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어
망상어
  • 이두석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 승인 2010.02.0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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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 중 드물게 새끼를 낳는 물고기, 모성애의 대표주자

망상어는 농어목(目) 망상어과(科)에 속하는 연안의 한대성 어종으로, 알을 낳아 수정·부화하는 여느 물고기와는 달리 새끼를 낳는 태생어(胎生魚)이다.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의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고기로 망사, 망싱이, 맹이, 망치어, 망성어 등의 방언으로도 불린다. 

어찌 보면 도미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붕어 같은 망상어는 붕어와 견주어 뒤지지 않을 만큼 잘생긴 몸매와 예쁜 눈매, 미끼를 낚아챌 때 찌를 차고 들어가는 화끈한 입질로 유명하여 낚시꾼들은 망상어를 ‘바다의 붕어’라 일컫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큰놈은 한자 정도이고 모양은 도미를 닮았으나 높이는 더 높고 입이 작으며 빛깔이 희다. 태(胎)에서 새끼를 낳는다. 살이 찌고 연하며 맛이 달다’며 망상어를 소구어(小口魚)라 하였고 속명(俗名)을 망치어(望峙魚)라 소개하고 있다.

어떤 동물이든 새끼를 낳으려면 교미를 하여 수컷의 정자가 암컷의 몸속에 들어가야 하는데, 망상어는 10~12월경에 수컷의 뒷지느러미 전단에 있는 교미기로 암컷의 생식공(孔)에 정자를 넣어준다. 이 교미행동은 순간적이라 2~3초의 짧은 시간에 끝난다.

어미의 배 속에서 부화된 새끼는 어미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5~6개월 동안 성장하여 5~6월경에 6~7㎝ 정도의 새끼로 태어난다. 어느 정도 자란 후 태어나기 때문에 생존율이 그만큼 높다. 따라서 2, 30마리 정도만 낳아도 다음 세대는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 

망상어는 출산 시 새끼의 대부분이 꼬리부터 빠져나온다. 이는 사람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임산부는 난산을 우려하여 망상어를 먹지 않는 관습이 있다.

망상어는 모성애가 강한 물고기이다. 출산 시기에 잡힌 망상어는 뱃속의 새끼를 억지로 쏟아버리는데, 이는 자기는 잡혔지만 새끼는 살려야 한다는 강한 모성애의 발로이자 종족보존의 본능이다.

비린내가 없고 달짝지근하면서도 쫄깃한 맛을 자랑하는 망상어 회는 시장이나 횟집에서도 맛볼 수 없는데, 이는 급하고 참을성 없는 기질 탓에 수족관에 갇히면 금방 죽어버리고, 또한 잡힌 지 오래지 않아 육질이 무르고 푸석해지므로 낚시로 낚아 즉석에서 회를 해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맛보기 어려운 물고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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