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장관 성공의 필요충분조건
유기준 장관 성공의 필요충분조건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15.05.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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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복은 知足과 利他에 있음을 깨달아야

▲ 김성욱 본지 발행인
참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상식(常識)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본성(本性)이 탐욕(貪慾) 그 자체라는 생각마저 든다. 평화로운 사회는 정의와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 다시 말하자면 이성적 판단이 인간의 탐욕을 제어(制御)할 수 있는 그러한 사회를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불행한 사회는 이기심과 탐욕이 넘쳐나는 사회라는 얘기다.

지난 해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이 더 행복해지기 위한 10가지 방법을 얘기한 적이 있다. 첫째로 다른 사람의 삶을 인정하라. 둘째 관대해져라. 셋째 겸손하고 느릿한 삶을 살아라. 넷째 식사 때 TV를 끄고 대화하라. 다섯째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하라. 여섯째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줘라. 일곱번째 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하라. 여덟번째 부정적인 태도를 버려라. 아홉번째 자신의 신념과 종교를 강요하지 말라. 열번째 평화를 위해 노력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요약하면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라는 것이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도 인간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을 지족(知足)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이타(利他)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파(說破)한다. 나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것이 있어야 저것도 있다’는 법계(法界)의 이치를 깨달아야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가르친다. 나의 참다운 모습, “참 나”를 찾아 수행하고 마음을 닦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첩경이라고 말씀하신다.

공자(孔子) 역시 논어(論語)의 안분편(安分篇)에서 ‘知足者 貧賤亦樂 / 不知足者 富貴亦憂’라고 했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비천한 삶을 살아도 즐거울 것이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귀영화를 누려도 역시 근심 걱정으로 살아갈 따름이라는 말씀이다.

우리나라가 개인소득 2만불 시대를 갓 넘어선 지난 10년 동안 극심한 이념적 갈등과 흑백논리에 휩싸여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불행한 삶을 살아왔던 게 사실이다. 옳고 그름의 이성적 판단은 종적을 감추고 “네 편, 내 편”이라는 이분법적(二分法的) 사고에 몰입함으로써 국가 발전의 동력마저 상실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다.

자신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자학적(自虐的) 보상심리(補償心理)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불행의 근원을 나에게서 찾는 “참 나”의 성찰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 사회를 이처럼 불안하고 부패하게 만든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먼저 찾아보도록 해야한다는 얘기다.

세월호 참극이 발생한 지도 어느새 일년이 넘었다. 억울한 죽음, 꽃다운 영혼을 위해서라도 이쯤에서 멈춰서야 한다. 기술적 어려움과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한 정부의 결단을 믿고,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사람들이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세월호에 대한 피로감을 더 이상 가중시키는 것은 유가족을 포함해서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의 죽음이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데 작은 밀알이 되도록 모든 국민이 합심해야 할 것이다.

규제 혁파, 해양환경 변화에 걸맞는 법령개정 시급하다

우여곡절 끝에 박근혜 정부 세 번째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하였으나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세월호 비극만 보이고 장관의 그림자는 보이질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세(實勢)장관이라는 기대감이 더 큰 불만으로 변질될 경우, 그 피해는 오롯이 해양수산계의 몫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어느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유기준 장관의 정치적 역량에 기대와 성원을 보내는 소이(所以)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난 4월 24일 국회상임위원회 보고자료에는 그동안 누적되어온 해양수산계의 핵심과제들을 빠짐 없이 기록하고는 있으나,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해묵은 문제점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대응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끊임 없이 반복되고 있는 해난사고의 근절을 위한 핵심적 대책이 규제 일변도로 편중되어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정부의 신조선 대체 사업도 느린 걸음으로 꾸준히 추진돼 왔지만 영세사업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미흡했던 점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객선이든 어선이든 간에 선령만을 규제의 기준으로 삼는데는 상당한 문제가 따른다. 모든 사고가 선령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과욕과 불법,탈법이 사고의 주된 원인임을 직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관례화 되어온 중고선 도입과 정비, 개조 문제에 대해서도 근본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영세사업자에 대해서는 신조대체자금의 부담을 과감하게 없애는 방안도 검토할 단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유기준 장관은 취임사에서 해양수산업의 모든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현장을 모르면 올바른 해결책이 나올 수가 없다.

거친 바다를 상대로 생업을 영위하고, 사람과 화물을 실어날라야 하는 해양수산업이야 말로 식량산업이요, 생명산업임에 틀림이 없다. 일반기업이나 산업을 평가하는 시각으로 해양수산업을 보아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환경오염과 기상이변으로 엄청난 재앙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빠른 속도로 해마나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있고, 특히 해수온도의 변화로 해양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음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열대성 해양생물이 우리 바다에서 그 세력을 점점 넓혀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역별·어종별 어획량도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어서 수산업법과 자원보호령에 규정되어 있는 업종별 조업규역을 비롯한 각종 규정에 대해서도 과감한 손질이 필요한 때다.

특히 수십년 동안 갈등을 빚어온 기선권현망어업의 조업구역 문제를 비롯해서 통발어업을 비롯한 여러 현안 문제들에 대해서도 현장 중심의 해결책을 한시바삐 내놓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해수부에서 심혈을 기울여온 외해양식산업에 대해서도 보다 치밀한 분석과 함께 장기적인 비전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탁상공론은 공무원 본인 뿐만 아니라 수산업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욕지도 참다랑어양식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2014년까지 완전양식(수정란 채취에서 산란 생육까지)을 목표로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던 참다랑어양식의 현주소를 재평가하고, 동해안에서 시작한 연어, 송어 외해양식도 이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세심하고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명언을 잊을 수가 없다. 천안함 폭침이 우리나라 국방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된 것처럼, 세월호 비극이 우리 해양수산계 도약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억울하게 죽어간 영령들 앞에 다시 한번 삼가 조의를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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