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가 아닌 ‘의미’ 그 안에 감동이 있다
의무가 아닌 ‘의미’ 그 안에 감동이 있다
  • 장은희 기자
  • 승인 2014.12.0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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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숙 수협은행 중부기업금융센터장

▲ 이명숙 수협은행 중부기업금융센터장 ⓒ박종면
수협은행 이명숙 중부기업금융센터장은 수협은행 여성파워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불평등한 남녀직급체계를 몸소 경험하고 혼자 고군분투하며 오늘에 이르렀지만 이 센터장에게서는 그때의 어려웠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과거를 되짚는 것 보다는 지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히 해내고, 그로써 더 나은 조직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잘라말하는 이 센터장은 ‘더 멀리 보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녀의 내일에는 ‘내’가 아니라 ‘우리’를 위한 감동이 있다.



“꿈을 실현해드리겠습니다” 수협은행 이명숙 중부기업금융센터장은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로써 추진력을 가진다. 그녀는 의무가 아니라 의미를 통해 일의 자긍심을 가지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센터장의 손에서 금융은 단순히 ‘돈’이 아니라 ‘꿈을 위한 도구’가 된다. 고객도 기관도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은 여기에서 나온다. 이는 협동조합 본연의 뜻과도 닮아있다. 서로 배려하고 도와가며 그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는 것.

이 센터장은 개인의 실적과 성공보다는 각자가 원하는 것의 공통분모를 찾아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발견해 가야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그녀의 업무신조이자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어온 그녀만의 힘이다.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기 위한 자신만의 업무철학이 있을 것 같다

“꿈을 꾸시면 그 꿈을 실현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이 돈으로 부자되세요” 고객들을 대하면서 내가 많이 했던 말들이다. 일도 돈도 의무가 되어서는 안된다, 의미가 있어야한다는 것. 그것이 일에는 자긍심을, 고객에게 감동을 불어 넣는다. 일에 대한 자긍심과 감성마케팅 이 두가지가 일을 할 때 항상 중심에 두는 것이다.

수협은행은 협동조합을 모태로 두고 있는 만큼, 어민을 돕고 나아가 정부사업에 일조한다는데서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돈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의미를 지닐 때, 우리는 자긍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그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을 우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수협은행 여성모임 활성화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협은행 여성직원들의 모임인 수정회가 조직내에서 여성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아왔다면 앞으로는 더 심화된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밀어주고 끌어주는 상호관계를 더 강화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에 여성 책임자 이상 모임을 구성해 체계화하고 선배와 후배가 상부상조할 수 있는 멘토제도를 시작했다. 멘토제도는 지점장급 이상과 여성후배들이 멘토-멘티로 짝을 이루게 된다. 최근 첫 모임을 가졌는데 제주도지점에서도 참여하는 등 호응이 좋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직장내 남녀불평등이 심각했다

제도적으로 많은 차별이 존재했다. 남녀의 직급체계가 따로 있었고, 여성은 승진 대상자에 포함될 수 조차 없었다. 차별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시절 대리승진 관련 공청회에서 수정회장의 자격으로 ‘여성에게도 동등한 승진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그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슨 소리냐’고 했던 남자직원과 지금은 같은 자리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에는 제도적인 뒷받침과 가족들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여성들도 함께 양보하고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성별과 관계 없이 모두에게 각자의 어려움이 있다. 이를 이해하고 보완함으로써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때이다.

▲ ⓒ박종면

금융계에서 여성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장점은 무엇일까

금융은 여성들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신용등급이나 대출, 예금 관련 데이터가 시스템화 돼 이를 고객에게 얼마나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서 여성들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요소 하나하나를 풀어서 설명하는 성향이 있다. 여성의 이런 특징은 특히 리스크를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상대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전달해야 할 경우, 그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요소에서부터 접근해 고객이 먼저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 수협은행 지점장중 12개의 자리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여성의 능력이 인정받아가고 있는 결과가 아닐까 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수협은행 전체 조직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고 싶다. 오랜기간 각기 다른 분야의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생긴 노하우와 그들을 통해 들었던 성공사례를 우리 조직에 접목해, 수협은행이 부상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 마음에 새기고 있다.

퇴직 이후에는 ‘배푸는 삶’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필리핀 소녀를 후원하고 무료병동 운영에 작은 마음을 보태고 있다. 지금까지 받았던 것들을 돌려주면서 살아가고 싶다. 모두 조금씩만 양보하면 더 살기 좋아진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실천해 갈 것이다.

자신의 길을 따라오는 여성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자신을 끌어올려라. 기회가 없다고 탓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끝없이 기회를 만들어 내야한다. 실수를 했을 때 주저 앉는 것이 아니라, 한번의 기회를 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용기. 그런 사람에게는 분명히 또 다른 기회들이 연이어 주어질 것이다.

남성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장점을 살린 자신만의 리더십을 개발해라. 전통적인 리더십이 군림하는 것이었다면 지금 리더십은 모두를 감싸 안고 가는 모성애와 닮아있다. 여자이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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