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해안강망수협, 926억원 결손금 전액 정리하고 ‘경영정상화’ 선포
근해안강망수협, 926억원 결손금 전액 정리하고 ‘경영정상화’ 선포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06.29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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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해안강망수협 김재현 조합장
22년 만에 배당 실시…조합장 대표로 모범사례 발표


▲ 근해안강망수협 김재현 조합장. ⓒ박종면
김재현 근해안강망수협 조합장이 지난달 수협연수원에서 열린 ‘수산정책워크숍’에서 김임권 중앙회장을 비롯, 전국 수협 조합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합운영 모범사례 발표를 했다. 수협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근해안강망수협은 얼마 전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미처리 결손금을 모두 상환하고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뿐만 아니라 근해안강망수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위 조합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5년 연속 수위 자리를 차지했다. 전반적인 금융환경 불안정과 경기 침체 현상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근해안강망수협의 미처리 결손금 상환을 위한 도전은 13년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2년 정부가 외부 전문기관에 수협 경영평가를 의뢰, 자본잠식 조합을 퇴출하려는 작업이 진행됐던 것. 이 중 1순위로 분류된 조합이 근해안강망수협이었다. 당시까지 뜻하지 않은 외환위기와 금융사고는 조합을 존폐의 위기로 몰아갔으며, 2003년 말에는 미처리결손금이 926억원까지 치달았다. 그러나 근해안강망수협은 회생할 수 있다는 경영정상화 계획을 만들어 정부를 설득, 퇴출조합에서 가까스로 제외될 수 있었다. 당시 조합장은 소수웅 15대 조합장이었다.

김역 지도경제상무는 “소 전 조합장님이 직원들과 밤늦게 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을 만드느라고생 많이 하셨고 김재현 현 조합장님은 허리띠 졸라매고 정상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고 애를 많이 쓰셨다”고 말했다.

5년 연속 당기순이익 수위

김역 상무의 회고와 같이 소 조합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김재현 조합장이 개혁과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미처리 결손금 전액을 상환하는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김재현 조합장은 “정부의 경영개선자금을 지원받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겪어야 했던 엄청난 고통과 역경의 시기를 해쳐올 수 있었던 것도 과거의 명성을 재현하고 건전복지조합으로 나가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와 희망이 있었기에 시련을 당당히 극복할 수 있었다”며 “과거 모든 사람들은 안강망수협이 통폐합되거나 없어질 것이라고 했으나, 조합원과 임직원 모두가 하나 되어 조합을 살리겠다는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 정부의 지원자금을 모두 상환하고 흑자로 전환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근해안강망수협은 어느새 다시 모범조합이 됐다. 작년의 경우 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국 회원조합 중 1위를, 예탁금과 대출금부문에서는 3위의 영예를 얻었다.

조합은 지난 3월 정기총회를 통해 2014년도 결산을 하면서 ‘2005~2014년 950여억원 수익을 달성, 1994년 금융사고로 발생된 926억원의 결손금을 전액 정리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뤘다’고 밝혔다. 4월 22일에는 ‘부실우려조합 해제 및 적기시정조치 종료’ 공식통지를 중앙회로부터 받았다.

또한 근해안강망수협은 22년 만에 조합원 배당을 실시하며 건전복지조합으로 발돋움하는 등 경이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배당금은 이용고 배당 5억 9,000만원, 출자배당 1억 1,000만원 등 총 7억원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조합원 1인당 약 600만원의 배당금이 돌아간 것이다.

때마침 올해는 조합 창립 50주년으로 반세기 발자취를 기록한 ‘조합50년사’를 발간하고 지난 4월 27일 서울 발산동에서 조합원, 임직원, 내빈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조합 경영 정상화 선포 및 50년사 편찬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합은 그동안 적자조합이라는 오명을 떨쳐내고 경영 정상화를 이룩했음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하고 100년을 준비하는 경영비전을 발표했다.

▲ 김재현 조합장이 전국 수협 조합장 앞에서 모범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박종면

“임직원 노력과 이해 있었기에 가능”

김재현 조합장은 “미처리 결손금을 모두 상환하는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과 임직원의 화합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임직원들의 희생이 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매년 1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상환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급 외의 각종 수당, 상여금 등을 모두 포기하고 오로지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임직원들의 노력과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김 조합장은 “결손금 상환 과정에서 안타까웠던 것 중의 하나가 비경제적인 점포를 정리하고 자산을 매각한 것”이라며 “냉동공장 등의 자산을 헐값에 처분하는 게 너무 아까웠다”고 회고했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필요한 지도경제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늘 미안했다”며 “경영정상화를 이룸에 따라 목포, 군산 등에 수산물 가공공장 설립 등을 생각하고 있다”며 상호금융 중심의 체질을 개선해 조합원들에게 좀더 도움이 될 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근해안강망수협은 본소가 위치한 서울 강서지점을 비롯, 전국에 11개 지점이 있으며 군산, 목포, 여수 등 3개 도시에 지도팀을 각각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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