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목에 물고기 그리는 이정인 작가
폐목에 물고기 그리는 이정인 작가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2.12.12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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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펄떡이는 생명력과 에너지 담다
이정인 작가
이정인 작가

[현대해양] 이정인 작가는 ‘버려진 폐목재로 물고기를 만드는 작가’로 유명하다.

1994년 서울시립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미술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는 2011년, 건강 문제로 강원도 화천으로 이주했다. 화천군에서 지원해준 폐교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천 산천어 축제를 가까이에서 접하며 자연스럽게 물고기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그때부터 쓸모없는 나무의 파편들을 모아 물고기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바닷가에서 떠도는 나무를 수집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바닷가의 유목은 이미 염분에 절여진 나무라 쉽게 썩지 않아 보존성이 좋았고, 온갖 시련을 겪은 나무를 찾는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굳이 태풍이 지난 후 유목을 수집하기도 했다. 거친 태풍과 맞서고, 파도를 이겨낸 강인한 나무는 그 자체로 자연이 준 아름다운 색과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16회의 개인전과 12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15년 한국문화예술신문사의 미술대상, 2018년 조형아트서울 공모 대상 선정, 2019년 서울모던아트쇼의 제2회 메세나 선정작가, 2019년 사단법인 국민성공시대의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2020년 행정안전부 장관상 표창장, 그리고 2021년 아트프라이즈 강남의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특히 작품명 ‘F21-044’(2021년의 44번째 작품)은 그의 대표작이자 가장 큰 평단과 일반인의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푸른 바다 위 작은 치어 수천 마리가 무리 지어 원의 밖으로 뻗어 나가려는 모습은 물고기가 상징하는 펄떡이는 생명력과 에너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

산천어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했지만, 그의 작품 속 물고기는 종을 가리지 않는다. 상상속의 물고기라고도 할 수 있다. 나무의 자연스러운 형태 속에 들어있는 본연의 모습 그대로의 물고기를 그려내기 때문. 모든 조각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가 각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작품을 보는 분들이 각자의 감성으로 자신만의 물고기를 상상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물고기 그림 작가로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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