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과 와인의 궁합
수산물과 와인의 궁합
  • 이주/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 승인 2009.08.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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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수산물>

전편에서 필자는 와인을 음식과 함께 드실 때 식전주, 식사주, 식후주로 간단히 이해하고 식전주로 발포성와인, 식사주로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또는 레드와인 그리고 디저트와 함께하는 식후주로 아이스와인이나 귀부와인을 드시면 무난하다고 설명하였다.

 식사주로 와인을 선택할 때 고려되어야 하는 중요한 조건은 와인의 당도, 산도, 타닌 그리고 맛과 향이 음식과 궁합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와인과 음식은 서로의 향과 맛을 해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어야 상생작용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와인과 음식사이에도 상극이 있을 수 있고 찰떡궁합인 경우도 있다. 보통 우리들은 어패류에는 화이트와인, 지방이 풍부한 스테이크 등의 육류에는 레드와인이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어류에도 지방이 풍부한 연어, 참치 등이 있으므로 반드시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다. 독자 여러분이 와인을 선택할 때 고민하게 되는 와인과 음식이 상극인 경우와 찰떡궁합인 경우를 알아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음식관계에서 그 예를 찾아보자면 상극인 음식은 장어와 복숭아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장어와 복숭아를 함께 먹으면 설사를 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장어의 높은 지방은 소장에서 소화효소인 리파아제의 작용을 받아 소화되는 반면 복숭아에 함유된 유기산은 위에서 소화되지 않고 십이지지장을 거쳐 소장에 도달한다.

 위는 산성이나 십이지장과 소장은 알칼리성이므로 복숭아의 유기산은 장에 자극을 주며 지방이 소화되기 위해 지방성분이 분해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설사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와인도 마찬가지로 염분을 많이 함유한 수산물과 레드와인을 같이 먹게 되면 레드와인 속의 폴리페놀 성분과 소금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레드와인의 쓴맛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하므로 가급적이면 서로 만나는 것을 피하게 하여야 한다.

 그래서 소금에 절인 굴비, 간 고등어, 간장게장, 젓갈류 등의 수산물과 올리브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함유된 레드와인과 함께하면 상극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소금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에는 오크통에서 숙성시키지 않은 알코올 성분이 적으며 과일향이 풍부한 와인을 추천한다. 알코올 성분이 적다는 말은 당도가 높다는 의미이므로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서 생산되는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독일의 달콤한 리슬링 와인 그리고 당도가 있는 게부르츠 트라미너(Gewurztraminer) 와인이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찰떡궁합인 경우는 굴과 레몬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굴은 바닷가의 조간대나 기수지역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하는데 바위에 부착하여 살아가기 때문에 '석화'라고도 한다. 굴을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싱싱한 굴을 껍질을 벗기고 생굴로 먹을 때 바다의 신선한 풍미와 담백한 맛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굴 맛이 훌륭하다.

 그래서 생굴에 레몬을 곁들여 먹는 프랑스 요리는 명성이 높고 전 세계에서 이 방법이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다. 굴은 수분이 약 80%, 단백질 10%, 지방 5%, 글리코겐 5%에 무기질과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어 세균이 번식하기에 적당하며 굴에는 또한 효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거나 맛이 떨어지게 된다.

 굴에 레몬즙을 떨어뜨리면 부패에 의한 나쁜 냄새가 사라지고 레몬의 구연산은 식중독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며 살균효과를 가지고 있어 식중독의 가능성을 상쇄시켜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레몬에 함유된 아스코르빈산은 굴속에 있는 철분의 장내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므로 빈혈치료에도 효능이 있다.

 연골 어류로 뼈가 연골로 구성되어 있는 홍어와 탁주의 결합인 ‘홍탁’도 찰떡궁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홍어는 체내에 질소화합 물질인 요소, 암모니아, 트리메틸아민 등을 많이 가지고 있어 홍어를 발효시키면 암모니아 성분이 농축이 된다. 탁주와 발효된 홍어를 함께 먹으면 알카리 성분인 암모니아를 중화시키는 유기산인 산성성분이 탁주에 함유되어 있으므로 찰떡궁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굴과 홍어에 궁합이 좋은 와인은 산도가 높은 와인, 즉 유기산이 많은 쇼비뇽 블랑, 리슬링, 샤도네이 포도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굴과 홍어에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 루아르 지방에서 쇼비뇽 블랑 포도품종을 만든 와인은 공통적으로 신선한 맛과 산도가 특징인데, 유명 와인으로는 상세르(Sancerre), 푸이 퓌메(Pouilly Fume) 등이 있다.

