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과 양력의 조화, 절기(節氣)
음력과 양력의 조화, 절기(節氣)
  • 장은희 기자
  • 승인 2015.03.31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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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지나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과 동면하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을 지나 완연한 봄에 접어들었다. 한 해 모든 일이 잘되길 바라며 입춘축을 붙이는 입춘은 봄에 들어선다는 뜻과 달리 날씨는 다소 쌀쌀하나, 경칩에 이르면 기온이 오르면서 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입춘과 경칩은 봄을 대표하는 절기(節氣)이다. 절기는 달의 주기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음력이 가진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안됐다. 달력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는 계절을 알고 이를 농사에 이용하는 것인데, 달의 주기로 날짜가 계산되는 음력달력은 태양의 움직임을 알기 어려웠다.

이에 절기는 태양의 황경이 0°인 날을 춘분으로 하고 15° 이동했을 때를 청명으로 구분하는 등 15° 간격으로 나누어 만들어졌다. 즉 태양의 움직임이 대략 360일 정도 반복되므로 이를 24등분해 15일 마다 절기를 지정, 음력에 태양의 주기를 더한 것이다. 그래서 절기는 음력달력에 속하면서도 양력으로 거의 일정한 날짜에 반복된다.

이렇게 정해진 24절기는 입춘에서 곡우 사이를 봄, 입하에서 대서 사이를 여름, 입추에서 상강 사이를 가을, 입동에서 대한 사이를 겨울으로 4계절을 구분한다.

24절기는 다시 12개의 절기(節氣)와 12개의 중기(中氣)로 나뉘어 절기와 중기가 교대로 반복된다. 12절기는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망종, 소서, 입추, 백로, 한로, 입동, 대설, 소한 순으로 이어지며 12중기는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이 포함된다.

당시의 황하 유역의 기상과 동식물의 변화 등을 나타내 명칭을 붙인 이름만으로 날씨를 짐작할 수 있어 농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농사비가 내린다는 곡우(穀雨), 더위가 가장 심한 대서(大暑), 찬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한로(寒露) 등 이름마다 이야기가 숨어 있다.

24절기 중 태양의 움직임을 나타내는데 중심이 되고 그만큼 중요한 날이 ‘춘분’, ‘하지’, ‘추분’, ‘동지’이다. 춘분과 추분은 각각 봄과 가을에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이고, 하지는 여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 동지는 겨울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을 뜻한다.

한편 간혹 절기로 오해하는 한식, 단오, 삼복은 24절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식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이고, 단오는 음력 5월 5일이며, 초복은 대략 7월 11일부터 7월 19일 사이가 된다. 하지로부터 세 번째로 돌아오는 경일(60개의 간지 중 경(庚)자가 들어가는 날)이 초복, 네 번째 돌아오는 경일이 중복이다.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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