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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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치원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 승인 2014.12.0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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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해양수산부가 12월의 수산물로 선정한 대구는 명태와 함께 한류성 어류에 속하며, 연어와 같이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회귀성 어종이다. 북쪽 오호츠크해에 서식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발달하는 한류를 따라 동해를 거쳐 남해 쪽으로 내려오면서 암놈은 알을 배고 수놈은 정액 덩어리인 이리가 차게 된다. 산란기인 12월에서 1월께에는 수심이 얕은 연안으로 찾아들어 암놈 한 마리가 200여만 개의 알을 낳는다.

대구는 겨울철에 동해 연안 얕은 바다로 회유하므로 진해만과 영일만은 대구의 산란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구는 이름 그대로 입이 큰 물고기(大口魚)이다. 입이 큰 만큼 먹성도 대단해 청어, 명태, 가자미, 오징어, 문어, 새우 등을 통째로 먹어치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자기 몸 크기의 3분의 2정도 되는 것도 그대로 삼키고 만다.

대구는 옛날부터 궁중의 진상품으로도 빠지지 않았는데, 조선 정조 때 간행된 '공선정례(貢膳定例)'는 각종 진상품의 목록을 적은 책인데 건대구, 반건대구, 대구어란해(알젓), 대구고지해(이리젓) 등이 포함돼 있다.

흰살 생선인 대구는 지방 함량이 1백g당 0.4g으로 붉은살 생선보다 적어 맛이 담백하다. 또 글루탐산, 글리신 등 아미노산과 이노신산이 풍부해 시원한 맛이 난다. 그래서 술 마신 다음날 해장국으로 애용됐고, 산모의 젖을 잘 나오지 않을 때도 대구탕을 먹게 했다고 한다. 대구의 간에서 추출한 기름인 간유(肝油)도 요긴하게 쓰인다. 간유에는 비타민 A·D가 풍부하고, 간유 1g에는 비타민 A가 1천~1만IU나 들어 있다. 대구는 젓갈 원료로도 유용하다. 아가미젓, 내장젓, 알젓, 고니젓 등은 예로부터 즐겨 먹어온 전통 발효식품이다. 대구는 정말 버릴 것 하나없는 물고기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근육조직이 너무 연해 선도(鮮度)가 빨리 떨어진다는 것인데, 따라서 가능한 한 냉동을 하지 않고 생대구를 먹는 것이 좋으나 부득이한 경우 급랭해야 한다. 냉동기간이 길어지면 근육에서 수분이 빠져 퍼석퍼석하게 돼 맛이 급격히 떨어진다. 산란기의 대구는 영양을 비축하기 때문에 맛이 좋지만, 산란이 끝나고 북양으로 돌아간 대구는 기름기가 빠져 맛이 떨어지므로 지금 이 시기가 대구의 맛을 즐기기에는 최적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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