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포성 와인
발포성 와인
  • 이주/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 승인 2009.10.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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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수산물>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가서명이 10월에 이뤄진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는데 외교부 FTA(Free Trade Agreement) 교섭대표는 한국과 EU 양측이 협정문 가서명을 2009년 10월 중에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말하고 있다. 농·식품 분야에서 샴페인, 파마산 치즈 등 특정지역이 상표의 일부가 된 ‘명품’이 많은 EU가 지적 재산권의 하나로 ‘지리적 표시’ 보호를 강조해 한국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철시킨 것도 한미 FTA와는 다소 다른 점이다.

 샴페인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3가지가 있다. 화이트와인용 포도인 샤도네이(Chardonnay), 레드와인용 포도인 피노 누아(Pinot Noir)와 피노 뮈니에르(Pinot Meunier)를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샴페인은 두 가지 포도품종 이상을 섞어 와인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샤도네이만으로 만드는 경우 생산된 샴페인을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이라고 부르며 피노 누아, 또는 피노 뮈니에로 만든 샴페인은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s)’라고 한다. 한편 샴페인 이름에 사용되는 ‘퀴베(Cuvee)’라는 단어는 첫 번째 압착에서 얻은 가장 좋은 포도즙으로만 만들었다는 것으로 최고급 샴페인을 뜻한다. 

 한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포가 있는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샴페인과 발포성 와인간의 관계는 코냑과 브랜디의 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코냑은 브랜디이지만 모든 브랜디가 코냑이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코냑지방에서 생산된 브랜디만이 코냑으로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샴페인도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샹파뉴지방에서 만든 발포성 와인만이 샴페인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럼 샹파뉴지방이 아닌 다른 프랑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발포성와인은 무엇이라고 부를까? 프랑스에서는 샹파뉴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발포성 와인을 크레망 또는 뱅 무쏘로 불리고 있다.

 발포성 와인은 17세기 후반 돔 페리뇽 수도사에 의해 처음으로 생산되었다. 돔 페리뇽은 샹파뉴 지방의 오빌리에 수도원의 와인 담당 수도사였는데, 당시에는 지하의 와인 저장고에서 가을에서 겨울사이에 만든 와인이 발효가 완전히 되지 않아 봄이면 숙성 중이던 와인이 가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병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발효 중이던 효모가 겨우내 활동을 멈췄다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다시 활동을 시작, 남은 당분을 2차 발효해 탄산가스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수도사 돔 페리뇽은 2차 발효된 와인을 시음해본 결과 그 특별한 맛에 탄복하여 그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두꺼운 병과 철사로 뚜껑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방법을 고안하여, 발포성 와인이 탄생하였다.

많은 분들이 질문하는 내용 중에 하나는 “샴페인과 와인은 다른 종류의 술입니까?” 라고 종종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하곤 한다. 샴페인과 와인의 공통점은 포도를 이용하여 만든 술이며 차이점은 와인은 기포가 없는 반면 샴페인은 기포가 있다고 설명을 해 드리고 있다. 한국사람들은 와인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거나 문화인으로 대접받기 위해 너무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샴페인 및 발포성 와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즉 샴페인이나 발포성 와인은 반드시 축배에 사용하는 와인으로 알고 있거나 식전주로 먹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샴페인이나 발포성 와인은 와인 그 자체의 맛도 훌륭할 뿐 아니라 드라이한 샴페인이나 발포성 와인은 지방질이 많거나 육즙이 풍부한 고기와 같이 먹더라도 아주 훌륭한 마리아주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발포성와인은 스푸만테(Spumante)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는 스푸만테 외에도 약발포성와인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주로 이탈리아 북부의 피에몬테지역에서 많이 생산하는데 포도품종은 모스카토이다. 피에몬테(Piemonte)는 ‘산기슭에 위치한 땅’ 이란 뜻으로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도중에 몽블랑을 통과하는 터널을 지나면 아름다운 산악지대가 나타나는데, 이 지역이 바로 피에몬테 지역이다. 여름에는 덥고 가을에는 선선하여 포도 재배에 적당한 지역이며 발포성 와인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는 유명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라는 최고급 등급인 DOCG 레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피에몬테의 아스티지역에서 약발포성 와인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상표에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라고 적혀있다. 알코올 함량도 5.5%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맥주와 비슷한 알코올 농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과일향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므로 알코올 성분 때문에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분은 마시기에 무난한 술이라 할 수 있다.  

 발포성와인을 마시기 위해 사용하는 글라스는 소서형과 플루트형 두 종류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식사와 같이 마시는 잔은 플루트형(Flute)으로 입구가 좁고 가늘고 긴 형태로 기포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소서형(Saucer)은 건배형으로 파티나 축하가 이루어지는 자리에 주로 사용하던 잔이었으나 현재에는 소서형 대신 플루트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발포성와인은 당도에 따라 단계별로 나열하면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브뤼(Brut), 엑스트라 섹(Extra Sec), 섹(Sec), 드미 섹(Demi Sec)으로 구분되며, 당도가 가장 높은 것은 두(Doux)로 분류된다.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는 당도를 0~6g, 브뤼(Brut)는 0~15g, 엑스트라 섹(Extra Sec)은 12~20g, 섹(Sec)은 17~35g, 드미 섹(Demi Sec)은 33~50g을 함유하고 있으며, 당도가 가장 높은 두(Doux)는 50g 이상을 함유하고 있다. 발포성 와인을 마시는 온도는 6~8℃가 적당하며 플루트형의 글라스에 2/3정도 채워 2회에 걸쳐 와인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이 발포성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발포성 와인을 알맞은 온도로 맞추기 위해서는 마시기 전 1시간 동안 냉장고에 넣어 온도를 맞추기도 하나, 가장 적당한 방법은 물과 얼음을 채운 와인 버켓(Wine bucket)에 발포성 와인을 30분 정도 담아두어 6~8℃가 되도록 두는 것이다.

 새우, 게, 바다가재 요리에는 당도가 브뤼인 발포성 와인이 적당하나 마늘과 향신료가 많이 첨가된 해산물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발포성 와인은 달걀이나 버섯요리와 궁합이 잘 맞아서 오믈렛이나 삶은 달걀에 함께 마시면 그 맛이 일품이다. 발포성와인이나 샴페인은 생선회나 초밥에도 좋은 궁합을 보여주지만 굴과 홍합, 새우, 패류의 패주 등과 같은 요리에도 좋은 마리아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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