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바다 지켜온 선각자들 제14회
쪽빛 바다 지켜온 선각자들 제14회
  • 천금성 본지 편집고문/소설가
  • 승인 2014.12.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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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부 그럼에도 수협은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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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금성 본지 편집고문/소설가
공적자금이라는 명분으로 정확하게 1조 1,581억 원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수혈 받은 수협은 곧 정상화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경영부실 문제가 부각되면서 최고운영자에 대한 문책이 고개를 쳐들어도 박 회장을 비호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욱 대검 중수부의 서릿발 같은 문책 앞에서는 자신을 변호하고 석명하는 일도 혼자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한 채 엮여 들어가기에는 너무도 비참하고 억울했다. 그래서 청와대 P법률비서관의 전화를 받자마자 박 회장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상급부처의 장(長)인 해수부 노무현 장관을 찾았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박 회장이 할 수 있는 말은 똑같았다. 단초는 공적자금의 수혈에 있었으므로, 그것은 수년래 수협이 부담해온 각종 적립비용이 증가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필이면 IMF 사태로 대우그룹 계열사가 잇따라 도산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유가증권 등이 휴지로 화한 등의 갖가지 악재로 비켜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는 것, 따라서 수협의 부실은 전대로부터 누적된 것임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일 말고는 다른 아무 것도 없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소.”
노 장관도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탁입니다만, 저를 살려주는 셈 치고 장관님께서 각하께 다시 한 번 더…….”
고맙게도 노 장관이 특유의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나 청와대를 다녀온 뒤의 표정은 달랐다.
“나로서는 역부족입디다.”
“예?”
“들을 생각도 않으시고, 차기 대선 이야기만 하시는 거예요.”
“대통령선거요?”
박 회장은 되풀이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하 내용은 월간 현대해양 2014년 12월호(통권 536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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