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엔노바텍 - 세계 최초 해조류 활용한 대체육 개발
㈜에이치엔노바텍 - 세계 최초 해조류 활용한 대체육 개발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2.04.0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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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고기’ 아니라 ‘친환경 미래 먹거리’로

[현대해양] 높은 육류소비가 환경오염을 심화시킨다는 경고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인류가 지금처럼 육류를 소비할 경우, 2050년까지 1,000종 이상의 생물이 최소 25% 이상의 서식지를 잃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17년 실험실 배양육(인공 고기) 스타트업 ‘멤피스미트’에 170억 달러(약 18조 4,300억 원)를 투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친환경’이 모든 산업분야의 화두가 된 지금, 해조류를 활용해 대체육을 만든다는 기업을 만나봤다. ㈜에이치엔노바텍이다.

김양희 ㈜에이치엔노바텍 대표가 아미노산 복합체를 선보이고 있다.
김양희 ㈜에이치엔노바텍 대표가 아미노산 복합체를 선보이고 있다.

화려한 수상경력으로 우수성 인증

에이치엔노바텍은 우선 화려한 수상경력으로 눈길을 끈다. 2017년 경기도 발명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특허청장상)을 시작으로 2018년 산업 융합 해커톤 대회 우수상(한국 생산 기술 연구원장상), 2019년 해양수산부 표창(대상), 2020년 중소 벤처 기업 진흥공단 표창(이사장상), 2021년 중고 벤처 기업청 표창(대구 경북지방 중소벤처기업청장상), G-Star Award 최우수상 수상(경상북도지사상), 그리고 여성창업경진대회 후원기관장상(특별상)까지 끊임없는 수상경력을 쌓으며 그 우수성을 인증받았다.

에이치엔노바텍은 2016년에 설립한 푸드테크 기업으로 경기도 안양 경기연성대학교벤처센터에 본사가, 안산시에 연구소와 안산1공장이 있으며, 서울 강동구의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서울지사가, 경북 경산시에 경북지사가 있다. 조직은 △기획팀 △R&D연구소 △생산기술부 △영업본부 △총무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약 4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이달 말 공장 완공 후 생산이 개시되면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김양희 대표가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결정한 것은 2016년, 국내에는 대체육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그러나 그는 향후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대체육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김 대표는 “대체육 생산은 단순히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을 넘어, 환경친화적 미래 지향형 산업이 됐다”며, “대부분의 기업이 콩이나 곡물, 채소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아미노산 복합체(ACOM-S)를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해조류로 눈을 돌리기 전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김 대표는 “곤충을 활용할 생각까지 했으나, 대중에게 혐오감을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포기했다”며 “산모에게도 좋다는 철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를 떠올린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엔노바텍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국내의 다른 회사에서도 해조류로 대체육을 개발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시작은 우리가 처음이다”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고기 맛의 비밀, 아미노산 복합체

육류에서는 왜 고기 맛이 날까? 그건 힘(Heme)분자 덕이다. 에이치엔노바텍에서는 이 분자의 명칭을 아미노산 복합체(ACOM-S)로 부른다. 아미노산 복합체는 철분과 아미노산이 결합한 분자로 기존 대체육 시장에서는 ‘콩 뿌리 혹’ 등에서 추출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콩 뿌리 혹의 경우 아미노산의 양과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렇기에 유전자조작 공정(GMO)등을 통해 복합체 함량을 증가시키고 거기에 각종 인공 첨가제까지 투입해 고기맛을 구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대표는 “실제 이러한 인공 첨가제, GMO 등이 대체육의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며 “우리는 첨가제 투입이나 GMO 없이 기존 대체육보다 우수한 맛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해조류에는 아미노산 복합체 분자의 종류와 양이 콩 뿌리 혹에 비해 몇 배나 많다. 콩에 함유된 아미노산 복합체는 약 2~5종에 불과하지만, 다시마·미역 등의 해조류에서는 약 40종의 아미노산 복합체를 추출할 수 있다. 이 아미노산 복합체의 함량과 비율을 조절하고 수많은 결합을 시도하며 다양한 맛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를 생선 연육에 혼합하는 방식으로 소고기 맛, 돼지고기 맛, 닭고기 맛, 양고기 맛의 대체육을 개발해냈다. 맛 뿐이 아니다. 향과 식감까지 해당 고기와 거의 흡사하다. 이렇게 완성된 대체육은 햄버거용 패티, 치킨너겟, 고로케 등 다양한 형태의 식품으로 식탁에 오른다.

미역과 다시마 추출물을 활용해 만든 식물성 우유와 다시마와 톳에서 추출한 아미노산 복합체로 만든 해조류 육포도 시식회를 열 때마다 큰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해조류인 미역과 다시마 등에서 추출한 아미노산, 불포화지방산, 미네랄 성분등과 쌀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정제수 등으로 구성된 100% 식물성 우유 역시 에이치엔노바텍이 세계 최초로 도전한 기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 완공 예정인 공장 내부 설비
이달 말 완공 예정인 공장 내부 설비

 

왜 육류 대신 대체육인가?

육류 소비로 인한 여러 환경문제가 지속해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소고기 1인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또는 콩 20인분과 물 1만 5,400L가 필요하다고 한다. 소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양은 모든 교통수단이 내뿜는 메탄가스보다 4배 많은 양이다.

김 대표는 “가축 사육을 위한 대규모 벌목과 산림 훼손을 방지하고, 식량 기아 문제와 식량자원의 경제성을 확보(소고기 1㎏당 감자 10㎏ 구매 가능)할 수 있으며, 집단사육으로 인한 동물복지 문제 등의 해결에 기여할 방법은 대체육 뿐”이라고 말한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유전자조작, 첨가물 투입 등 생산과정의 이슈가 남아있으며, 무엇보다 맛과 가격에 대한 불만도 많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김 대표는 “우리 대체육은 아미노산 복합체(ACOM-S)와 광어, 우럭, 생선 잡육 등의 수산물, 그리고 마늘과 양파 같은 몇 가지 농산물만으로 맛을 내며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며, “주 재료가 국내 수산물이기 때문에 로컬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답한다. 또한, 해조류 대체육류는 기존 대체육류 가격의 약 10% 수준으로 출시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이미 확보했다. 김 대표는 “우리 제품으로 만든 완제품의 경우 판매가가 kg당 6,800원 수준”이라고 소개한다.

㈜에이치엔노바텍의 아미노산 복합체로 만든 식품(왼쪽부터 치킨 맛 너겟, 양고기 맛 완자, 소고기 맛 패티, 해조류 육포)
㈜에이치엔노바텍의 아미노산 복합체로 만든 식품(왼쪽부터 치킨 맛 너겟, 양고기 맛 완자, 소고기 맛 패티, 해조류 육포)

단순 대체식품 넘어 미래 식품 산업 주축으로

에이치엔노바텍은 햄버거패티, 고로케, 육포 등의 제품 시식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식품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케이터링 업체나 식당 등에서도 방문하고 있다. 현재 대규모 국내 케이터링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해조류 기반 아미노산 복합체 추출방식이 세계 최초인만큼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다양한 해외 소재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며 MOU를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엔 할랄 인증을 받아 할랄 시장 진출 판로도 확보한 상황이다. 에이치엔노바텍은 올해 초 두바이 엑스포 참여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화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에이티커니(AT Kearney)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반 육류의 시장 점유율이 2025년 90%에서 2030년 72%로 줄고, 2040년에는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 대표는 “이제 대체육은 단순 대체식품이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 식품 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대체육류가 가지는 한계와 선입견을 깨고, 남녀노소 모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친환경 푸드테크의 길을 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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