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사업으로 어려워진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희망의 수협 만들겠다”
“새만금 사업으로 어려워진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희망의 수협 만들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03.31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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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수산업협동조합 이우창 조합장
난국 타개 위한 구조조정 마음 아파…


▲ 김제수산업협동조합 이우창 조합장
지난 3.11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수협, 개표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동점 상황이 벌어져 결국 연장자 당선 규정을 적용해야 했던 곳. 바로 김제 수협이다.

지난 선거는 선의의 경쟁자 두 후보 모두에게 힘든 대결이었다. 김제는 지역 특성상 신흥세력의 도전이 거세다. 조합원들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현역 조합장의 수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의 삶이 팍팍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제가 새만금 간척사업의 한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전북의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생명과도 같은 어장을 잃다시피 한 어업인의 삶에서 생명력을 찾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김제수협의 업무구역은 새만금의 중심지인 김제를 중심으로 한 서해안과 내륙지역인 전주, 완주, 임실, 남원에 이른다. 지역 특성에 맞춰 바다와 육지를 연계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어장 축소의 현실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새만금 사업 외에는 현안이 없다고 할 정도로 새만금 문제가 심각하게 작용하고 있다. 상대후보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5선에 성공한 이우창 조합장은 “24년간 공사하는데 예산 뒷받침이 안 되고 다른 애로사항이 없을 정도로 수산업이 위축돼 있어 어업인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조합장은 “새만금 수질 악화로 담수화는 포기해야 한다. 해수 유통이 답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만금 개발의 관건은 수질이다. 수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명품 도시,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조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새만금 조감도

‘시화호’ 타산지석 삼아야

그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명품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담수호의 수질을 3급수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조제를 허물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신시, 가력 2개의 배수갑문을 열면 담수와 해수가 섞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바닷물과 담수가 만날 수 있게 된다”며 “담수화를 포기해 생태계를 복원한 ‘시화호’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와 전북도는 해수가 드나들면 담수호 물 사용이 제한되고 내부 개발비용이 더 든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조합장은 온통 새만금에 대한 걱정이다. “이 지역은 농도라 신용사업도 어렵다. 수산업이 새만금사업으로 축소돼 상호금융 위주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그는 “17년 전, 처음 조합장에 취임할 당시 약 80억원의 미처리결손금이 발생해 조합이 합병, 폐쇄의 운명에 처했으나 정부로 부터 공적자금도 받고 전임직원이 최선을 다한 결과 2011년 말 약 80억원의 미처리결손금을 전액 정리했다”고 어려웠던 과거를 토로했다.

실제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조합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직원 수만 보더라도 애초에 62명에서 27명까지 구조조정해야 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다. 직원들로부터는 원망을 듣고 좁은 지방도시에서 야속하다는 소릴 들어야 했지만 업무 정상화, 효율화를 위해서는 지점도 줄이고 어업인 회관도 매각해야 했다.

▲ 이우창 조합장이 결산보고서를 살펴보고 있다.

경영 악화로 본소도 이전

그렇게 허리띠를 졸라 13년 연속 수익을 내 미처리결손금을 정리해왔지만 재작년에 다시 적자가 났다. 하는 수 없이 본소 건물도 매각하는 급처방을 실행하고 규모를 최소화 해 세를 얻기로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지방 소도시다보니 매입자도 쉽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건물로 본소를 이전할 수 있었다.

12개 어촌계에 2,000명 남짓한 조합원에 김제의 진봉지점, 전주의 효자동서지점과 태평동지점 등 3개의 점포로 규모도 줄였다.

“함께 고생하고도 계속 같이 할 수 없었던 임직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고생한 직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5선 조합장에 이름을 올린 이 조합장은 “새만금 사업으로 어업인과 조합원, 수협이 위기를 맞고 있는 시기인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 김제수협을 반드시 희망의 수협으로 만들고 안정적인 경영기반 위에 건실한 조합으로 우뚝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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