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식업의 비전
국내 양식업의 비전
  • 배승철 교수/부경대학교
  • 승인 2008.12.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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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 배승철 양식학과 교수
비전은 희망을 가지고 있을때나 자포자기 하고 싶을 때나 모두 필요하다. 비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마음속에 그리는 통찰력, 선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상상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통찰력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우리 자신의 발전을 극대화하고 국가산업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양식산업은 80년대의 발전기와 호기를 거쳐서 지난 20여년간 너무나 많은 어려운 상황들을 거쳐오면서 성장해 가고 있다. 2008년 새해의 아침도 2007년의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치고야 서서히 어두운 무자년의 새벽을 밝히며 동이 터져 우리를 비추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 이다.

 지난 정해년 연말에 발생한 태안의 기름유출사건은, 우리 양식산업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태안지역은 물론 서해안 지역 양식인들 뿐만 아니라 전국의 양식인들에게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안겨주며 무자년 새해를 맞이 하도록 했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들은 자원봉사를 통하여 신속한 위기대처능력을 발휘하였고, 손해를 입은 지역민들과 양식인들을 위로하는 등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감동을 자아내었다. 

 우리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우리 민족 특유의 동참과 유대감을 통하여 위기대처능력과 공존에 관한 국민 연대의식을 보여주곤 한다. 태안의 지역주민과 양식인들에게는 앞으로 고통의 기간이 더 남아 있음을 알고 있다. 이러한 이들의 고통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위하여, 정부와 관련 단체들은 합심하여 이번 사건을 한국양식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삼아 해당지역의 기름 방제작업과 피해보상이 지속적이며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향후 국내 양식산업의 새로운 발전모델 제시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중요시되는 ‘청색혁명’이라 일컬어지는 ‘해양양식산업’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 수산양식산업을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Alvin Toffler 박사와 이미 고인이 되신 Peter Drucker 박사 같은 저명한 미래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산업분야로 해양양식산업을 꼽고 있으며, 실제로 양식산업은 지난 20년간을 년간 20% 이상의 고도 성장으로 IT 산업다음으로 빠른 성장속도를 유지 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의 양식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거기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수산식품의 공급은 양식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외국의 미래학자들의 글을 인용하지 않아도 지난 20여년간의 수산어업과 양식산업의 변화추이만을 보아도 양식산업이 진정 청색혁명으로 일컬어 지는 중요한 21세기 미래 식량산업이라는 것을 보통사람이면 다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양식산업의 비젼이 희망으로 다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새로운 국내 양식산업의 비전을 제시하기 전에 우리가 한국양식산업에 희망과 가능성을 보면서 비전을 제시 했으면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수산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은 일년에 약 5000만톤의 총 먹거리(식품 및 음료) 중에 10%인 500만톤을 수산물이 차지하고 있음을 이해 해야 한다. 현재 연간 수산물 500만톤 중에 160여만톤은 잡는 어업에서 100여만톤은 양식산업에서 그리고 나머지 240여만톤을 외국에서 수입해서 소비한다고 보면 거의 정확 하다. 물론 정식으로 통계에 잡혀 있는 수입 수산물은 180여만톤으로 60여만톤은 종합적인 다른 통계들을 찾아 보거나 아니면 일반인들 또는 수입상들이 기록되지 않은 상태로 들여오는 수치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산물 500만톤 소비는 향후에 당분간은 소폭 증가 또는 현상 유지를 하고 이후에는 인구의 구성 변화추이에 따라서 변화를 할 것 입니다. 오랫동안 원양어업을 늘리고 연근해 자원조성을 통하여 연근해 어업량을 늘리겠다고 발버둥을 쳤지만 지난 수십년간의 통계치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원양어업과 연근해 어업이 줄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원양어업증가와 연근해 자원조성에 의한 연근해 어업량 증가를 통해서 국민의 수산물 먹거리 공급을 지속적으로 감당하겠다는 기존의 수산정책방향은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은 원양과 연근해 어업량은 현상유지 또는 지속적인 감소를 예측 하면서 양식산업을 전략적으로 발전시키므로써 증가되는 국민의 수산물 수요를 감당하거나 수출을 증가 시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양식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하고, 선택과 집중에 의한 양식산업의 발전을 유도 해야 우리 대한민국이 진정한 양식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양식어민들도 생산종별로 생산자 협회를 만들고 생산이력제, 공동 출하, 생산총량규제, 생산자조합의 직판장 운영 등을 통한 조합의 선진화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또한, 산학연은 공동으로 전략종별 육종, 사료 및 어병 연구 그리고 다양한 양식산업의 발전모델을 제시하여, 관련 분야의 연구 및 컨설팅 업무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 질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다. 만약에 이렇게 생산자들이 포함된 산학연이 함께 최선을 다한다면, 국내 양식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면서 국가 식량 기간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양식 선진국인 노르웨이의 경우 연어양식을 통하여 최근에는 연간 100만톤 이상을 생산 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르웨이의 양식관련산업은 원유관련산업 다음으로 국가발전을 주도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지난 30여년간의 육종, 사료 및 어병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투자를 통하여 2.5kg 짜리 연어를 9개월에서 1년 이내(20년 전에는 2.5kg 연어를 18개월)에 길러낸다. 

 더욱이, 노르웨이는 이러한 연어생산노하우를 칠레에 수출, 현재 60만톤 이상의 연어생산을 자연환경이 좋은 칠레에 기술과 자본의 이식을 통하여 하고 있다. 또 연어의 생산과정에서 축적된 연구 노하우를 이용하여 차세대 양식품종으로 대구를 선택하여 제2의 국가 양식 전략종으로 선택 하고 집중적으로 지원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넙치 등 몇가지 양식품종을 전략종으로 선정해 이를 집중 육성한다면 현재 기술적으로나 수질환경 및 다른 여건상 일본이나 중국보다 경쟁력우위에 있는 양식품종들을 우리가 지속적으로 비교우위를 점하면서 향후 장기간 세계최고의 전략 양식생산물로 발전 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관련 산업과의 융합발전연구가 필수적이다. 양식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지고, 합리적인 발전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총체적으로 이루어 진다면 한두가지의 양식산업발전 모델을 통하여 우리나라가 양식 선진국으로 도약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약 력
·캘리포니아 대학교(UC Davis) 수의과대학  대학원 영양학박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조교 및 연구원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  책임연구원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 및 객원조교수
·국립부경대학교 양식학과 학과장/부속어장장
·부경대학교 사료영양연구소 소장(학진선정 중점연구소, 02-04)
·세계양식학회(WAS) APC 이사(02-06), WAS 본부 이사(03-06)
·2008년 IBC 선정 세계적 과학자 100인
·현 뱀장어 연구회, 비전21양식포럼 회장
·현 세계양식학회(WAS) 회장당선자(06~07), 회장(07~08)
·현 국립부경대학교(구 부산수대) 양식학과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및 교수

 


200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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