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도, 바지락이 지천이다
선재도, 바지락이 지천이다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9.10.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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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시화방조제 서쪽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의 작은 섬 선재도. 그러나 지금은 섬이 아니다. 영흥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2000년 11월 대부도와 ‘선재대교’로 연륙되었기 때문이다. 옛날 인천 연안부두에서 1시간 반이 걸리던 뱃길이 지금은 서울 강남에서 그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선재도는 예로부터 바지락 주산지로 이름난 곳.
바지락 채취시기에는 남녀 어업인 백 수 십 명이 썰물 때를 기다려 갯벌로 들어간다. 호미로 갯벌을 긁기만 하면 바지락이 줄줄이 나온다. 그야말로 바지락이 지천이다. 시화방조제 공사로 인해 한 때 바지락의 생산량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옛날 그대로다. 어장을 돌아가며 채취하는 윤체입어제를 실시하고, 1인당 채취물량을 40킬로그램으로 한정하여 남획을 하지 않고, 치패가 몰려 있는 곳은 다른 곳으로 옮겨 살포하는 등 자원관리를 철저히 해 온 결과다. 이영수(53) 선재어촌계장은 지난해 선재도의 바지락 출하물량은 치패 2억 원을 포함해서 18억 원이라 한다.

선재도는 바지락의 생산량도 많지만, 품질과 맛이 좋은 것으로도 소문이 나있다. 이 계장은 선재도 바지락은 햇볕에 노출되는 갯벌에서 자라기 때문이라 한다. ‘물바지락’이라고 해서 물속에 서식하는 바지락과 갯벌에서 자라는 ‘뻘바지락’은 품질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또 같은 뻘바지락이라도 갯벌이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선재도 바지락은 가공업체에서 세척과 선별 과정을 거쳐 국내 굴지의 대형 매장으로 나간다. 선재도 바지락은 보관기간도 길다. 물바지락의 경우, 2~3일에 불과하지만 선재도 바지락은 일주일 이상 보관이 가능한데, 이는 바지락의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이고,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은 그 만큼 갯벌이 건강하다는 얘기다.

선재도 어촌계 계원 수는 총 285명, 실제 어업활동은 하는 사람은 180명이다. 이 중 노인세대로 분류되는 65세 이상이 60퍼센트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 노인들의 월수입이 자그마치 120만원. 한 달 평균 작업일수가 16일, 하루 작업시간은 3~5시간, 적지 않은 수입이다. 바지락 채취 기간은 매년 4월초부터 10월말 까지 7개월간이다.

올해 나이 69세라는 태경원씨가 한 시간 남짓 시간에 40킬로그램을 거뜬하게 캐낸다. 그는 갯벌이 있어 이렇게 건강도 유지되는 것이라며, 이 나이에 갯벌에 없으면 어디에서 무얼 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선재도는 치패도 많이 발생하여 성패 못지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영수 계장은 같은 면에 출하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같은 면소지로 출하하게 되면 운반비용이 절감되고, 운반시간도 짧아 폐사율을 줄일 수 있고, 바다환경도 비슷하여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절차상 그것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치패의 출하 과정은 수협이 관장하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고, 치패 살포 사업비도 굳이 다른 면, 다른 군으로 나갈 일이 없어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바지락으로 살아가는 선재어촌계의 바람이 이루어지고 성패와 함께 치패의 출하도 더욱 늘어나 더욱 알찬 어촌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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