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경주(佳景州)어촌계의 갯벌가꾸기
가경주(佳景州)어촌계의 갯벌가꾸기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9.07.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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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지난 7월 초순, 충남 태안 안면도의 ‘아름다운 마을’ 가경주(佳景州) 갯벌.
 물이 빠지자, 갯벌로 나온 어촌계원(어촌계장 김정송·60)들이 마을어장에 바지락 종패를 살포하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선도유지를 위해 밀물 때, 미리 배로 실어다 던져두었지만 살포하는 일도 예삿일이 아니다. 사방 20미터 크기로 모패 보호시설을 한 곳과 수평망 개체굴 양식시설 중인 철근 구조물 아래에 집중적으로 뿌렸다. 이 날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마을어장 2헥타르에 뿌린 바지락은 모두 4.6톤.

 

△바지락 종패 살포

 

 가경주 어촌계는 44헥타르의 마을 어장을 가지고 있다. 주 생산물을 굴, 바지락, 낙지, 가무락. 하지만 2007년 12월 태안바다 유류유출사고의 피해로 굴은 평소 생산량의 30퍼센트로 줄었고, 바지락은 전량 폐사되어 버렸다. 이 갯벌을 살리기 위해 얼마 전 1000루베의 모래를 살포했다.

 갯벌의 모래 살포작업은 저질을 개선하여 바지락의 성장을 돕고 종패 착생을용이하게 해준다. 김 계장은 경험으로 봐서도 갯벌에 모래를 살포하고 경운을 하는 것이 갯벌개선에 큰 효과가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마을 어장에 더 많은 모래를 살포해주었으면 한다.

 바지락 종패와 살포지역의 갯벌 상태를 조사하고, 종패살포사업을 지도하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소장 박영제·59) 소속 송재희(45)박사는 종패살포사업은 갯벌의 종류에 따른 정확한 적지조사를 토대로 적지에 적정량의 종패를 지속적으로 살포하는 것이 효율적인 자원조성사업이 될 것이라 한다. 

 

△ 구조물 아래에 집중적으로 살포. 이곳이 바지락 씨드뱅크 기능도 한다.

 

가경주어촌계의 수평망 개체굴 양식시설은 갯벌연구소가 추진하는 태안 갯벌형 바다목장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 이 곳 개체굴 시범사업의 구조물은 총 160조, 70센티미터 높이의 구조물 상단에는 굴모패와 종패를 넣은 망을 부착시킨다. 모패는 이곳 갯벌에 굴의 씨를 뿌리는 씨드뱅크(Seed Bank)역할을 한다. 개체굴 종묘는 시설 후 12~18개월 이면 수확이 가능하여 경제성이 매우 높다. 개체굴 양식시설은 바지락 종패의 발생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바지락과 굴의 복합양식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수평망 개체굴 양식시설의 시공을 맡고 있는 주식회사 ‘씨에버’의 김영길(51)부사장은 갯벌어디에나 서식하는 바지락이 서남해안 어촌에 남아있는 고령 어업인들의 최소 생계유지를 위한 품종이라면, 개체굴 양식은 도시로 나간 젊은이들을 다시 어촌으로 불러들여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큰 소득사업이 될 것이라 주장한다.

 박영제 소장은 갯벌 1헥타르 당 바지락 소득이 3000만원, 백합이 8000만원인데 비해 개체굴의 소득은 1억52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서해안 천해 갯벌의 획기적인 소득사업이다. 개체굴의 판매는 국내보다 해외 수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 국내 판매의 3배 이상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소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서해안 연안이 하루 빨리 위생해역으로 지정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 갯벌 작업을 끝내고, 연구기관과 전문산업체, 어업인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서해안 최초로 태안갯벌형 바다목장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경주어촌계에 앞으로 개체굴 시식판매장을 시설하고, 개체굴 양식현장 체험장도 시설할 계획이다. 바다목장화 사업을  온 국민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서해안 전역으로 수평망 개체굴 양식방법이 보급될 것이다. ‘아름다운 마을’ 가경주의 내일, 아니 서해안의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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