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있는 유물 DB화 해 10대 해양문화강국 구현하겠다”
“흩어져 있는 유물 DB화 해 10대 해양문화강국 구현하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06.29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재학 국립해양박물관장
충무공 계초 등 소장…전 세계 해양박물관 네트워크 형성


▲ 손재학 국립해양박물관장. ⓒ박종면
손재학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국립해양박물관장으로 돌아왔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지난 4월 20일 국립해양박물관법에 의해 공공기관인 특수법인으로 공식 출범했고 손 전 차관은 이 박물관의 초대 관장에 취임한 것.

국립해양박물관은 지난 2012년 7월 해양문화와 해양산업의 유산을 발굴, 보존, 연구 및 전시함으로써 해양문화의 진흥과 해양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관했다. 그리고 공공기기관 전환 전까지 해수부 국립해양박물관 운영지원단 형태로 운영돼 왔다.

국립해양박물관은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에 위치해 있으며 부지 45,386㎡, 연면적 25,870㎡(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국내 5대 국립박물관이다.

손 관장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해양유물을 찾아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하고, 관련 기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나아가 손 관장은 전 세계 해양박물관을 국제 네트워크로 이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해양박물관의 허브가 되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관광산업과 연계하겠다고 한다. 국립해양박물관의 기반을 다지고 국립해양박물관의 미래 비전인 세계 10대 해양문화강국을 구현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이 정도면 초대 관장으로 3년간(임기 동안) 할 일로 충분하지 않겠냐고 손 관장은 반문한다.

정무직 공무원에서 물러나 고향이자 해양수산 수도 부산에서 해양수산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는 손 관장을 <현대해양>이 만났다.



차관 퇴임 후 고향이자 해양 수도인 부산으로 돌아왔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차관에서 물러나 부경대학교 석좌교수로 강단에 서고 특강 다니고 글도 좀 쓰고 토론회 행사 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부경대에서는 올해 정교수가 됐습니다.

그런데 특수법인으로 출범하는 국립해양박물관의 기반을 다질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차관했던 사람이 하기에 격이 안 맞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 일은 명예롭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기에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운영의 기반을 닦고 기초를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많긴 하지만 해양과 관련된 일을 계속할 수 있어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수산과학원장 할 때 부산에 있었고 다시 부산으로 왔는데 모임에 가면 저더러 복학생이라고 합니다. 다시 돌아왔다고(웃음).


해양박물관은 어떤 곳이며 대표적인 소장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국립해양박물관은 국내 5대 박물관에 들고 매년 100만 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아옵니다. 세계적으로 박물관이라 하면 루부르 박물관을 최고로 꼽고 해양 박물관은 모나코 박물관을 으뜸으로 칩니다. 모나코 박물관은 지중해 여행 경로에 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곳입니다.

우리 해양박물관은 접근성보다 특색있는 유물을 소장하고 개성있는 전시를 한다는 콘셉트로 유수한 세계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입니다. 지금은 해양역사, 해양문화, 해양산업까지 아우르며 종합박물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만 다른 박물관에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콘셉트를 우리 박물관에 대입시키려 합니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충무공 계초(忠武公 啓草)라는 것이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 때 당시의 정황을 비롯해 조정에 올린 장계(狀啓) 68편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대표적인 것으로 메카토르 도법으로 편찬된 세계 최초 해도첩,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영국 지구의와 천구의, 이순신 장군의 글을 모아 간행한 이충무공전서(한국), 세곡을 익산에서 서울까지 배로 운반한 기록인 조행일록 등이 있습니다.

해양박물관의 공공기관으로 전환 의미는 무엇입니까?

박물관의 공공기관으로의 출범은 민간의 전문역량을 투입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박물관은 전문성있는 조직체가 주체가 돼야 하는데 국가가 운영하면 순환 보직인사 때문에 전문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법인화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조직 편제는 기존 관장 아래 2개 과였던 것이 운영본부와 경영기획실, 학예연구실 등 1본부 2실 7팀으로 재편됐습니다.

