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돔
혹돔
  • 이두석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 승인 2009.07.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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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돔 비늘 한 장 보고 30 리를 간다

 혹돔은 농어목(目) 놀래기과(科) 혹돔속(屬)으로 분류되고 우리나라에선 남부해역과 제주도 근해 따뜻한 바다의 암초지대에 서식하는 물고기이다.

 

△ 혹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눈은 초록색을 띠며, 고릴라처럼 툭 튀어나온 주둥이, 드문드문 박힌 굵은 이빨, 이마에 불쑥 솟은 혹은 한마디로 생뚱맞은 모습이다. 

 그래선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혹돔을 ‘유어(瘤魚)’라 불렀고, ‘모양은 도미(强項魚)를 닮아 몸이 약간 길며 눈은 약간 작고 색은 자색(紫色)으로 머리 뒤에 혹(瘤)이 있어 큰 놈은 주먹만하다’고 하였다. 

 혹돔은 성어가 되면 앞이마가 혹 모양으로 튀어나온다. 성숙한 수컷일수록 이 혹이 뚜렷하고 아래턱도 부풀어 오르느데,‘혹돔’이란 이름도 여기서 연유된 듯하다.  

 혹돔의 혹은 정소 호르몬에 의해 부풀어 오른 것으로 속에는 지방(脂肪)이 들어 있다. 자산어보에는‘이 혹을 삶아서 기름을 만든다’고 기록되어 있다. 

 혹돔은 다 자라면 몸길이 1m, 몸무게가 15㎏정도까지 나가는 대형 물고기이다. 물속에서 사람을 만나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사람과 같이 유영하며 먹이를 받아먹는 등 인간의 사육에 쉽게 적응하고 따르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혹돔의 어미는 전체적으로 암적색을 띠지만 어린 유어는 옆구리 중앙에 폭이 넓은 흰색의 세로줄이 있고 세로줄 가장자리에는 흑색 띠가 있어 여느 물고기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다 자란 혹돔과 어린 혹돔의 형태와 색체가 너무 달라 종종 다른 종류로 오인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자라면서 형태와 체색이 변하기 때문에 수족관에 기르면서 관상어로 즐기기에 적합한 어종이다. 

 먹이는 보통 소라. 전복, 새우, 게 등이며, 튼튼한 이빨로 깨뜨려 쪼아 먹는다. 홀로 또는 짝을 이루어 생활하며 이동이 거의 없이 같은 장소에 머무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마리를 낚으면 뒤따라 다른 한 마리도 노려 볼만 하다. 밤에는 암반에 숨어 휴식을 취한다.  

 우리말에 ‘혹돔 비늘 한 장 보고 30 리를 간다’는 속담이 있다. 10kg이 넘는 대형 혹돔은 우악스런 뚝심만큼이나 어부들에겐 인기 있는 물고기로, 겨울철의 혹돔 회 맛은 맛도 뛰어나거니와 푸짐해서 더욱 좋다. 그래서 어부들이 끝까지 쫓아가서 잡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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