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해양수산부 첫 차관은 누구?
윤석열 정부 해양수산부 첫 차관은 누구?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2.04.25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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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계, “소외된 수산 대변할 이 발탁해야”
해양수산부 차관 후보군.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해수부 황종우 기획조정실장·송상근 해양정책실장·김준석 수산정책실장,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 최완현 해양생물자원관장, 정석근 제주대 교수. Ⓒ현대해양
해양수산부 차관 후보군.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해수부 황종우 기획조정실장·송상근 해양정책실장·김준석 수산정책실장,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 최완현 해양생물자원관장, 정석근 제주대 교수. Ⓒ현대해양

[현대해양] 지난 13일 윤석열 정부 첫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된 이후 누가 차관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수부 장관 후보로 수산 전문가를 요구했던 수산업계에서는 장관 인선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차관만이라도 수산과 어촌에 관심이 많고 제대로 이해하는 수산 전문가가 내정됐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해수부 장관 후보자 발표를 앞둔 지난 11일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수연, 회장 김성호)수산과 어촌을 잘 아는 인사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되기를 원한다제하의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수연은 이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수산업계는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에 바라는 바가 매우 큰 만큼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수산업과 어촌사회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혁신적인 전환의 정책도입이 절박한 시점이기에 수산과 어촌을 잘 아는 인사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되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또 한수연은 성명에서 수산업계가 강력히 반대해온 바닷모래 채취 재연장 허용과 무분별한 해상풍력발전, 농어업을 무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강행 등 해양수산부에 대한 어심(漁心)은 이반되고 불신감이 팽배해 있는 상태이기에 수산을 잘 아는 현장 전문가가 장관으로 임명돼야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CPTPP 등 산적 현안 많은 수산계

같은 날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이기진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장은 해수부 26년 역사 동안 장관이 22명이 임명됐지만 한 차례도 수산 전문가가 등용된 적이 없어 늘 소외되고 전문가의 정책 혜택을 받지 못했다이제는 수산을 잘 이해하고 해운 항만뿐만 아니라 수산에도 관심을 갖는 이가 장관으로 발탁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수협 관계자는 수산분야 종사자가 138만 명이 넘고 부가가치 또한 해운, 항만보다 높아 국가경제 기여도가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해운, 항만 출신이 고위직을 차지해 왔고 이들이 수산쪽 주요 요직을 독식하고 있는 것이 수산계와 어업인들의 불만이다라고 수산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듯 해수부 장관 후보자 발표 직전까지도 친()수산 인사가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직전까지 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던 이는 지난해 표준어선형 기준 제정 5톤 미만 어선에 대한 엔진 비개방 검사 등의 제도개선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수산단체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등 수산계에서 두터운 신임을 얻었던 이였다.

그런데 장관 후보자 발표 당일 막상 뚜껑이 열리자 해수부 해양정책실장(1)을 지낸 관료 출신이 후보자로 최종 낙점된 것. 해수부 내부에서는 풍부한 해양수산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최적의 장관 후보자라는 평을 내놨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존재감 없는 학자 장관을 오랫동안 경험한 터라 이제는 강력한 리더십과 대외적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을 바랐던 기대감이 무너졌다는 평도 나왔다. 무엇보다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반대 등 현안이 많은 수산계에서는 수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부족한 비()수산계 인사 발탁에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수산계, ‘수산 홀대에 뿔났다

한수연은 장관 후보 발표 이튿날 즉시 입장문을 내고 수산 홀대를 지적했다. 한수연은 입장문에서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근무 이력 어디에도 수산과 관련된 이력이 보이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수연은 장관의 자질과 마인드에 따라 우리나라 해양·수산이 존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최근 CPTPP 가입 움직임에 수산인들은 폭풍전야의 불안한 마음이다. 그동안 정부가 수산업에 대해 신뢰 있는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에서도 후보자의 전통시장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후보자의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재직 당시 R&D(연구개발) 수산예산 축소를 근거로 한 수산 홀대우려 입장을 표명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여수시갑)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공직에 있으면서 서민소상공인 외면 행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나 영세한 수산업어민 홀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후보자가 지난 20189월부터 202110월까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전통시장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은 추진했지만, 수산물 구매는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 쇼핑몰에서 설과 추석 명절에 사용할 선물용 수산물 세트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 의원은 코로나 장기화 상황에서 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전통시장 이용은 지역경제 활성화민생안정으로 이어지는 해수부의 핵심 사업이었다면서 이를 외면한 장관 후보자가 해양과 수산의 균형 잡힌 정책 집행이 가능할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장관, 균형 잡힌 해양수산 정책 가능?

주 의원은 또 이튿날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장관 후보자 비판을 이어갔다. 주 의원은 후보자가 KIMST 재임 때 해양수산부 R&D 정부 지원 연구개발비 현황을 보면 해양분야 R&D는 증가한 반면 수산분야 R&D는 축소돼 수산업 홀대 정책을 펼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주 의원은 조 후보자가 KIMST 원장 재임 동안 분명하게 드러난 R&D 사업 불균형은 해양수산 분야 기획과 관리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후보자의 수산분야 근무 전무(全無)’ 이력이 해양과 수산의 균형적 정책 제시와 갈등 조정을 기대하기보다는 수산 분야를 더 홀대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렇듯 해수부 26년 역사상 최초의 친()수산 장관을 기대했던 수산업계에서는 이제는 차관 인사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산계 중진인사는 수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가 하마평에 올랐다고 해서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수산은 낙동강 오리알이었다차관마저도 수산에 무심한 이가 내정된다면 수산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비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 정부 임기말 현재 해수부 수뇌부인 장관, 차관, 기획조정실장, 해양정책실장, 수산정책실장, 해운물류국장, 해사안전국장, 항만국장 모두 해운 항만 전문가다. 상황이 이러니 수산이 소외되고 정책에서 누락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수부가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 눈의 티눈만 찾아내 침소봉대(針小棒大)해 친 수산인사들을 요직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게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내부 차관 후보군

현재 차기 차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해수부 현직 고위공무원 4명과 외부 인사 2명 정도다. 정권이 바뀌었고 장·차관이 정무직이라는 걸 감안할 때 외부 출신이 기용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리고 만약 내부에서 차관이 기용된다면 수산업계의 희망대로 수산 전문가가 발탁될 수 있을까 또한 관전 포인트이다.

