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희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잘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 잘 배우는 학교로”
한원희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잘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 잘 배우는 학교로”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2.01.07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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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문 해양특성 인재 양성을 위해

[현대해양] 지난해 11월 목포해양대학교의 제8대 총장으로 한원희 교수가 임명됐다. 임기는 2025년 11월까지 4년이다. 한 신임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 간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고 유연성을 겸한 탄력적 운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목포 홍일 고등학교와 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를 졸업, 목포해양대 기관공학 석사와 한국해양대 기관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2002년 목포해양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어 실습선 실습감, 기획처장, 기관시스템공학부 학부장, 교수평의회 의장, 대학평의원회 의장직을 맡으며 꾸준히 대학 발전에 기여해왔다. 학교 밖에서는 해양환경안전학회 부회장, 한국마린엔지니어링학회 부회장, 한국해양비즈니스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1991년 송출선으로 처음 배를 탔다는 그는 “당시 대기업 월급이 50만 원이었고 한진해운 월급은 80~90만 원이었을 만큼 해기사 대우가 지금보다 좋았다”며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는 데 해운산업의 역할이 작지 않음에도 해기사나 해운업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1등 항해사·기관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2~3등 항해사·기관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학교는 해양특성화 대학으로서 더욱 전문성을 지닌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것이지만, 이들이 배를 외면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목포해양대학교
목포해양대학교

신임 총장으로서의 소감과 포부가 궁금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현재 우리나라 대학사회의 상황은 급변하고 있고, 그에 따른 다양한 위기에 대응을 해야 하는 시기에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구성원들과 함께 화합하여 즐겁게 일하면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우리 대학의 존재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운업은 우리나라 국제물류 99.7%를 담당하고 있는 매우 가치있는 산업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해운업의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바로 해사대학입니다. 우리의 해운업은 국외에서도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우리가 배출하는 인력은 단순히 배를 타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세계의 해양산업을 책임지는 인재들인 것입니다.

저는 목포해양대의 총장으로서 우리대학이 탄탄하고 견실한 해양특성화 대학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대체 불가한 가치를 인정받아 지속가능한 해양미래인재 양성에 있어 최고의 전문성을 지닌 국책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역할을 다 하고 싶습니다.

 

해양강국으로서의 위치를 지키기 위한 학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리대학은 해양 및 해운에 대한 전문적 특성화로 잘 알려진 대학이고, 이것이 우리대학의 최대 강점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는 해양에 대한 최고 전문성을 가진 글로벌 해양인재양성에 매진하고, 우리나라 해양강국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취임식에서 밝힌 바 있듯, 우리의 목표는 “잘 가르치는 대학이 아닌 잘 배우는 대학”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교육을 교수의 입장이 아닌 학생의 입장에서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받아들여 더욱 우수한 인재로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범한 인재를 우수한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교육기관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학생이 더욱 잘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연구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중국에서는 매년 대규모의 해기사가 양성되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해운업계에 나가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질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키우고, 해기사들을 지켜야 합니다. 최근 해운업계에서는 1등 항해사·기관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2~3등 항해사·기관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배를 외면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정부 차원에서도 미래의 지원과 대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목포해대 교수였는데, 총장이 되며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전 목포해대와 거의 20년 동안 함께했습니다. 2002년 평교수를 시작으로 기획처장, 교수회의장 및 대학평의원회 의장을 거치는 동안 학교를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총장으로서 좀 더 넓고 핵심적인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또한 저 혼자의 생각과 혼자의 힘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며 합리적이고 넓은 시각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시대의 대학 총장이란 단지 교육기관이 장이 아닌 유능한 경영인, 공정한 행정가, 유연한 영업맨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자원과 재정을 가지고, 필요한 분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재정투입의 규모와 범위를 결정해야 합니다. 우선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재정 투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에는 구성원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총장직속의 우리대학 행복위원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학생, 직원, 교수, 동문회 등 모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달라진 사회적, 교육적 환경을 대비한 우리대학의 학사구조 개편과 경쟁력강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도 올해의 목표입니다. 오래된 규정과 학칙 등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시스템 구축에 힘쓰겠습니다.

실습선 세계로호에 탄 항해정보시스템학과 4학년 학생들과 한원희 총장
실습선 세계로호에 탄 항해정보시스템학과 4학년 학생들과 한원희 총장

‘해양국립대학교’로의 교명 변경 추진이 무산됐다고 알고 있다. 향후 계획은?

장기적인 대학의 생존을 위해 지역명을 지우고 해양국립대학교로 신청했던 교명 변경건은 현재 유보가 된 상태입니다. 타기관/지역/동문 등의 반대 등 교육부에서 제시한 선결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 내 구성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앞으로의 추진 방향을 재검토할 계획입니다. 또한 교명 변경이 학교 경쟁력 제고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사와 외부 컨설팅 등의 객관적인 의견을 다시 한 번 들어보고, 지역사회 및 동문사회와도 긴밀하게 의견 조율을 수행 후 정책의 방향을 정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지역에 기반을 둔 대학들도 함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겠지만, 학령인구의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학생충원, 경쟁력 확보, 안정적 재정확보 등에도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국립대의 재정 확보 방법은 사실 꽤 제한적입니다. 국비와 학생들이 내는 대학회계 비용인데요. 여기에 발전기금과 각종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하는 등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목포해양대학교만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해사대학의 규모로만 보면 부산의 한국해양대학교보다 그 규모가 큽니다. 따라서 해사계열의 전문성과 규모를 특별한 강점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전체 대학규모는 강소대학이지만 이것은 빠른 의사결정력과 정책 추진의 집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대학의 힘을 결집해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대학은 해양 산업 분야에서 해사(Maritime) 뿐 아니라 조선, 해양환경, 해양토목, 해양컴퓨터 전공이 갖춰져 있어 대학 내에서 커리큘럼의 협업과 콜라보의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융합의 시대입니다. 융합을 바탕으로 유연성을 길러 우리의 강점을 다듬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세계 최고 규모의 최첨단 실습선을 비롯, 해사대는 물론 공과대 재학생 전체를 수용할 수 있는 학생생활관을 마련해 모든 학생의 입주가 가능하기에 수준 높은 RC(Residential College: 레지덴셜 칼리지.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대학에서 운영하는 ‘기숙형 대학’ 프로그램) 프로그램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지난 12월에는 현대삼호중공업과 산학협력과 상생발전을 위한 교류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총장으로 취임 후 첫 교류 협약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협약을 계기로 산학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차세대 친환경스마트선박 해기사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도약해 전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발판이 또한 마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 학생들과 함께 한 실습선입거수리 기념촬영
2011년 학생들과 함께 한 실습선입거수리 기념촬영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우리학교는 매년 ‘사랑의 김장 및 연탄 나누기’ ‘크리스마스 씰 모음’ ‘희망 나눔 캠페인 성금모금’ 등 지역사회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교직원들이 직접 김장김치 300박스를 담궈 김장김치와 연탄 1,000장, 쌀 2,060kg을 인근의 행정복지센터,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장애인협회, 재활원, 아동원 등 지역 사회복지기관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교직원과 재학생들이 직접 연탄을 전달해왔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문업체 배달로 대신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성인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해양문화 프로그램 ‘바닷속 보물선을 찾아서’를 진행했습니다. 지역민들에게 해양문화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증대시키고자 지역 박물관과 연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대학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대학과 지역이 공존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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