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을 중심으로 한 어촌에서 창조경제 모델 만들겠다”
“어항을 중심으로 한 어촌에서 창조경제 모델 만들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5.03.03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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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명품 어촌·어항’ 모델 개발 구상…‘신성장 동력 발굴’에 착수


▲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공단 전환을 앞두고 있는 특수법인 어촌어항협회 설립 이후 최초로 민간 출신 CEO가 취임했다. 지난 1987년 사단법인 어항협회로 출발한 어촌어항협회는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줄곧 수장을 맡아왔으나 ‘관피아 근절’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처음으로 민간 출신이 이사장을 맡음으로써 업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류 교수는 취임 인사말에서 “대학에서 원칙을 늘 강조해왔다”고 말하고 “설득의 논리와 원칙, 투명성과 공정성, 열정과 사랑으로 조직을 잘 키우고 어촌 어항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장을 사랑하는 이들과 훌륭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 이사장은 “창조경제라고 하지만 창조경제 샘플이 없다”며 “어항을 중심으로 한 어촌에서 창조경제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류 이사장은 또 취임 직후 기자와 만나 자리에서 “우리의 과제는 분명하다. 어촌과 어민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고 부자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협회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이사장의 중도사퇴와 신임 이사장 재공모라는 사상 초유의 진통 끝에 4대 이사장에 취임했는데 소감은?

수산분야에서 최고의 공공기관인 한국어촌어항협회의 수장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한국어촌어항협회의 비상근이사를 맡는 등 협회와 창립초기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주어진 공공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볼 생각입니다.

대학 교수 임기도 3년 정도 남은 걸로 알고 있는데 후학 양성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요?

저도 인생의 마지막을 학교를 통해 잘 마무리하려고 준비해왔습니다. 그러나 필연인지 숙명인지 제가 이론으로 사랑해 왔던 어촌·어항 현장과 함께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교수직을 떠나는 아쉬움보다 공공기관에서 실무자가 되어 그동안 꿈꾸어온 어촌·어항의 영혼을 살리는 일의 가치가 더 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본 것입니다.


이사장 선출 총회에서 “어촌·어항·어장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훌륭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는데 네트워크는 어떻게 만들 생각입니까?

공공기관에게 어떤 책무가 주어졌다고 해서 그와 관련된 모든 일들을 우리조직의 완벽한 인력과 장비시설로 직접 수행해야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협회도 어촌·어항·어장의 발전을 선도하는 중심축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협회가 어촌·어항·어장 분야의 기술, 정책, 현장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컨트롤 타워가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 현장의 소리, 정보, 정책을 모으고 융합하고, 정제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공공기관 운영의 창조적 모델이 될 것입니다. 이것을 꼭 시작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어촌·어항 사회에 제시하고 싶습니다.

어촌어항협회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협회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협회의 사회적 기능과 공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투명하게 털어보고, 새로운 모습으로 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단순히 정부의 현장업무를 수동적으로 대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과 소통하는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설계, 시행능력을 가진 역량있는 조직으로 성장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사·연구·개발 기능과 어촌·어항·어장 관련 DB구축 관리 등 정보화 기능과 현장 적응형 네트워크를 강화해야한다고 봅니다. 우선은 내부 인력과 조직의 혁신 노력, 그리고 정체성의 강화를 위한 핵심 분야의 육성전략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협회 운영은 어디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까?

또 협회 운영은 협회가 단순한 정부사업 수행기관에서 벗어나 수산업의 기반을 정비하고 관리함으로써 어업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어촌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사업을 개발하고 또 대안을 제시하는 조직으로 성장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이미 ‘신성장 동력 발굴 TF(태스크포스)팀을 가동, 이를 통해 발굴된 사업을 중단기로 구분해 추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올해 예산이 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외형적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으나 내실있는 직원들의 역량이 미흡하다고 판단, 빠른 시일 내에 협회 기능에 부합하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인사 및 조직체계 개편방안과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취임 직후 ‘어업인이 행복한 어촌, 어항, 어장 개발’에 대한 구상도 내놓으셨는데...

먼저 협회의 R&D(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명품 어촌·어항 개발모델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어항은 규모는 작지만 항만과 달리 이용자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세밀한 배려가 설계에 반영돼야 합니다.

따라서 환경과 에너지, 방재기능 등 물리적 자원에 대한 대응-순환기능에 창조적 정보와 도시민-주민, 문화-관광-생산기능의 활성화를 융합한 종합순환형의 창조적인 어촌, 어항, 어장의 종합적인 개발모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선 시범사업을 통해 전 연안의 권역별 다양성과 특성 개발로 연안어장과 어항, 어촌의 산업적, 문화적 가치 상승을 유도 할 계획입니다.

협회가 공단 전환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는 어떻게 해갈는지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협회의 명칭변경 등을 포함한 명실상부한 공공기관으로의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는 등 그동안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되어온 사항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회는 이름 때문에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단법인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는데, 정부의 공공기관 지정 기준에 따라보면 준정부 기관에 해당됩니다.

공단전환을 위해서는 명칭 변경, 공공기관 지정 변경, 법률 개정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우선 내부 혁신과 신성장동력 발굴 TF팀을 가동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방안대로 차질 없이 순차적으로 풀어갈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한 관련부처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흔히 어촌을 6차 산업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럴 경우 1차산업의 기능이 약화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어촌공간에 1차, 2차, 3차 산업이 다 있으면 6차산업화가 된 것이 아니고 새로운 융합산업모델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여러 물질을 융합을 통해 기존재료와는 완전히 새로운 합금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촌의 핵심요소는 1차, 건강한 수산현장을 기반으로 하여야 합니다.핵심원료를 빼고 융합을 한다면 정체불명의 괴물질이나 독성물질을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어촌에서 최적의 선순환시스템을 구축하는 요체는 수산을 기반으로 한 6차산업화라고 생각합니다.

수산자원포럼 공동대표도 맡고 있는데 우리나라 수산자원 조성과 활용에 대한 고언을 부탁합니다.

우리나라의 수산자원조성사업은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제는 단순히 조성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 어촌-어항- 어장과 연계한 종합적 부가가치 제고를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완벽한 생태환경을 조성함과 동시에 양식어장과 함께 건강한 수산식품의 공급원 기능을 강화해야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어획/수확-어선-어항-어촌의 6차산업화, 명품화 등을 통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여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장과 어촌과 어항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 한국어촌어항협회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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