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보신식품 전복삼계탕
한 여름 보신식품 전복삼계탕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9.07.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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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한 여름에는 높은 기온 때문에 찬 음식을 많이 먹는다.
 게다가 여름철에 우리 몸은 체온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계절보다 피부근처에  20~30퍼센트의 피가 모여 위장과 근육의 혈액운동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식욕이 떨어져 입맛을 잃고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빠지고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이른바 ‘여름을 타는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삼복더위를 우리 조상들은 삼계탕으로 몸을 다스려 왔다. 더운 기운을 가진 삼계탕이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고 내장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전복삼계탕

 

 몸을 따뜻하게 하는 삼계탕

 삼계탕은 주재료가 닭이고 인삼, 찹쌀, 마늘, 대추 등이 부재료다. 삼계탕은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이 한데 어우러져서 효능을 발휘하는 우리 전통음식. 그런데 여기에 전복을 곁들인 전복삼계탕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해오는 바로는 충남 보령 관내 장고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전복영계탕을 즐겨왔다고 한다. 전복영계탕은 토종영계에다 전복과 다시마, 황기, 대추, 찹쌀 등을 넣고 푹 고아 만든 토속 영양식이다.

 어쨌거나 최근 들어 삼계탕에 전복을 넣어 먹는 ‘전복삼계탕’ 간판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서남해 연안의 미역양식장이 전복양식장으로 바뀌면서 전복에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듯싶다. 특히 완도 지역은 우리나라 전국 전복 생산량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강릉에서 전복삼계탕으로 이름난 ‘김윤미전복삼계탕’집도 완도 전복을 사용한다고 한다. 하루 소비량은 20킬로그램, 200여 마리로 적지않은 양이다.

 이 집 특유의 전복삼계탕을 개발했다는 김윤미(57)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반 삼계탕과는 조리방법이 달랐다. ‘김윤미전복삼계탕’집에서는 부화하여 50일 쯤 된 닭을 이용한다. 주방장을 맡고 있는 김씨의 큰 아들 최법집(39)씨는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은 부화 후 45~50일 정도 지난 놈을 사용하는데, 45일짜리는 작아서 먹을 것이 없고 50일 쯤 지나야 먹을 만하다고 한다.

 

△ 삶아낸 전복
△ 한약재와 함께 삶아낸 영계

 

 

 

 

 

 

 

 먼저, 잘 손질한 닭의 뱃속에 인삼, 마늘, 대추를 넣고 내용물이 나오지 않게 다리에 칼집을 내 엮고, 오가피, 엄나무 등 5가지 갖가지 한약재와 함께 삶아낸다. 한약재는 우리 몸에 좋은 기능을 할 뿐 아니라 특유의 냄새를 없애주어 닭의 맛을 담백하게 해준다. 닭 속에 찹쌀을 넣지 않는 것이 여느 삼계탕과 다르다.
전복은 반드시 살아있는 놈으로 한다.

 전복삼계탕에는 전복내장이 들어가는데, 산 전복이 아니면 신선한 내장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깨끗이 손질한 전복은 그대로 삶아 껍데기를 떼어낸 다음, 다시 내장만 따로 떼어 믹스에 갈아 전복내장육수를 만든다. 전복의 엑기스라 할 수 있는 내장 먹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삼계탕과 전복죽의 만남

 이 내장 육수에 흑미, 찹쌀, 땅콩 등 우리 몸에 좋다는 6가지 건강식품을 갈아 만든 가루를 넣어 풀 쑤듯 저어가며 끓이다가 물에 불린 찹쌀이나 찹쌀밥을 넣어 다시 끓인다. 전복내장이 들어간 찹쌀 죽이 되는 셈이다. 뚝배기에 삶아놓은 닭과 육수를 넣어 다시 끓이면서 찹쌀죽을 넣는다. 통깨를 뿌리고 익혀놓은 전복 육질을 올리면 전복삼계탕이 완성된다. ‘삼계탕과 전복죽의 만남’ 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싶다.
 삼계탕 전문집답게 밑반찬은 단출하다. 혀의 신경이 다른 것에 뺏기지 않고 전복삼계탕의 참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하기위한 배려다. 여기에 인삼주보다 훨씬 좋다는 삼지구엽주가 곁들여진다. 김윤미씨는 삼지구엽주로 목을 축인 다음 전복삼계탕을 먹으면 힘이 더 불끈 솟는단다.

 걸쭉하면서 파르스름한 것이 영락없는 전복죽이다. 그 가운데 들어가 누운 하얀 백숙, 그 위에 살짝 올려놓은 잘 익은 전복 육질이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숟가락으로 죽을 먼저 떠먹어 본다. 구수한 맛이 입안에 확 번진다고 느끼는 순간 스르르 목구멍을 넘어간다. 야들야들 씹히는 전복 육질의 감칠맛이 일품이고, 전복 찹쌀죽과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닭살의 맛도 그만이다.

 

 

△ 전복삼계탕을 개발했다는 김윤미씨
피부미용, 자양강장에도 좋아

 

맛과 함께 영양도 듬뿍, 전복삼계탕 한 그릇에 그야말로 온 몸에 힘이 넘치는 느낌이다.
닭고기는 고단백질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은 심장기능을 강화하고 마늘은 강정제 구실을, 대추는 위를 보하면서 빈혈을 예방한다. 전복에는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여 피부미용, 자양강장, 허약체질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몸이 허하면 전복죽을 끓여 먹곤 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전복은 시신경 회복효과가 뛰어나 눈의 피로회복에도 좋다고 한다. 전복은 또 고혈압, 현기증, 귀 울림 증상 등을 해소하고, 간 기능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옛날 진시황이 불로장생에 좋다고 하여 널리 구한 것 중에 전복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해온다. 이런 전복이 우리 전통 보양식 삼계탕과 만났으니 한 여름 복더위를 이겨내는 데는 이보다 더한 것이 또 있으랴 싶다.

 ■ 김윤미전복삼계탕(033-651-5177) : 강릉시 송정동 187-6(마르첼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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