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도선사교육용 시뮬레이터 도입 절실
현대적 도선사교육용 시뮬레이터 도입 절실
  • 조용화 (사)한국도선사협회 회장
  • 승인 2022.05.0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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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화 (사)한국도선사협회 회장

[현대해양] 수에즈운하의 대형컨테이너선 좌초사고나 부산 광안대교의 도선사 없이 출항한 화물선 충돌사고에서 알 수 있듯 선박의 ‘안전도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도선사협회는 ‘도선사를 위한 제대로 된 도선사교육’을 실현하고자 2013년에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해 자체적인 교육을 실시해왔다. 또, 대한민국 ‘도선법’에 명시된 도선사 면허갱신교육(5년)과 보수교육(수시)을 해양수산부로부터 위탁받아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센터의 도선사교육용 시뮬레이터는 2013년 도입 이래 10여 년이 흘러 상당히 노후하다. 5년 전 추가 개발을 했으나 이마저 재원 부족으로 여의찮아 현재 사용 가능한 선박모델은 13척으로 제한적이며 도선에 필요한 Anchoring, Mooring, Fender 작용, 천수영향 등의 기능이 구현되지 못했다. ‘선원의 훈련 등에 관한 국제협약(STCW)’을 기준으로 볼 때 특정 상황에서의 매우 제한된 조종시뮬레이션만 가능한 가장 낮은 4(S)등급인 상황이다.

도선사는 시뮬레이터 교육을 통해 조종능력을 향상시키고 새로 생기는 부두 접・이안 방법을 모색하는 등 항해·도선기술을 연구한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선박이 대형화·자동화되고 조종성능이 변하는 요즘의 해상 환경과 도선사 교육의 절반 이상이 사고분석 및 재발방지에 관한 내용인 현 상황을 생각하면 사고재현 및 조종훈련 실습에 필수적인 시뮬레이터의 기능이 제한적이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혹자는 다른 교육기관의 최신 장비와 강사진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다른 교육기관의 장비는 선장과 항해사를 대상으로 대양을 항해하는 ‘해기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항만내 조선 및 부두 접·이안 업무에 꼭 필요한 윙 브리지(Wing Bridge) 기능과 선회, 저속의 항내조종성능을 정확히 구현할 수 없다.

또한, 도선에 대한 경험과 지식은 일반적인 항해와는 다른 영역이라 은퇴 도선사나 현직 도선사를 강사진으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따라서 도선 강사진을 양성하고 좋은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현대적인 시뮬레이터가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도선사교육에 무척 적극적이다. 50여 개국 도선사가 2년마다 모이는 국제도선사협회(IMPA) 총회에서도 ‘Training & Education Session’을 통해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해외에서는 교육커리큘럼 개발과 최신 시뮬레이터 도입에 열정을 쏟고 있으며 해운선진국의 도선사회에서는 대부분 최신 시뮬레이터를 갖추고 있다.

향후 정부의 든든한 예산지원과 협회의 재정확대 노력을 바탕으로 센터가 현대적인 시뮬레이터를 도입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대한민국 항만안전과 서비스 향상에 더욱 기여함은 물론 여러모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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