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생산성 향상 육종넙치 개발 ①
양식생산성 향상 육종넙치 개발 ①
  • 노재구 박사/국립수산과학원
  • 승인 2009.08.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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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는 수산업(Aqua-culture)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바다 속에 있는 식품 자원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재배한다는 의미의 ‘기르는 수산업’이 농업(Agriculture)과 대등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식품을 얻기 위해 바다에 더욱 더 의존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영양 패턴이 변하게 될 것이다.”라고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미래충격(Future Shock, 1970)에서 말하였다. 40여년의 시간을 뒤돌아보며 미래 식량 공급원으로서의 양식 산업이 첨단 신기술의 접목으로 육상에서의 녹색혁명과 견줄 수 있는 바다의 청색혁명을 주도하는 미래 산업이 되고 있음을 예견한 앨빈 토플러의 혜안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된다.

우리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몸에 좋은 고도불포화 지방산(DHA, EPA), 타우린 등 우수한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웰빙 식품으로, 그리고 풍부한 단백질원으로 수산물의 소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7년 우리나라의 수산물 소비는 아이슬란드, 일본, 포루투칼에 이어 세계 4위로, 우리들이 섭취하는 동물성 단백질의 43%(육류 39%, 우유 등 기타 18%)를 점유하는 매우 중요한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은 수산물 소비의 증가에 따라 비약적으로 증가하던 어획량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한 어족 자원의 감소와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적 영향으로 2000년 약 1억 3,000만 톤의 어획량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심화되어가는 소비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결할 ‘기르는 수산업(양식산업)’의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다.

양식 산업에서의 육종의 필요성

1980년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넙치 양식은 1990년대 들어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른 소비확대와 생산량 증대 위주의 기술 개발에 힘입어 넙치 양식 생산량의 비약적인 증가를 보이며 본격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외국산 저가 활어의 대량 수입에 의한 가격 하락과 더불어 양식종묘의 열성화 등으로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잦은 질병 발생으로 폐사가 빈번하게 일어나 질병 치료에 소요되는 경비 및 인건비가 가중되어 양식 생산 단가가 높아지고 있으며,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양식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근본적으로 넙치 양식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육종을 통한 우량 품종의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 및 호주의 경우 전복을 대상으로 우수한 형질을 갖는 두 종간 교잡을 이용한 육종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참돔을 5세대에 걸쳐 선발육종 한 결과 15%의 성장 증가 효과를 얻는 등 우량 품종 개발을 위한 단편적인 연구들이 현재 진행되고는 있으나 산업적인 규모의 적용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비해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1971년부터 정책적으로 육종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 연어 생산량의 70% 이상이 육종으로 형질이 개선된 품종으로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1999년부터는 연어에서의 육종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공학 기법을 접목하여 세대당 20% 이상 성장이 우수한 틸라피아를 개발하여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선발육종을 이용한 육종프로그램 개발


기존의 양식 품종을 유전적으로 우수한 개체나 집단을 선발하여 이들의 자손이 보다 우수한 품종으로 개량하는 선발육종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유전적 개량양이 누진적으로 커지게 되어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어류는 일회 산란수가 많고 표현형의 유전적 변이가 커서 선발육종에 의한 유전적 개량이 크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있으며, 생산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체중, 체장 등 어류의 주요 계측형질들을 직접 선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반적으로 가축보다 선발반응 더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어류의 번식주기가 매우 복잡하여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철저한 사육관리 및 계획교배가 힘들며, 근친교배를 방지하기 위하여 각 세대마다 많은 수의 친어를 사용해야 하는 등의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있기 때문에 산업적인 적용에는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 많이 있다.

산업적 규모의 선발육종은 기존 품종의 개량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실용가치가 높은계통(line)이나 품종(breed)을 새롭게 개발하여 실용화(산업화)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즉, 우수한 생산 효과 및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생물을 효율적으로 육종하기 위한 것으로 생산, 브랜드 화, 그리고 소비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발육종은 일회성 개량으로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거듭하면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좋은 품종을 만드는 사업이므로 세대마다 어떤 개체를 선발해야 하고, 교배를 통해 더 좋은 개체를 만들어야 하는 과정들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계획에 의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육종 연구과정 전체를 통틀어 육종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지속적으로 좋은 품종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개체들로부터 생산되는 엄청난 정보량을 처리,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자동화된 자료처리 과정을 통하여 이를 통합하여 가장 좋은 개체들을 선발하여 교배를 시키는 교배지침 수립이 육종 프로그램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육종 계획은 목표의 설정에서 시스템의 최적화까지의 광범위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육종 목표의 설정에는 어떠한 형질을 개선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하고, 그 다음에는 어떠한 집단에서 실시할 것인 가를 정해야 한다. 현대의 육종 프로그램은 양적 유전학적 육종 방법(고전적인 선발육종)과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생물정보학을 이용한 분자육종을 접목시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우량 형질의 선택을 가능하게 만들면서 양식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더 나아가 소비자가 원하는 고급 품질의 어류를 생산할 수 있는 육종 기술은 개량된 우량 육종 품종이 갖는 산업 경쟁력 및 그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게 큼에도 막대한 초기 시설 투자 및 인력, 연구비 등 민간에서 투자,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일회성 또는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 아니고 세대를 거듭하면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품종을 개량하는 사업이므로 육종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대학 등 관련 전문 기관과의 연계를 통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육종연구센터에서는 연간 양식 생산량이 4만 6,000 톤으로(우리나라 어류 양식생산량의 47%), 양식 생산 금액으로는 자그마치 4,600억원에 달하는 우리나라 양식 산업의 근간인 넙치를 대상으로 2004년부터 10년 계획으로 유전자 표지를 이용한 분자육종과 전통적인 선발육종을 접목하여 넙치 생산성 향상에 최적한 넙치 육종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육종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자연산과 양식산 어미 1,000여 마리를 수집하여 과학적인 교배지침에 의거하여 유전적 다양성에 기초한 제1세대 육종넙치(F1)를 생산하였으며, 이들의 유전능력을 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2007년도에 성장과 체형 개선에 중점을 둔 제2세대 육종넙치(F2)를 생산한바 있다. 또한 2009년에는 앞서의 성장과 체형의 개선 뿐 아니라 질병에도 강한 제3세대 육종넙치(F3)를 생산하였다.

국립수산과학원 생물산업부 육종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사 노재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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