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제에도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
해양경제에도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
  • 부경대 김영섭 총장
  • 승인 2015.08.0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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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경대학교 김영섭 총장
지난 4월에 노벨상 수상자가 부경대학교에 왔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일본 나고야대 아마노 히로시 교수였다. 그는 스승인 아가사키 이사무, 나카무라 슈지 등 2명과 함께 세계 최초로 청색 LED를 발명해 LED조명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도록 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이 청색 LED 발명에 대한 논문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때는 1986년이었다. 연구 논문 발표 이후 무려 28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며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처럼 큰 과일을 위해서는 너무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해양에서는 더욱 그렇다. 해양을 두고 ‘인류 최후의 보고’라는 말을 쓴다. 현재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에 닥칠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생각하면 그 해결의 장(場)은 해양밖에 없다는 말이다. 식량문제, 에너지문제, 물문제, 각종 광물자원문제, 기후변화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은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해양뿐이다.

그러나 해양은 우리 인류의 희망에 쉽게 속살을 내보이지 않는다. 우주개발이나 육상자원의 개발 등에 비해 해양개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파도나 조류, 깊은 수심 등으로 그 접근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내부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해양개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초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20세기에 폭발적으로 발전한 정보통신기술을 포함한 응용 거대과학기술의 지속적인 투입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과학기술의 개발이 전제되어야 한다. 해양이 갖는 속성을 간과하고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투자를 꺼리다가 하늘이 주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해양 경제의 창조와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전적인 과제를 발굴하고 지원 육성하려는 국가적인 관심과 장기적 투자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가장 오래 연구해온 부경대는 또 다른 도전의 물살을 헤쳐가고 있다. 국내 최초로 해양생물의 기능성 물질을 이용해 인체 진단 및 치료용 초정밀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해양융복합 바이오닉스 소재 상용화 기술개발 연구’라는 해양생명공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318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이다. 수산해양분야에서 실력과 노하우를 쌓아온 부경대가 앞장서 이끌고 KAIST, 울산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국민대, 삼성병원, 고신대의대 등 연 20여명의 관련 분야 교수들이 참여한다.

연구 목표는 해양생물로부터 광반응성, 생리활성, 생체적합성을 보유한 기능성 물질들을 활용, 바이오 메디컬 공학에 융합 적용함으로써 해양 융복합 바이오닉스 원천기술을 개발해 해양수산 및 보건의료 기술을 첨단화·고도화하고 초정밀 융합의료기기의 상용화 및 국산화하는 것이다.

해양수산자원을 활용한 연구개발 사업 가운데 해양바이오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융합형 바이오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첫 시도로 부산시의 5대 주력산업인 해양과 바이오헬스산업과 일치한다. 해양자원을 바탕으로 동북아 해양수도로 도약하고 있는 부산에서 이번 연구는 새로운 해양바이오닉스 융합 기술로 창조경제 실현은 물론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산분야의 창조와 혁신을 위해서는 현재의 생산기술 중심의 수산에서 탈피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위생 수준도 동시에 높여야한다. 세계 수산선진국이라고 자처하면서도 생산현장과 유통현장을 들여다보면 수산선진국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가장 중요시 되어야할 수산물의 소비 직전 단계에서도 안전성과 편의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시각 변화가 필요하다.

내수도 필요하지만 수출도 고려해서 활어 소비에 치중해 있는 지금까지의 전통적 수산물 소비 형태를 다양화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 수산분야의 고차 가공식품산업도 육성돼야한다.

일례로 전국적으로 깔려있는 횟집 중심의 수산물 소비 형태를 다양화해서 수산물을 꺼려하는 차세대를 친수산물 소비층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수산물을 원료로 하는 몇몇 창의적인 제품들이 개발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희망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수산물을 이용하여 청년층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마련과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하겠다.

창조경제는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일자리·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경제를 말한다. 국민의 창의성과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제 시스템이다.
새로운 해양산업과 전통적인 수산업분야에서의 창조경제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남이 하지 않는 분야에 청년들의 열정과 창의성이 결합되면 다른 어느 분야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현재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양 분야의 창조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를 다시 한 번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회의 초원으로 남아 있는 해양경제의 혁신을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국가는 물론 산업계, 학계, 연구계 모두가 힘을 합쳐 들메끈을 고쳐 신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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