 그 외 지역으로는 뉴질랜드 킴 크로포트 쇼비뇽블랑, 말보로 쇼비뇽블랑, 실레니 셀러 실렉션 소비뇽 블랑,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쿰카니 쇼비뇽블랑 와인, 미국의 퓌메 블랑(Fume Blanc)이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리슬링 포도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독일 드라이 화이트와인이 좋은데 그 이유는 북쪽지역이므로 산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샤도네이 와인으로는 프랑스 부르고뉴지방의 샤블리(Chablis)와인, 꼬르똥 샤를마뉴와인(Corton Charlemagne), 뫼르소(Meursault), 그리고 몽라쉐(Montrachet) 와인을 추천하며 미국의 스택스 와인 셀라 샤도네이(Stag’s Leap Wine Cellar), 레꼴 No.41 샤도네이(L'Ecole No.41 Chardonnay)  등이 있다.

 뼈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작은 물고기와 건어물은 비타민 D와 구연산을 많이 함유한 과일과 같이 먹으면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여 뼈를 튼튼하게 하므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므로 비타민 D가 있는 작은 물고기와 구연산이 많이 함유된 샤도네이 포도품종의 와인을 먹을 경우에는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연어와 참치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혈압을 낮추어 주며 심혈관계 계통의 질병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므로 노인성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연어와 참치는 철분, 마그네슘, 비타민, 핵산 등과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참치는 토코페롤 보다 항산화 효과가 100배나 높은 셀레늄이 많은데 셀레늄은 노화 방지는 물론 아토피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있으며 대장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을 억제해 항암 효과가 있다. 연어와 참치는 생선회로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과 먹어도 좋지만 허브 연어구이 꼬치, 튜나볼, 유자소스 참치, 훈제연어 꽃말이 냉채, 통 연어 스테이크, 샐러드 참치 등으로 요리를 하여 드라이한 스파클링 와인, 로제와인, 피노누아 포도품종으로 만든 미디엄 바디 레드와인 그리고 푸이 퓌메 와인 등과 같이 먹으면 훌륭한 궁합을 보여준다.

 참치 다타키(たたき)란 참치를 짧은 시간 내에 겉만 살짝 익힌 것으로 속살은 날로 먹고 겉은 익혀 먹어 생선이 가진 고유의 맛을 최대한 끌어낸 조리법인데 참치 다다키는 스파이시한 양념을 살짝 익힌 겉살에 첨가하므로 육류와 유사한 맛을 내므로 로제와인이나 탄닌이 적당히 있는 레드와인인 독일의 슈페트부르군더(Spaetburgunder) 와인이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뱃살 부위의 참치회는 적당한 폴리페놀 성분의 미디엄 바디 레드와인이 좋은데 부드러운 메를로나 피노누아 포도품종의 와인이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스파클링 와인은 거품이 오래 지속되므로 약간 기름진 맛의 뱃살을 느끼하지 않게 해주며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을 선사한다.

 새우탕수육, 칠리소스 씨푸드 등과 같은 달콤한 양념을 한 음식에는 달콤한 와인이 어울린다고 할 수 있는데 와인의 당도가 음식의 당도보다 높아야 와인의 향과 맛을 유지하게 된다. 독일과 캐나다의 아이스와인(Ice wine), 이탈리아의 빈산토 와인(Vinsanto wine) 또는 레치오토 와인(Recioto wine)이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며 당분성분을 매우 좋아하는 분들은 헝가리의 토카이(Tokai) 와인,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kenbeerenauslese, TBA) 와인 그리고 프랑스의 귀부와인과 함께 하더라도 좋은 분위기와 맛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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