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회와 참가자미회
가자미회와 참가자미회
  • 김영혜 박사/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 승인 2009.07.2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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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수산물>

 
 
 드디어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대화도 많이 나누고 같이 영화도 보면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집안에서는 처음으로 군대에 간 아들이어서 그런지, 집안 어른들뿐만 아니라 사촌들까지도 만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짧은 휴가기간 동안 알찬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들은 휴가 스케줄을 미리 세워 온 것 같았다. 강원도 인제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하루 종일 버스를 타고 오후 늦게 부산에 도착했다. 아들은 휴가를 나오기 전, 친정엄마에게 ‘할머니가 끓인 소고기국이 먹고 싶다’고 편지를 보내, 친정엄마를 감동시켰다.

 부산에 도착한 아들은 외할머니댁에 가서 소고기국을 먹고 집에 와 있었다. 아마 직장 다니는 엄마의 요리솜씨보다 할머니 손맛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나는 퇴근 후 정말 빛의 속도로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여는 순간, 산처럼 큰아들이 나와 포옹해주었다. 역시 아들의 품은 따뜻하고 포근했다.

 항상 큰아들이 없어 썰렁하던 집안이 그날은 북적이는 것 같았다. 아들 또한 거실 한 벽면에 본인의 신병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사진과 편지가 진열된 것을 보고 무척이나 좋았다고 했다. 급히 옷을 갈아입고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려고 거실로 나오니, 아들은 외출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군이라는 폐쇄된 곳에 있다가 바깥세상에 잠시 나왔으니 얼마나 친구들도 보고 싶을까 이해도 되지만 그래도 엄마랑 조금만 더 있다가 갔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램이었다.

 그러나 아들은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휑하니 나가면서 군복은 본인이 줄을 잡아 놓았으니 손대지 말라고, 속옷과 양말만 부탁한다고 했다. 아들이 나간 문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으니 남편이 퇴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의 섭섭함을 느꼈는지, 휴가 나온 애들은 원래 다 그런 것이라며 섭섭해 하지 말라고 했다. 입대전날, 아들이랑 다같이 저녁을 같이 하기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아들은 회를 좋아하니 횟집으로 가자고 했다.

 입대전날, 우리는 가자미회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으로 갔다. 요즈음 ‘가자미회’ 또는 ‘참가자미회’라는 간판을 많이 보아왔던 터라 나도 기대하면서 회를 기다렸다. 회를 기다리는 동안, 수족관 속의 가자미가 어떤 종류인지 궁금해 보러나갔다. 참가자미회라고 해서 정말 참가지미(Pleuronects herzensteini)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수족관에 가득 담겨 있는 것은 문치가자미(Pleuronects yokohamae)였다. 너무 놀라 주인아주머니께 물어보았다. 수족관의 고기로 회를 뜬 것이냐고, 그리고 도다리가 아니고 참가자미가 확실하냐고……. 주인아주머니는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시면서 진짜 가자미라고 하셨다.

 나는 머릿속에 도다리, 문치가자미, 참가자미, 용가자미, 홍가자미 등이 쭉 떠오르면서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실질적으로 도다리라는 종은 있어도 가자미라는 종은 없다. 가자미는 가자미의 여러 종류를 의미하는 것이다. 봄이면 도다리 쑥국의 도다리도 실은 문치가자미이다.

 그렇다면 이 종들은 봄이면 도다리 그리고 여름철부터 겨울까진 가자미 또는 참가자미로 불려지는 것 같다. 또 지역마다 가자미와 참가자미의 종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역에서 많이 어획되는 종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울산 포항지역에서는 용가자미나 홍가자미일 것이고, 강원도지역에서는 진짜 참가자미를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반 국민들이 참이라는 접두사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참’은 ‘진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진짜 가자미이고 가장 맛있다는 의미에서 많이 사용되어지는 것 같다. 문치가자미는 눈이 없는 쪽이 전체적으로 흰색인 반면, 참가자미는 꼬리부분 부근이 노란색을 띠고 있어 일명 노랑가자미라고도 불려진다.

 

문치가자미(Pleuronects yokohamae)
참가자미(Pleuronects herzensteini)

 

 

 

 

 

 

 

 참가자미(Pleuronects herzensteini)의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약간 청색을 띤 흑갈색이며, 눈이 없는 쪽은 흰색으로 살아있을 때는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따라 꼬리자루까지 노란 띠가 있다. 연안 저서성 어류로서 수심 150m 이내인 바닥이 펄이나 모래질인 곳에 주로 서식한다. 산란기는 4~6월 포란수는 약 3천~10만 개이다.

 문치가자미(Pleuronects yokohamae)의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갈색 또는 황갈색 바탕에 크고 작은 부정형의 암색 반점이 많이 있으며,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 산란기는 12~2월, 알은 침성 점착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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