같은 일을 하면서 예산만 많이 달라는 것 아니냐며 국회에서 공공기관 전환을 반대했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공공기관 전환으로 일이 많아지고 비용도 늘어나겠지만 늘어나는 예산은 발로 뛰어 기부금을 많이 확충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유료화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유료화로 관람객이 적게 온다면 기본취지와 안 맞으니까 기본 입장은 무료로 하고 특별전시 같은 것만 유료로 합니다. 기존에도 4D 영상관은 유료였습니다.

▲ 국립해양박물관은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에 위치해 있으며 부지 45,386㎡, 연면적 25,870㎡(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국내 5대 국립박물관이다.

관장을 공모절차 없이 임명했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초대관장은 추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관장 임용절차 추진 시 준용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임원후보자 선정절차는 공개모집, 추천방식, 양 방식의 병행 등 3가지 방법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반드시 공개모집을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의 경우, 설립위원회에서 관장후보자 선정을 추천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위원회가 복수 3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이 임명한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공모절차를 무시하였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닙니다.

법인 출범 초대 관장이라 대외적인 관계라든가 운영의 묘라든가 기틀을 닦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바다를 알고 정부와 해양수산계에 몸담아온 제가 선택된 걸로 압니다.

기획전시는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해양박물관은 그 동안 ‘나의 바다,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역사 속의 우리 해양력과 해양의 가치 및 미래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다양한 전시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개관 이후 현재까지 345만 명이 관람하는 등 국민과 함께 하는 해양문화 공간으로 자리 매김 중입니다.

박물관 2층 상설전시장에는 ‘대항해시대’를 주제로 상설 전시를 마련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중국의 대항해가인 정화, 이탈리아의 탐험가 콜럼버스, 포르투갈의 탐험가 마젤란, 우리나라 해상왕 장보고, 충무공 이순신까지 해양과 관련한 인물을 소개하는 전시장이 될 것입니다.

이 상설 전시장은 부산을 많이 찾는 관광객, 특히 그중 80%가 넘는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외국인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관광산업과 연계가 됩니다. 그러면 박물관도 관광산업과 지역경제에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는 거죠.

또 극지(極地)와 관련해 극지 연구에 앞서가는 노르웨이와 함께 여는 ‘남·북극 특별전’도 추진합니다.


박물관 운영방향과 각오를 밝혀주십시오.

예를 들어 임진왜란 해전사의 경우 사료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해군에도 있고 현충사에도 있고 여기에도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통영, 아산, 부산 등지에 각각 흩어져 있습니다. 또 발굴되지 않은 것도 많고요.

동해와 독도를 우리 영토로 정확하게 표기한 해도 등 어떤 사료가 어딨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 산재한 해양유산 관련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가치있는 해양유산을 일목요연하게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국내 박물관 간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모나코 해양박물관 등 세계 유명 해양관련 박물관과 네트워크도 구축할 생각입니다. 우리 해양박물관이 전 세계 해양박물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중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세계 박물관 간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교환 전시, 학술 세미나 등도 개최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네트워크를 주도해 사무국을 이곳에 두면 부산이 세계 해양문화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발로 뛸 것이며, 새로운 해양유물을 발굴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새 유물 발굴을 위해 자료 구입도 하고 기증도 받고 있습니다.

국민들께 하고픈 말은?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이 바다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해양강국을 꿈꾸면서도 해양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누리지도 못했습니다. 해양은 문화로써도 또 산업으로써도 그 중요성이 더없이 강조됩니다.

문화 영역에서의 해양은 우리 생활양식이자 삶 자체이고, 산업 영역에서의 해양은 우리가 누려야 할 자원의 보고(寶庫)이면서 동시에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줄 원동력입니다. 해양문화 진흥과 해양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우리 다짐은 법인으로 전환된 국립해양박물관이 해야 할 고유임무입니다.

국립해양박물관의 미래 비전인 세계 10대 해양문화강국을 구현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해양 관련 자료 구입과 기증에 관심 가져주시고 박물관 관람 또한 부탁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