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소극적인 구조 활동으로 비난을 받은 김경일 해경 123정장이 또 다시 유가족을 울렸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 감사에서 김경일 해경 123정장은 “세월호 구조 당시 왜 선내 진입을 하지 않았는가”라고 묻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당황해서 지시를 못했다”고 말하고 “그 때 당시 조류가 몰려오면서 50도가 기울어진 배가 계속 침몰되는 걸 봐서 (못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안 의원은 “해경 도착 당시 세월호는 30도 기울었었고 나중에 50도까지 기울어 졌는데 그렇다 해도 당시 창문 쪽에서 구조 요청하는 승객을 왜 구하지 않았는가”라고 묻자 김 정장은 “배 안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배 밖에서 구조요청을 한 사람은 모두 구조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방청석 제일 뒷줄에 앉아 있던 유족이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나”라고 소리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옆에 참관하던 유가족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안 의원이 “123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했더라면 수백 명의 승객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질타하자, 김 정장는 “당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했다.
김 정장의 책임을 묻는 질의는 계속 이어졌다.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안에 승객이 수백 명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목포해경서 상황실로부터) 선내 진입명령을 받았으면서 왜 안 들어갔나”라고 묻자 김 정장은 “9시 43분부터 배가 기울어서 못 들어간다고 보고했고 46분에 더 침몰할 것 같다고 보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복사고에 대한 훈련을 한 적이 없느냐”는 의원의 질의에 “훈련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 정장은 또 “왜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았느냐”는 최규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너무 상황이 급박했고, 경황이 없어서...”라고 재차 책임을 회피하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한편, 김 정장의 책임 회피성 답변에 분통을 참지 못한 유가족들은 증인심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김 정장을 따라가며 따졌다. 엘리베이터까지 따라간 유가족은 “정장님! 경황이 없었다고요? 사람 구하는 것보다 더 다급한 일이 어디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김 정장은 입을 다문 채 도망치듯 복도 반대편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