉬와 약속한 것이 있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스페인어로 얘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 외에도 취임까지 남은 기간 동안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세부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우리나라가 지원할 부문은 해양부와 외교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적합한 이행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아울러 IMO회원국의 지역 대륙별 유대관계 강화는 물론, 개도국과 선진국간의 격차를 좁혀 나아가 협력을 더욱 강화 할 수 있는 IMO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 임기택 당선인은 1977년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장교를 거쳐 해기사로 활동하다 IMO연락관(사진)으로 IMO에 첫발을 내디딘 뒤 사무총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부산항만공사 사장으로서 보람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2012년 7월부터 부산항만공사 사장을 맡으면서 가장 큰 성과는 부산항의 허브(HUB)항으로의 정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항을 동북아 최대 허브항으로의 발돋움 시켰다는 것, 배후단지 활성화, 북항-신항 균형 발전, 북항 재개발에 신 국제 여객터미널 개장한 것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공공기관 최초 방만경영 해소에 성공했습니다. 2013년 12월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발표에 따른 비상경영체계 돌입과 방만경영 원천차단을 위한 단체 협약 변경 체결, ‘관련 규정 정비로 2014년 공공기관 최초로 정상화를 이뤘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년에 업무추진비 30%, 경상비 20% 삭감 등 긴축예산 편성했고, 8대 방만경영 원천차단을 위한 단체협약 18개 조항을 전면 개정했습니다. 2급 이상 임직원 임금도 동결했습니다.

부산항(북항) 초유의 부두반납 사태를 운영사 통합으로 해결했고, 전년 대비 2014년 당기순이익 50% 증가로 2004년 설립 후 11년 연속 흑자 경영 실현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고 이후 해양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가할 때 ‘안전 부산항’ 구축으로 ‘국민안전’이라는 국정과제를 선도적으로 실현했습니다.

이런 경영능력을 보여준 것도 이번 선거에서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항운노조와의 관계에서도 협력관계를 끌어내 노사정 관계를 안정시켰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중동호흡기질환(MERS)발생에 따라 및 부산항 확산 방지 노력으로 전염성 질환 확산을 막고 부산항 기능을 유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임 BPA 사장에 거는 기대와 IMO 사무총장으로서의 각오를 밝혀주십시오.

제 후임으로 저보다 더 훌륭한 분이 오셔서 지금 부산항이 안고 있는 현안을 이어서 잘 해결해주시리라 믿고, 저는 차기 IMO 사무총장으로서 새로운 직분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해운, 조선 등 해양분야 산업의 우수한 여건과 기술을 IMO에 접목시켜 IMO 회원국과 대한민국 등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맡은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또한 사무총장 당선을 계기로 선박평형수 처리나 이내비게이션 등 새롭게 떠오르는 해양신산업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해운, 조선 산업 부흥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저의 당선을 위해 뛰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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