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건전조합이요? 나 자신부터 변하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최우수 건전조합이요? 나 자신부터 변하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현대해양
  • 승인 2009.07.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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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동길 조합장

 

 전국 수협을 통틀어 투표를 거치지 않고 조합원들의 추대로 3선 조합장이 된 유일무이한 사례의 주인공이 있다. 그는 바로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의 조동길 조합장이다. 지난 2000년 한·일 어업협정 이후 감척으로 인한 규모 축소와 부실로 시름을 겪고 있던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이 그를 조합장으로 추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그 해 6월 무투표로 조합장에 선출됐다.
“조합을 경영하는데 있어 항상 거짓 없이 깨끗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조 조합장은 자신이 조합원 추대로 3선 조합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편에 서서 일하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고도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 조동길 조합장

어려움 속에서 한줄기 빛을 향해

 지난 2000년 6월 조 조합장이 취임할 당시 대형기저수협은 자본잠식 상태였다. 30억원의 빚을 안고 있던 조합이었을 뿐 아니라 위판 금액은 829억원으로, 전년도 1,093억원의 75%수준 밖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조 조합장은 ‘나 자신부터 솔선수범 하겠다’라는 자세로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우선 조합장으로 누리던 모든 혜택을 거부했다.

 조합장 전용 자동차와 기사를 반납하고 업무용 차량 또한 매각함으로서 가능한 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기구를 통폐합하고 인적쇄신을 감행했다.

 원칙과 솔선을 앞세운 조합장의 시퍼런 서슬에 방만하던 조합이 서서히 중심을 잡아갔다. 이러한 그의 지도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대형기저수협은 2002년부터 매년 20억원 이상의 잉여를 시현하고 있다.

 또한 2000년 26억원에 불과하던 자본금 또한 매해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08년에는 200억원까지 도달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조 조합장은 조합원에게 출자배당 및 잉여금 배당을 출자금 기준 18%까지 환원하는 등 가장 우수한 건전 조합으로 발전시켰다.

 

 어업경비 절감을 위한 사업추진 중

 현재 대형기저수협은 어업인들의 최우선 과제, 어업경비 절감을 위한 사업에 매진 중이라고 밝힌다. 조 조합장은 “어업경비 중에서 특히 유류부담액이 가장 크다”며 “유류비 절감을 위한 대책으로 조합에서는 가격이 높은 경유나 중유(B/A유) 대신 값이 저렴한 저급유인 MF30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MF30은 선박용 경유와 벙커C유를 섞어 만든 혼합유로 기존 기름보다 10~20% 정도 저렴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산 관내에는 MF30 공급선이 없어 현재 정부 지원 50%, 지방자치단체 30%의 지원을 받아 MF30 공급을 위한 바지선을 건조 중에 있다. 조 조합장은 “올해 11월 말경 새로운 바지선이 준공되면 대형기저수협 소속 어선뿐만 아니라 부산관내 모든 어선들까지 저급유 공급 혜택으로 어업경비 절감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한다.

 아울러 상호금융 사업과 관련해서는 “제1금융권에 비해 상품성의 열악함 등 상당히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금까지 성장해 왔으므로, 타 금융기관보다 한발 먼저 앞서는 마음가짐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고객과의 영업활동에 있어 구체적인 영업전략을 마련해 줄기차게 접근해야 우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도 현재의 경제난과 어려움을 상기시키며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영업활동에 임하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전한다.

 

 어업인을 위한 현실적 제도 필요

 조 조합장은 수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업생산 및 수산업제도 등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내 많은 산업 가운데서도 특히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과 낮은 임금에 처해있다”며 “수협중앙회는 회원조합의 어려움을 파악하여 정부에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다.

 아울러 정부는 부가가치 높은 수산가공산업을 적극 지원하여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해방이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낡은 어업제도를 과감히 개편하여 수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내내 대화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꼼꼼히 설명하는 조 조합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사람이었다. 상대의 얘기를 끝까지 듣고서 자신의 의견을 부드럽게, 또 확실하게 전달하는 능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그가 전국 93개 수협 가운데 대형기저수협을 1등급의 건전조합으로 지속발전 시켜나가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그의 무시무시한 리더십의 요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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