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해양수산계 소통의 지도자를 기다린다
수협, 해양수산계 소통의 지도자를 기다린다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15.02.02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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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그리고 풍요 속의 빈곤

▲ 김성욱 본지 발행인
많이 울었다. 감격해서 울고, 슬퍼서 울고, 평범한 일상(日常)처럼 늘 우리 곁에 있었던 잃어버린 추억이 떠올라서 울고...

지난 주말 모처럼 집 근처 영화관에 집사람과 함께 「국제시장」을 보러 갔다가 오랜만에 실컷 눈물을 훔치고 나왔다. 우리 세대들이 겪어야만 했던 고난의 역사를 부산 국제시장을 배경으로, 때로는 코믹(comic)하게, 때로는 사실적(寫實的)으로 풀어낸 윤제균 감독의 재치와 예술적 감성(感性)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문화예술적 감흥이 국민들 마음을 이렇게 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과 상대적 빈곤감, 정치에 대한 불신, 그리고 이념적 갈등에 빠져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이 이토록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광복 70년을 맞는 우리 국민들은 지금 과연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인가? 6.25 전쟁이 끝난 1960년도와 2012년도를 비교해보면 불과 52년 동안에 한국 경제의 실질 GDP(국민총생산)는 35.2배나 증가했다. 1960년 1인당 GDP 79달러에서 2012년에는 2만 2,708달러로 기적적인 성장을 이룩했고, 이제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과거 50년 동안 이룩한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을 두고 세계 유수의 경제학자들은 인류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평가한다. 전쟁의 참화를 겪은 분단된 나라, 자원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이 작고 헐벗은 땅덩어리에서 세계 15위권의 국민 총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인류가 역사를 기록한 이래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기적 중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는 얘기다.

땅덩어리의 크기만 놓고 보자면 11위 캐나다는 우리의 100배, 12위 호주는 77배, 14위 멕시코는 20배나 된다. 이처럼 보잘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나라가 불과 50여년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을 두고 역사학자들은 영국의 산업혁명과 맞먹는 세계사적(世界史的) 기적으로 평가한다. 그 기적의 배경에는 불과 4000여만명에 지나지 않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있었다는 사실에 역사학자들은 다시 한번 놀란다.

지금 세계는 자본주의 경제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의 경제위기가 세계경제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 일 수는 없다. 경제가 어렵다.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상대적 빈곤감이 사회갈등으로 비화되고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어간다. 정치와 정치지도자에 대한 불신은 극한으로 치닫는다.

「풍요 속의 빈곤」이 국민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든다. 희망을 잃어버린 민족은 살아남을 수가 없는 법이다. 미래에 대한 비전은 신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신뢰는 소통의 결과물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배려, 애국심과 국가발전 동력은 모두가 소통과 신뢰에서 시작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웃음기 사라진 관료들, 이제는 웃자

며칠전 모종편 TV 대담프로에서 김동길 박사가 했던 말이 귓전에서 떠나질 않는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이나 관료들의 표정이 지나치리만큼 너무 근엄하다는 것이다.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을 거명하면서 언론이나 보도를 통해 그분의 웃음띈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얘기까지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국무총리에서부터 장관이나 수석비서관들에 이르기까지 정치대담이나 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부드럽고 감동적인 미소나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국민곁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본 기억이 도무지 나질 않는다.

대통령이 근엄하고 소통이 부족하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장관이나 비서관들이 나서서 부드러운 대화와 허심탄회한 소통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정도(正道)다.

박근혜정부 2년 동안 국기(國基)가 흔들릴 정도의 대형 참사와 인명사고가 연이어 터지는 바람에 국민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던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정부 정책은 국민들을 더욱 절망시키고 화나게 만든다. 국가에 대한 신뢰는 소통에서 시작되고, 소통은 권위적 대화가 아니라 부드러운 미소를 통한 눈높이 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웃음기가 사라진 관료, 미소를 잃어버린 국민, 이제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우리 속담에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2월 4일이면 입춘(立春)이다. 겨울이 아무리 혹독해도 봄은 오게 마련이다. 국제시장에 나비가 날아오르 듯이 광복 70년, 고난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우리 국민들의 앞날에도 희망과 행복이 찾아오리라 믿는다.

해양수산계 장기비전, 실천전략 시급하다

해양수산부가 재탄생한 이후 2년의 세월동안 해양수산계에는 어느 한 순간도 위기가 아닌 때가 없었다. 장관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정책다운 정책 한 번 제대로 추진하지도 못했고, 해양수산업에 대한 장기비전은 크고 작은 사건, 사고에 매몰된 채로 완전히 빛을 잃고 말았다. 특히 수산정책은 과거의 행태를 보완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새로운 전략이나 수산업 회생방안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윤진숙 장관은 웃다가 밀려났고, 이주영 장관은 머리도 깎지 못한 채 세월호참사에 파묻혀 1년만에 옷을 벗었다. 이주영 장관의 취임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을 양산하는 것이 바로 비정상적인 관행이자, 탁상행정입니다. 국민의 마음은 움직이는 과녁과도 같습니다. 이를 잘 헤아려서 발 빠른 행정, 성과 있는 행정을 하는 것이 해양수산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진숙 장관은 “글로벌 경제위기는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바다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전직 장관의 취임사 속에 해양수산계가 나아가야 할 장기 비전의 밑그림은 잘 그려져 있다. 그러나 실천이 문제다. 움직이는 과녁과도 같은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확고한 비전과 단계별 실천전략이 한시 바삐 수립되어야만 한다.

세 번째 장관은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통의 달인(達人)이 왔으면 좋겠다. 그것이 우리 해양수산계 모두의 바람이다.

입춘대길(立春大吉),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하지 않았던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계에도 눈물겨운 행복과 웃음을 가져다줄 그러한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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