먼저 해수부 내부에서는 황종우 기획조정실장, 송상근 해양정책실장, 김준석 수산정책실장 등 13명이 차관 후보 물망에 올랐다. 그리고 소속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 우동식 원장도 거론되고 있다.

차관 후보군 중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이는 황 기조실장이라 할 수 있다. 역대 차관은 기조실장에서 발탁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 엄기두 차관이 직전에 기조실장을 거쳤고, 장관 후보까지 내정됐던 박준영 전 차관 또한 그랬다. 박 전 차관 전임 김양수 전 차관도 기조실장에서 차관으로 발탁됐다.

먼저 황종우 기획조정실장은 1967년생으로 부산동고를 거쳐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황 실장은 행정고시(38)를 통해 1995년 공직에 입문했으며, 국토해양부 해양보전과장, 항만물류기획과장, 해수부 해양레저과장, 해양정책과장, 수산정책과장,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중앙해양심판원 심판관, 해수부 대변인, 해사안전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송상근 해양정책실장은 1968년생으로 진주 동명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시 36회로 19934월 공직에 입문했다. 송 실장은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 대변인, 주 영국대사관 공사참사관,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관 등을 역임하는 등 해양·환경분야 보직을 두루 거쳤다.

영국 런던에서 대사관 참사관을 지내며 국제적 경험을 갖췄다는 점과 강력한 업무 추진력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가시적인 성과가 적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김준석 수산정책실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 성보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카디프대에서 해사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실장은 19934월 공직을 시작해 해양수산부 해양산업정책관, 정책기획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운물류국장을 맡았다. 기획조정실에 오래 근무해 예산, 국회 관계에 밝다는 장점이 있다.

김 실장은 정통 수산계 인사는 아니지만 수산현장을 찾아 현장의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고 당사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수산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반면 행시 기수(36)는 빠르지만 정부부처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연소 1급이라 나이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행정고시 36회로 1994년 공직에 입문했다. 우 원장은 해수부 해양환경정책팀장, 수산정책과장,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국제협력정책관 등 해양수산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우 원장은 해양수산 국제협력, 수산정책, 수산물 안전관리, 해양환경 등 해양수산 분야에서의 다양한 실무 경험과 합리적 리더십을 겸비한 정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불과 지난해 126일 취임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외부 후보들

외부 후보로는 먼저 최완현 해양생물자원관장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 관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경대 대학원에서 해양수산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수산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해수부 수산정책과장, 국제원양정책관, 수산정책관, 어업자원정책관, 수산정책실장 등 수산 관련 보직을 모두 경험했다. 또 업무 추진력과 갈등조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원장은 기술고등고시(수산직) 30회로 행시로 치면 38회에 해당한다.

최 원장이 공직생활 마지막으로 운영을 맡았던 수산과학원은 행정안전부 주관 책임운영기관 종합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서비스 혁신 공유대회에서 본선에 입상하는 등의 실적을 올렸다. 세월호 사고 수습과정에서 진도 현장에서 보여준 발 빠른 리더십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공직 명퇴 이후 수산자원공단 이사장을 희망했으나 문 정부, 문 장관 임기에 유독 학자 출신의 기관장 채용이 많아지는 바람에 해양생물자원관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 원장의 약점이라면 조승환 장관 내정자보다 나이가 두 살 많다는 점과 해운항만 분야에는 경험이 없다는 것. 그러나 앞서 손재학·강준석 전 차관 또한 수산기술고시 출신으로 차관직을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었다는 선례가 있기도 하다.

외부인사 중 차관 후보로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다. 1964년생인 정 교수는 경남 남해군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학사를, 부경대에서 석사를, 미 머릴랜드대(University of Maryland)에서 이학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메릴랜드주 체사피크생물연구소 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연구사를 지냈으며, 현재 국립제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 교수가 최근 수산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것은 3년 남짓 된다. 그간 잘못 알려진 수산자원 감소 이유, 치어·남획 관련 상식 등을 현대해양 등 유수 언론을 통해 풍부한 자료와 근거,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어업인들의 대변자로 통하고 있다. 억울하게 수산 관련 법률 위반자로 몰리며 설 자리를 잃던 어업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6명가량의 후보군이 해수부 차관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외된 수산 누가 챙기나

수산계에서는 수산전문가의 정무직 기용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수산업계 또 다른 중진인사는 해운·항만 출신이 잠시 수산 업무를 경험했다고 해서 수산전문가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과 현장경험을 충분히 겸비한 진정한 수산전문가를 외면하지 말고 고위직으로 발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외되고, 홀대받는다는 피해의식이 강한 수산계에서는 장관 후보자는 차치하더라도 차관만큼은 진정한 정통 수산전문가가 발탁돼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대통령이 친()해운항만 인사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상 차관만큼은 문 정부에서 소외된 수산을 이해하고 수산에 애정이 많은 정통 수산전문가가 발탁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국회 농해수위에 따르면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내달 4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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