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을 중심으로 한 창조 어촌·어장 융합개발 필요
어항을 중심으로 한 창조 어촌·어장 융합개발 필요
  •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 승인 2015.05.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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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어촌은 어장이 있는 바다와 인접하여 어촌만의 공간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바다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은 그 효과성이 미진하게 되어 있어 어촌, 어항, 어장을 일체형으로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건강한 생태계의 어촌은 수산현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수산업을 배려하지 않은 어촌개발은 핵심원료를 빼고 합금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될 때 정체불명의 괴물질이 만들어지거나 독성물이 만들어 지고 만다.

그동안 지역개발에서 어촌은 마지막 적용지였다. 도시에서의 성공한 모델을 농촌에 대입하고 또 농촌에서 도입된 모델을 어촌이 차용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어촌개발을 농촌개발의 곁다리 정도로 여기는 시각이 내외부적으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진국형 생태순환 지역개발 모델을 만들어 내기 용이한 곳이 어촌이다. 우리나라 어촌이 반농반어가 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농촌과 큰 차별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어촌의 공간적 특성은 농촌과는 명확히 다르다.

농촌은 산업공간과 생활공간이 대체로 구분되어 있는 경우도 많지만 어촌의 경우는 어항을 중심으로 산업공간과 상업, 관광 그리고 생활공간이 혼재된 대단히 복잡하고 집약된 공간이 연출된다.

그런데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어촌개발사업을 살펴보면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고려한 융합형 개발보다는 관련 법이나 제도 또는 행정체계에 따라 공간을 제한하고 그에 따른 개별적 개발이 주로 많았다고 보여진다.

어항의 인프라 구축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안전수용률이 2013년 말 기준으로 80.3%에 달하고 있다. 다기능어항 개발 등 이용 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신선한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또 지방어항, 어촌정주어항 등 소규모 어항들도 지속적으로 건설되고 있다.

어장은 바다목장과 바다숲 개발 등 자원조성사업들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양폐기물 처리 등 어장환경개선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반시설도 꾸준히 지원되고 있으나 어촌의 상당한 사업들이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방파제와 물양장 건설에 투입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어촌에 대한 투자는 전통적 하드웨어 중심의 양적지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이러한 시설물의 유지관리와 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질적관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

최근 들어 질적으로 높은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으나 공간적 구별을 통한 단위사업별 테마형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 어촌, 어항, 어장의 통합 개발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먼저 공간간의 일체된 생태계의 건강한 순환고리가 만들어져야한다고 본다. 어촌, 어항, 어장이라는 것이 크게 보면 연안역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공간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이 어촌과 농촌을 구별 짓는 또 다른 공간적 특성이기도 하다.

사전적 의미로 생태계란 공간에 머무르는 생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세계를 말하는데 건강한 생태계란 환경적으로 자연적인 순환시스템이 작동하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한 어촌생태계란 자원, 산업, 사람이 조화롭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건강한 어업인들이 잘 조성된 어장에서 조업을 해서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어항에서 어획물을 신속히 양륙하고 유통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고 생활환경이 쾌적한 어촌에서 편하게 휴식과 일상을 보내는 상태. 이렇게 건강한 공간조성이 이루어지면 외부 도시민들과도 공유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연안공간의 건강한 생태계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어촌, 어항, 어장을 상호 연계시키는 공간 디자인이 실시돼야 한다. 종합적인 시각에서 소프트웨어와 휴먼웨어를 배려한 착한 하드웨어를 조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해당공간의 주 이용자인 지역 공동체를 배려한 디자인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설계의 중심은 어항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항은 어장과 어촌을 연결하는 축의 역할을 하는 핵심공간으로 앞서도 말했듯이 그동안 수산업 기반시설로 어항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기존에 조성된 규모가 있는 어항을 위생, 안전, 환경, 청정에너지, 생력화 등이 고려된 고기능의 산업 공간으로 재창조하여 지역경제의 핵심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또 어장에서 생산되는 어획물의 특성을 감안한 어항 기능을 보강하여 어장과의 연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수산업을 기반으로 한 생력화가 용이하도록 산업공간을 재구성하고 지역 주민의 생활공간 또한 집약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친수공간에 대한 국민적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 해양휴양공간도 마련해야 하며 전체적으로 문화가 깃들 수 있도록 한 배려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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