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어촌’, 6차 산업화에서 해답을 찾는다
‘위기의 어촌’, 6차 산업화에서 해답을 찾는다
  •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 승인 2015.02.0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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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1962년 제1차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1차 산업에서 2차 산업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지난 60여 년간 우리나라 경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는 농어촌지역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같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2013년 어가인구는 14만 7,330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0만 명 이상 감소했으며,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9.8%로 10년 전에 비해 약 27% 증가했다. 일자리는 감소하고, 젊은 층은 어촌을 떠났다.

어촌이 겪고 있는 위기를 단순히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의 결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바다로부터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수산물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소중한 자원이며, 수산식품이 우리 국민의 밥상으로, 더 나아가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게 하는 시작점이 바로 어촌인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의 어촌’을 ‘기회의 어촌’으로 바꿀 수 있는 해답은 무엇일까? 해양수산부는 그 답을 새로운 산업구조의 변화인 어촌 6차 산업화에서 찾았다.

어촌 6차 산업화란 1차 산업인 어업, 2차 산업인 제조·가공업, 3차 산업인 유통·관광·서비스업의 융·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표적 전통산업인 수산업을 융·복합을 통해 첨단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6차 산업화의 핵심이다.

6차 산업화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화성 백미리 마을 사례를 살펴보면 6차 산업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100가구도 채 안 되는 작은 마을인 백미리 마을은 바지락으로 유명한 마을이었지만 주변 환경 변화로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07년 정부가 ‘어촌체험마을’로 지정한 후, 마을 어촌계를 중심으로 갯벌체험프로그램을 만들고 마을공동 수산물 가공센터를 운영하여 김, 미역 등을 가공·판매 하는 등 젊은 어촌계장이 발 벗고 나서면서 주민 소득이 무려 5배나 급증했다. 또한, 열린 자세로 외부 사업자와 협력해 오토캠핑장 등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어촌 관광의 저변을 넓혀 나아감으로써 어촌 경제의 외연을 확대해 나아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마을 공동체 내부에서 시작된 6차 산업화의 물결도 있지만, 일본의 경우 기업이 경영난을 타계하는 방법으로 지역 어업인과 협력하여 어촌의 6차 산업화를 일궈 낸 사례도 있다. 일본 나가사키 현에서 붕장어를 판매하는 기업인 ㈜Fresh는 지역 어업인에게 여름철 붕장어 출하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전수하고, ‘황금 붕장어’ 브랜드화와 요리 체험교실 개최 등 상품의 인지도를 높여가며, 붕장어 가공으로 판로를 확대해 연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성공사례는 아직은 막연하고 생소한 개념인 어촌 6차 산업화를 어떻게 이끌어내고 발전시킬지에 대한 길을 제시해 준다.

우선 어촌 지역 공동체 스스로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그 지역에 특화된 산업을 융·복합하고, 그 마을의 역사, 문화 등을 포함한 마을 색깔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개발 하여 마을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노인과 바다’의 배경인 쿠바의 한 어촌마을, 코히마르는 단순히 고기를 잡는 작은 어촌이 아니라 세계인이 헤밍웨이의 자취를 기억하기 위해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흔히 보이는 어촌 마을도 그 마을 고유의 색깔을 입히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지역공동체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 업무보고를 통해 어촌관광 등 혁신 성공 사례를 어촌 6차 산업화로 정착시켜 어촌 경제 활동의 구조적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어촌특화발전 지원특별법’을 개정해 6차 산업화 추진을 위한 기본체계를 구축하고, ‘어촌 6차 산업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중·장기적 사업 추진방향도 함께 정립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기술개발, 홍보·마케팅, 창업·경영 컨설팅 등을 위한 6차 산업화 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하는 등 도시민에 비해 정보의 소통이 어려운 어촌지역 특성을 고려한 현장 밀착형 컨설팅 시스템도 마련하고 있다. 신상품 개발형, 판로 다각화형 등 사업모델에 따른 맞춤형 지원방식을 도입하고, 기존 어촌 지원사업과의 연계 및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업, 사업성과 제고를 위한 홍보강화도 필수적이다.

젊은 어촌, 일자리가 넘치는 어촌, 고소득 어촌이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어촌 6차 산업화를 통해, 급속한 산업화·도시화 속에서 갈수록 쇠퇴하여 왔던 어촌이 국민에게 휴식의 공간이 되고, 어촌에는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길 기대한다. 1차 산업 중심의 침체된 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명품어촌으로 자리잡고, 어촌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 갈 성장 동력이될 수 있길 기대한다. 수산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올 한해는 명품어촌과 어촌 6차 산업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자체, 지역주민이 함께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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