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와 화진포의 성
겨울바다와 화진포의 성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10.02.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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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황금물결 찰랑대는 정다운 바닷가, 아름다운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아....”
40여 년 전 유행했던 이 노래 덕분에 더 많이 알려진 동해안 북단 화진포.

화진포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와 죽정리에 연접해 있는 화진포 호수와 해수욕장을 아우르는 말이다. 화진포 호수는 바다 바깥에 생성된 석호(潟湖)로 동해안에서 가장 큰 호수로 손꼽힌다. 그 둘레는 16킬로미터.

화진포 호수와 실개천으로 연결되는 화진포 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청정 해수욕장.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무공해 일급 해수욕장으로 소문나 있다. 화진포는 바다와 호수, 해안의 기암괴석과 우거진 송림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겨울 화진포에는 큰고니와 혹고니, 독수리 등 수십 종의 철새들이 모여들어 볼거리를 더해준다. 화진포는 이처럼 빼어난 경관 때문에 예로부터 별장지로 각광을 받아왔다.

화진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석조건물이 있다. 1948년부터 1950년까지 김일성이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와 함께 여름 휴양지로 사용했고, 공산당 간부들도 이용하였다 한다. 사람들은 이를 ‘김일성 별장’이라 불러 왔다. 최근 개보수 하여 지금은 ‘화진포의 성(城)’이라 이름짓고, 한국전쟁과 북한 관련 자료를 전시하여 인근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과 함께 역사안보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화진포에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화진포 관광지구 내에 있는 해양박물관도 좋은 볼거리. 각종 패류, 갑각류, 산호류 등 패류  4만 여점이 전시되어 있고, 어류전시관 수조에는 수중생물 3000여 마리가 있다.

화진포 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거북모양의 금구도는 광개토대왕능이라는 자료가 발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구도를 바라보며 북쪽으로 해안 도로를 따라 돌면  초도 포구가 나타난다. 고만 고만한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이 포구는 여름 피서철에는 관광객들이 어업인과 수산물 직거래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초도 포구를 뒤로 하고 모퉁이를 돌면 초도리가 나온다. 화진포해수욕장에 인접해 있는 초도리는 한 여름, 화진포를 찾는 사람들의 민박촌이 되기도 한다. 

어느 누가, 여름 바다는 작열하는 햇볕 속에서 젊음과 낭만을 즐기기 위해 찾는 것이고, 겨울 바다는 그 여름에 만든 추억을 더듬어 보기위해 찾는다고 했던가. 활기 넘치는 여름과는 달리 겨울바다는 고즈넉함이 매력이다. 여름보다 그 푸름이 더 짙게 느껴지는 겨울바다와 화진포 관광 지구를 돌아보고, 겨울 찬바람에 식은 몸은 초도리 민박집 따뜻한 아랫목을 찾아 녹이면 겨울바다의 추억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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